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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헌터라제ICV로 다국적 제약업체 독무대인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 이름알려

mRNA 관련 연구 시작 … mRNA 구성 요소인 5-TUR 관련 이달 중 특허출원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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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3호 양창훈⁄ 2021.12.06 16:21:31

연구 중인 GC녹십자 연구원. 사진=GC녹십자


GC녹십자(이하 녹십자)는 중증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ICV’가 유럽 의약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고 11월 5일 밝혔다. 녹십자는 헌터라제ICV로 2021년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녹십자는 3분기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영업 이익을 40% 이상 달성했다.

녹십자의 올 3분기 매출은 4657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녹십자의 분기 별 매출이 4600억 원을 넘은 건 창사 이래로 처음이다. 뛰어난 실적 기록과 함께 백신과 처방 약 부문의 성장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부문별 매출은 혈액제 사업이 1096억 원, 백신 1043억 원, 처방 의약품 978억 원, 소비자 헬스케어 등 기타 656억 원이다.

처방의약품 사업이 지난 해보다 32.6% 성장한 배경에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ICV’의 영향이 컸다. 헌터라제ICV의 매출은 2020년에 국내 208억 원, 해외 259억 원을 각각 기록, 총 467억 원이었다. 헌터라제ICV가 올 3분기 녹십자 매출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녹십자는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헌터라제ICV로 이름을 알렸다. 헌터라제ICV는 머리에 장치를 삽입하여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치료제다. 헌터라제ICV는 기존 정맥주사(IV) 치료법이 환자의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뇌실질 조직에 도달하지 못한 점을 개선했다.

 

녹십자는 “헌터라제ICV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가운데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서 처음이다”고 밝혔다. 헌터증후군(Hunter’s Syndrome)은 선천성 대상 희귀 질환인 뮤코다당증의 일종으로, △저신장 △운동성 저하 △지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할 경우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하는 유전질환이다. 헌터 증후군은 지능 저하의 정도에 따라 중증과 경증으로 나뉜다.

헌터 증후군은 남아 10~15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환자 7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치료가 어려운 중추신경 손상을 보인 헌터증후군 환자는 전체의 70%에 달한다.

 

헌터라제ICV는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녹십자 3분기 매출증가에 영향력을 끼쳤다. 사진=녹십자 제공

 

녹십자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의 특징 때문이다. 

첫째,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 착수부터 임상 2단계가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3.9년으로, 일반 치료제의 5.4년보다 1.5년이나 빨랐다.

두 번째로 희귀질병 임상 성공률은 일반 질병의 임상 성공률보다 높았다. 희귀질병의 임상 성공률은 26%로, 모든 질병(희귀질병 포함)의 임상 성공률은 11%보다 15%p가 더 높다.

세 번째로 희귀질환 치료제의 시장 성장률 11.3%은 일반 치료제의 성장률 5.3%보다 6%p 높다. 제약업체가 희귀질환 치료제를 계열 최초(FIC: First in class)로 개발하면 시장 선점 효과가 좋은 덕분이다. 

 

후발주자는 임상 기간이 FIC 대비 평균 1.5~2배 소요된다. 속도감있게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는 제약업체의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녹십자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선점 효과 등을 위해 FIC와 BIC(Best in class)에 집중할 예정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녹십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현재의 9개에서 2030년 28개로 3배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운영 중인 희귀질환 FIC로는 △점액다당류증·강글리오시디증에 대한 비임상 단계 연구 △숙신 알데히드 탈수소효스 결핍증, 피크노디소티스, 레쉬-니한증후군 질병에 대한 연구 등이 있다. 

BIC 신약 과제는 △후천성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점액다당류증 △파브리병 등 8개에 달한다. 제2의 헌터라제를 찾기 위해 노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녹십자는 지난 7월 미국 제약업체 파머슈티컬스의 소아 희귀 간 질환 신약 ‘마라릭시뱃(Maralixbat)’의 독점 사용권 계약을 체결했다. 마라릭시뱃은 현재 가족성 간내 답증정체증(PFIC) 등 희귀질환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녹십자는 마라릭시뱃에 대한 국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녹십자는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협력해 임상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한편 기존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FIC 치료제 개발에는 객관적 결과 평가에 대한 정보 수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희귀질환 R&D에 대해 “전 세계 희귀 질환 환자들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녹십자가 지난 11월 22일 공개한 R&D Investor Day 자료. 사진=녹십자 제공

 

녹십자의 다음 먹거리는?
 

녹십자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3세대 바이오 의약품인 유전자치료제(mRNA) 플랫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mRNA 관련 연구는 지난 2018년부터 플라즈마분획, 재조합 단백질로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의 기전을 활용한 백신을 말한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을 둘러싼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만들도록 해 면역력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한화투자증권 김형수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mRNA 관련 기술은 아직 활용범위가 백신에 국한돼 초기 단계에 있다. mRNA 구조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고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지위를 얻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녹십자는 mRNA 구조의 5가지(Cap, 5’TUR, CDS, 3’UTR, Poly) 구성요소에 대한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녹십자는 5’TUR에 대해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 12월 중 특허 출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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