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단건 배달 서비스 도입되면서 수입 감소" vs. 소상공인 "자영업자 위한 대책이 우선"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사진=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배민라이더스지회와 우아한형제들 간의 배달 수수료 분쟁에 대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15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배민라이더스지회는 지난 9월부터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총 8차례 음식 배달료에 관해 교섭을 진행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최저임금은 지난 7년간 65% 올랐는데 기본 배달료가 여전히 3000원이다. 지난 6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동쟁의 조정이 결렬될 땐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기본배달료 4천 원으로 인상 △지역별로 차등 지급되는 기본 배달료 일률 적용 △거리할증 요금체계 직선거리제→내비게이션 실거리제로 변경 △음식점까지 음식을 받으러 가는 픽업 거리 할증 추가 등이다.

관련해 사측은 협상은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 홍보팀 관계자 측은 “회사 측 입장도 라이더분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기조이다”라며 “자세한 부분은 말씀드리긴 어려우나, 협상은 현재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라이더의 요금체계가 직선 거리제에서 네비실거리제로 변경될 경우,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관계자 측은 “현재 배달료에 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며 확실하게 대답하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식당,카페와 같은 소상공인들은 특정 요금 체계 변경과 상관없이 배달료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소비자가 배달플랫폼에서 만 원짜리 음식을 주문할 경우, 소상공인은 △중개 수수료 15%(1500원), △카드 수수료 3%(300원), △배달료 30%(3000원)을 부담한다. 소상공인들은 현재 매출의 절반가량을 배달 플랫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연합회 홍보팀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배달) 수수료가 부담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 마련이 먼저다”라며 “무엇이 됐든 대책 마련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며 이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도입이 해결책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입점 업체와 소비자의 거래를 알선하는 기업(사업중 연간 수수료 수입이 100억 원 이상이거나 중개 거래금액이1000억 원 이상인 업체에 적용)을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입점 업체에 갑질을 하면 법 위반액의 2배(최대 1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내야한다는 내용이 골자이다

한편 소상공인의 배달료 부담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1인 가구의 경우 직접 조리해 먹는 음식보다 외부에서 배달 시켜 먹는 음식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노조 측 입장이 수용될 경우, 간편한 배달 앱을 자주 찾는 젊은 층 위주로 식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1인 가구 자취생들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회기역 근처 자취생들의 모임’에서는  부정적 입장의 글들이 나왔다. 한국외대 3학년에 휴학 중인 A 씨는 “대학생 입장에선 배달료 부담이 매우 크다. 어떤 요인으로든 배달료가 상승하게 되면 더는 시켜 먹지 않고 포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와 소상공인들 모두가 기본 배달료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노조 측은 ‘배민1(단건배달 서비스)’이 도입되며 기존 배달 환경이 더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배민라이더스 기획정책국 관계자는 “지난 6월 배민1(단건 배달 서비스)이 도입되면서 라이더들이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 기존 배달 정책에는 4배 차 개념이 있었는데, 이는 배당을 받을 때마다 4~5건씩 배달을 할 수 있고, 건당 3000원을 받았다”라며 “하지만 배민1이 도입되면서 한번 배당을 받을 때마다 1개씩 배달해야 하며 기본 배달료는 여전히 3000원이다. 결국 배민1로 인한 배달료 감소의 고통을 라이더가 감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