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2호 윤지원⁄ 2021.11.08 16:53:59
현대자동차가 지난 2009년 철수한 일본 승용차 시장으로의 재진출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국내 소비자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8일 조선비즈 등 다수 국내 매체에 따르면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 비즈니스가 지난 5일 현대자동차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 인터뷰를 게재했다.
인터뷰에서 수소연료전지차(FCV)와 전기자동차(EV)로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다고 지난해 보도된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장재훈 사장은 “일본은 선진 시장이며 가장 엄격한 시장”이라며 “(재진출에 관해) 신중하게 최종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고객의 관점에서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사장에 따르면 현대차는 2001년에 일본시장에 처음 진출했다가 2009년까지 1만 5000대를 판매하는 부진한 성적으로 결국 철수한 바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달리고 있는 현대차는 약 700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장 사장은 일본 재진출을 지금 시점에 타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일본 사회나 경제가 환경에 대한 배려를 보다 중요시하게 됐고, 고객 각자가 주위의 의견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을 중시해 상품을 선택하는 쪽으로 변했다”면서 “브랜드에 대한 저항감을 낮춰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현대차의 라인업도 꽤 달라졌다”면서 EV와 FCV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은 완성차 기업이 많아서 힘들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레드 오션’이라고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상품 및 판매 채널의 포지셔닝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SUV FCV인 ‘넥소’(NEXO)와 CUV EV인 ‘아이오닉 5’(IONIQ 5)가 각각의 세그먼트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고, 그것에 맞는 판매 채널을 고려하고 있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어떻게든 차별화 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대답했다.
일본의 완성차 업계가 다른 국가들보다 하이브리드에 보다 매진해 온 반면, 전기차 전환에 다소 늦게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틈새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볼 수 있다.
국내 네티즌, 현대차 일본 재진출에 회의적
이 같은 보도에 국내 소비자들은 대체로 현대차의 일본 진출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사 홈페이지 및 포털 사이트의 뉴스 댓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현실적으로 가능성 없다”, “잘 안 팔릴 것”, “시도는 좋은데 결과는 뻔할 듯” 등 부정적인 댓글이 주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주로 “테슬라의 무덤이 일본인데”, “삼성 폰도 안 사는 이들인데, 현대차를 사주겠나?”, “삼성 휴대폰, 엘지 가전, 현대차 모두 일본에서는 장사 안 된다”, “일본 내에 세계적인 자국 브랜드가 차고 넘치는데 일본 사람들이 과연 자국 브랜드를 두고 현대차 브랜드를 선택할까” 등 일본시장이 일본 자국 브랜드와 경쟁하는 해외 브랜드, 특히 한국 브랜드에 호의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북미에서 현기차가 그렇게 잘 나가도 일본 차 판매량의 1/5이다.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등 제3세계 시장에서는 일본 차가 압도적”, “세계 1, 2위 토요타가 버티고 있는데 현대를 사겠나?”라며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이 일본 차에 비하면 아직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일본에 살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다른 네티즌과는 다소 다른 관점에서 현대차의 일본시장 도전을 만류하는 댓글을 남겼다. 그는 “1. 일본의 차는 도시보다 농촌이 더 구매력이 높다. 그리고 농촌은 70% 이상이 경차. 2. 젊은이들이 차를 안 산다. 도시는 차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전철(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그리고 필요할 때만 빌려 타는 인식 및 시스템으로 이동 중이다. 3. 나이 드신 분들이 너무 많다. 면허를 반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현대차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일본시장 진출을 응원하는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현대 파이팅! 일본과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했고, “삼성이 일본 반도체를 3류로 밀어낸 것처럼 현대차도 토요타를 밀어내자. 파이팅”이라는 응원 댓글도 눈에 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모험 없이 큰 성공도 없다”라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어록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