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리, 김선희, 박삼헌, 이영섭 지음 / 소명출판 펴냄 / 209쪽 / 1만 6000원
한국인은 ‘먹는 것을 통한 건강증진’에 유별나게 관심이 많다. 몸을 건강하게 하는 ‘양대 산맥’을 첫째 운동하기, 둘째 영양섭취로 나눌 수 있을 터인데, 운동하기를 필수로 여기는 한국인보다는 ‘좋은 것’을 먹어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방법에 집착하는 한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 특히 영양부족 문제가 컸던 산업화 초기를 지나 이제는 영양과다가 문제인데도 한국인은 대개 먹는 것에 집착한다.
건국대학교 아시아콘텐츠연구소 소속인 저자들은 이 문제의 근원을 일제강점기 일본제국이 펼친 ‘해피 드러그’(happy drug) 정책에서 찾는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로부터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국민은 건강한 병사로서의 남성, 그리고 그 국민을 창출할 모성으로서의 여성이었다. 유전학, 인종학, 우생학 등 의학 담론이 ‘문명’으로 교육-홍보되면서, 유럽인에 비해 유전적으로 열악한 신체와 건강 조건을 가진 일본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각종 영양분을 공급하는 해피 드러그를 적극 발매-섭취해야 한다는 정책을 펼쳤다. 서구의 근대가 동아시아로 이식되는 과정에서 일본인들의 신체적 열등감이 한국인에게도 수용돼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