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1.11.23 11:49:20
12·12 군사쿠데타 주동자이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전두환 씨가 23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90세.
이날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 씨는 자택에서 쓰러져 오전 8시 55분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 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연대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된다.
전 씨 사망 소식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포털의 뉴스 댓글에는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으로 고인을 예우하며 추모하고, 고인의 공과(公課) 중 공이 많다고 주장하는 댓글이 많다.
반면 에프엠코리아, DC인사이드, 루리웹, 클리앙 등 주요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추모보다 비판의 반응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주로 “끝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다”, “추징금도 다 내지 않았다”는 등 전 씨가 생전에 결자해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다.
한편, 많은 네티즌이 전 씨의 사망 소식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주목하고 있다. 보수진영의 대권 주자로 뽑힌 윤 후보가 전 씨의 사망 이슈에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 지 관심이 모인다. 이는 윤 후보가 최근 ‘전두환 옹호 발언’과 이어진 ‘사과 개나 주는 사진’ 등으로 맞게 된 거센 역풍의 연장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구 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 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그것은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전 씨를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윤석열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전 대통령이라고 예우하면 중도층 정색, 전 대통령 예우 안 하면 보수층 분노, 매우 애매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들도 “진퇴양난”, “사면초가” 등을 언급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당장 정부에 국장을 요구하라”며. “국민들을 굶주림에서 구해낸 우리의 대통령을 마땅히 국가장례식으로 모셔야 한다. 보수진영의 대선후보마저 영웅을 외면한다면 앞으로 누가 나라를 위해 힘쓰려 하겠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