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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NFT시장에서 선두인 하이브에 도전장 … 에스파-리슨이 돌파구

자체 팬덤 플랫폼 '리슨',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가 히든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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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3호 양창훈⁄ 2021.11.29 17:16:12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사진=연합뉴스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NFT(Non-Fungible Token)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가 앞서 나가는 양상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상위 4대 엔터테인먼트 회사(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모두 NFT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NFT란 블록체인(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을 이용하여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기술이다.

지난 11월 4일 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업계는 하이브가 합작사를 이용하여 NFT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는 3자 배정 유상증시 및 전환사채(CB)를 통해 조달한 1조 1000억 원 중에서 5000억 원을 두나무 지분 2.5%를 취득하는 데 이용한다.

하이브가 두나무와 손잡고 NFT 시장에서 앞서 나선 가운데 SM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가하여 NFT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M은 회사 내 NFT 담당자를 지정하고, NFT 발행을 준비 중이다. 이 프로듀서가 NFT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유튜브로 중계된 2021 세계문화산업포럼(WCIF)에서 무대를 펼치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에스파.  사진=연합뉴스

 

◇ K-POP의 의미를 넓힌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

 

SM은 지난 2020년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를 론칭했다.

 

에스파는 한국인 멤버인 윈터(Winter·20)와 카리나(Karina0·21), 중국인 멤버 닝닝(Ningning·19), 일본인 멤버 지젤(Giselle·21)로 구성됐다. 에스파는 각각 멤버마다 가상의 아바타 ‘아이(ae)’가 존재한다는 설정으로 데뷔했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모두에 다른 형태로 에스파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멤버와 해당 ‘아이’는 서로 교감하며 성장한다.
 

이러한 에스파의 설정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새로운 의미를 줬기 때문이다. SM은 음악과 아티스트 세계관이 어우러지는 메타버스 공간을 ‘광야’라고 정의했다.

에스파는 글로벌 팬덤을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에스파는 두 앨범 만으로 최근 4년간 데뷔한 K-POP 가수 중 최고 기록을 달성했으며, 앨범 판매량만 약 51만 장에 달했다. 아바타 아이(ae)의 데뷔 무대는 유튜브 에스파 채널을 통해 증강현실(AR) 기술로 구현됐다.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은 보고서에 “보수적으로 잡아도 2년 내 앨범 당 100만 장 판매가 가능하다. (에스파는) 돔 투어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메타버스 시대에 팬덤의 구심점이 될 만한 스토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엄청난 확장성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디어유'를 설립하여 만든 자체 플랫폼 '리슨'의 채팅방 화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리슨이 보여줄 수있는 영향력


과거에 음악은 팬들이 가수의 CD 음반을 사서 소유하는 개념이었다. 2000년대 들어 음악은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이 보편화하며 불특정 다수가 ‘공유’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이는 곧 음반 수익 하락을 일으켰다. 하지만 NFT의 도입으로 가요계에는 다시 ‘소유’의 개념이 들어서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사가 NFT 시장 진출을 중시하는 이유다.

 

이런 개념은 방송에서도 통했다. 지난 2010년 3월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알래스카 편의 7초 분량에 NFT 기술이 도입됐다. ‘무야호~’ 장면이 포함된 분량은 11월 초 950만 원에 낙찰되었다. 방송 내용도 공유의 개념에서 벗어나 소유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미술 시장에서도 NFT를 통한 소유의 개념이 적극 부상하고 있다. 가상세계를 통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소유하고픈 미술 작품의 NFT를 구입하는 개념이다. 음악 시장에도 이러한 형태의 가상세계, 즉 음악을 감상하고 NFT를 구입해 소유할 가상공간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해낼 곳으로는 하이브의 '위버스' 플랫폼과 SM의 '리슨' 플랫폼이 꼽힌다.

 

업계는 SM과 하이브가 포털사이트에 편승 않은 자체적 플랫폼인 리슨과 위버스를 론칭하여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리슨은 120만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며, 11월 24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위버스는 24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11월 24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 10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수만 SM총괄프로듀서가 11월9일 ‘Breakpoint 2021’(브레이크포인트 2021) 컨퍼런스에 초대 연사로 참여, ‘NFT와 프로슈머 경제가 열어가는 엔터테인먼트의 넥스트 레벨’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쳤다. 사진=remote

 

업계는 앞으로 SM과 하이브가 제작한 굿즈가 팬덤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정판’이 고가로 거래되는 엔터 업계의 특성상 좋은 효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위버스엔 악재도 없지 않다. 하이브가 NFT가 부여된 아이돌의 굿즈, 포토 카드, 음원 등을 판매-전시 공간으로 위버스를 사용할 움직임을 보이자, 팬들은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본질을 잊고 소속 연예인의 이름값을 활용하여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다”며 “하이브의 방만 경영을 멈춰야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11월 5일 트위터에는 ‘#하이브 애호가용 상품_불매’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 해시태그는 약 하루 동안 77.1k(7만 7100회) 공유됐다.

서울시 전자상거래 공지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위버스샵 관련 소비 피해 상담은 총 271건이다. 이 중 23건은 미처리 건으로 분류됐다. 보도에 따르면, 위버스샵은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집계 기준 10월 피해 다발 업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주요 피해 내용은 지속적 배송 지연, 상품 불량, 원활하지 않은 고객센터 운영 등이다.

이와 관련 하이브 측은 언론 보도를 통해 “위버스샵은 2019년 론칭 이후 고객 서비스 개선을 이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접수된 민원에 대해서 적극적 조치와 함께,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고객 서비스 방안을 다시 점검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플랫폼에 이어 SM엔터에 유리한 두 번째로 장점으로는 아바타 아이(ae)에 NFT를 부여하는 것이 꼽힌다. 현재 게임 업계에선 게임 아바타에 NFT 콘텐츠를 붙이려는 경우가 많다. 출시 반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넘긴 미르4가 그렇다.

 

미르4의 캐릭터에는 NFT 기술이 적용된다. 유저는 NFT가 도입된 캐릭터를 위믹스 월렛의 NFT 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다. 이 캐릭터는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에서 유저의 활동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관련해 이수만 프로듀서는 SM콩그레스 2021에서 “SM은 수년부터 미래 콘텐츠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며 “SM은 단순히 소속 아티스트의 IP를 활용한 NFT 판매가 아니라 엔터산업과 메타버스를 연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를 구가하는 K-팝의 기획력이 NFT 같은 첨단 분야와 어떻게 어우러질지,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글로벌 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K-팝 대표 연예기획사의 위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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