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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대란, 세계 경제 불황 촉발할 3개의 방아쇠는?

중국·인도 전력 부족, 유럽 천연가스 대란, 국제 유가 상승... 세계 경제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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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0호 안용호⁄ 2021.10.14 15:51:28

전 세계 에너지 대란이 글로벌 경제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염려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타이밍이 절묘하다. 중국, 인도에서 일어난 에너지 대란이 거의 동시에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지금의 현상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비유한다. 기상 용어인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며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 용어로는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를 의미한다.

# 1. 전력 부족: 중국과 인도 강타한 발전용 석탄 가격 상승

중국에서 시작된 석탄 공급 부족과 이로 인한 전력 부족 현상은 인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먼저 중국은 발전용 석탄 공급 부족과 경기 회복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등으로 심한 전력량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노후화된 광산을 폐광하고 석탄 초과 생산을 막는 등 석탄 생산량을 줄여왔다. 주요 석탄 수입국인 호주와의 외교 분쟁도 석탄 공급 부족을 거들었다.

또한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해 에너지 소비량과 에너지 소비 강도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내 석탄 발전이 줄어든 또 다른 이유다.

인도의 경우는 화력발전에 사용되는 발전용 석탄 가격 급등이 문제다. 석탄 가격이 오르자 인도 내 발전사들은 발전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폭우로 인한 석탄 채굴 문제까지 겹쳤다. 인도에서 화력 발전은 총 전기 생산의 약 70%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규모 LNG 저장시설을 보유 중인 우리나라는 중동, 동남아시아, 러시아, 호주, 미국 등과 장기 계약을 통해 비교적 안정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한국가스공사

#2. 천연가스 부족: 유럽 기후변화에 러시아 입김까지

유럽은 천연가스 부족으로 머리가 아프다. 기후변화, 러시아와의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난 13일 KBS 1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에 출연한 최준영 박사(유튜브 채널 ‘지구본연구소’)는 "지난해와 올봄에 걸쳐 긴 겨울을 겪었던 유럽은 가스 재고를 쌓을 여유가 없었다. 여기에 올봄에는 바람이 안 불어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풍력발전 비율이 15%대에서 5%대로 떨어졌다"라며 유럽의 천연가스 부족 문제를 분석했다. 또한 가스 가격 상승으로 가스 발전 원가가 증가해 유럽 국가들은 전기요금 상승까지 겪고 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오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급 문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 승인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가 가스 시장에서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주로 현물시장에서 단기계약으로 싼값에 러시아 등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해왔는데 현물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러시아로서는 유럽 내 가스 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울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13일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 3. 국제유가 상승: 산유국 증산 줄이고 대체재 천연가스 가격까지 급등

13일 NYMEX (뉴욕상업거래소) 배럴 당 유가는 두바이유 80.45달러, 브랜트유 83.18달러, WTI(서부텍사스유) 80.44달러로 80달러를 넘어섰다.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 8월 20일 배럴당 가격이 67.60달러 수준이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원인은 OPEC 플러스(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의 산유국 협의체)가 석유 증산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OPEC플러스는 11월 산유량을 하루 40만배럴 증산에서 더 늘리지는 않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천연가스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유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 4. 에너지 위기, 글로벌 경제 위기로 확산되나?


이번 에너지 위기는 중국과 인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중국, 인도의 전력 부족 문제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 현지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제품, 부품 생산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도도 우리나라의 주요 공장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 포스코 등의 기업이 인도 첸나이, 노이다 등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최준영 박사(유튜브 채널 ‘지구본연구소’)는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비료 가격도 상승할 것이다. 내년에 농산물 가격이 뛰는 것 아니냐는 예측까지 나온다” 며 우려했다. 천연가스는 옥수수, 밀 등 농작물 재배를 위한 질소계 비료를 만드는 주요 원료이다. 따라서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미국과 전 세계에 식량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된다.

한편 미국 경제 금융 전문 매체인 CNBC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세계 에너지 대란이 이미 저성장을 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경제학자들은 이번 에너지 급등이 과거 ‘오일 쇼크’와는 거리가 있지만 높은 물가로 소비자들을 자극하고 소비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며 이러한 현상이 세계 경제 불황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상=유튜브 채널 '홍사훈의 경제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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