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가 판매하는 상품을 구입할 때 도지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도지코인을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린 머스크는 "테슬라의 일부 상품을 '도지(Doge)'로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라며 트위터에 올렸다. 이날 미국의 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를 인용, 머스크의 테슬라 발언 이후 도지코인 가격이 0.16달러에서 0.22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그의 한 마디에 무려 38% 폭등한 셈이다.
머스크의 말이 실현되면 테슬라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외에도 어린이용 전기 바이크, 의류, 액세서리 등을 도지코인으로 살 수 있다.
지난 5월, 도지코인은 최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당시 가치는 약 256달러에 달했지만 두 달 뒤 70% 가까이 하락하며 수많은 투자자를 늪으로 빠트린 적 있다. 도지코인은 2013년 미국 정보통신기술 기업 IBM 출신의 빌리 마커스와 어도비 출신 잭슨 파머가 만든 코인으로 재미에 의해 만들어졌다. 실제 도지는 '개'를 변형해 만든 단어로 온라인 상에선 일본의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한 수많은 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후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남발하며 세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도지코인만 추종한 건 아니다. 지난 3월 머스크는 테슬라 자동차를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고 발표했지만 얼마 뒤 결제 중단을 선언하며 가상화폐 상승과 하락에 가장 큰 공을 세우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입만 열면 도지 찬양, 정작 테슬라 주식은 15조 매도
머스크의 투자 양면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머스크는 지난 한달간 약 15조 원의 테슬라 주식을 팔아 치운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머스크는 213만 주 규모의 스톱옥션 행사에 따른 세금 납부를 위해 93만47301주를 추가로 매도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머스크의 쇼맨십은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다. 11월 6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면서 자신의 주식 매각 지지에 관한 설문을 던졌다. 이 설문엔 무려 351만9522명이 참여했고 57.9%가 찬성했다. 이후 머스크는 순차적으로 보유주식을 팔았다. 세계인과 소통하는 CEO의 행보는 참신하다 못해 '괴랄하다'는 평가가 수많은 언론과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상황이다.
머스크의 누적되는 테슬라 주가 매도에 일부 네티즌은 "사기꾼 기질은 어디 안간다", "테슬라 팔아서 도지코인 사려고 하네", "제발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 등 머스크가 '점잖아지길' 바라고 있다.
일명 '천슬라(1000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가)'로 불리며 투자자의 버팀목으로 추앙받던 머스크의 엉뚱한 발언이 축척되며 현재 테슬라의 주가는 14일 기준, 전일보다 0.82% 하락한 958.21달러를 기록했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1월 4일, 1229달러에 비해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수치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머스크의 기행에도 지난 13일 미국의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그를 선정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 CEO의 '말말말'에 휘청거리는 수많은 기업과 주식,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여전히 그를 추종하는 분위기는 내년에도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