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5호 윤지원⁄ 2022.01.05 15:03:09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한화 약 3571조 원)를 돌파하는 기업이 나타났다. 미국의 IT(정보기술) 기업 애플(Apple)이 그 주인공이다.
애플은 지난 3일(현지 시간) 새해 첫 증시에서 장중 3% 가까이 급등하며 182.88달러까지 기록했다. 이에 장중 한때 애플의 시총이 3조 달러를 넘기는 세계 최초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2.5% 상승한 182.01달러로 마감했고, 시총도 3조 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왔다.
시총 3조 달러. 지금까지 어떤 기업도 넘보지 못한 미답(未踏)의 경지다. 애플의 영원한 라이벌로 여겨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시총은 2조 5000억 달러, 아마존과 알파벳은 1조 7500억 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글로벌 시총 순위 15위로 꼽히기도 했던 삼성전자의 시총은 4321만 달러 정도다.
시총 3조 달러는 웬만한 세계 주요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조차 훌쩍 넘는 규모다.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인 영국의 2020년 GDP가 2조 6382억 달러였다. 한국의 GDP는 그 절반을 겨우 넘는 1조 5867억 달러였다.
지난해 애플의 연간 수익률은 40%였다. 비트코인이 1년 내내 온갖 화제를 뿌리며 기세를 떨쳤음에도 연간 상승률은 38%로 애플 주식에 못 미쳤다.
변동성 측면에서도 급등락을 반복한 비트코인이 부러워해야 마땅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만약 지난 1년간 비트코인 대신 애플을 보유했다면 투자자들은 고통을 덜 겪었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애플은 2018년 8월 2일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고, 2020년 8월 19일에 2조 달러까지 넘었다. 이후 1년 4개월 만에 시총 3조 달러까지 건드렸다. 3년 5개월 동안 애플의 기업가치는 무려 3배나 올랐다.
애플 제품의 세계적인 인기와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좀처럼 식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머지않아 혁신적인 신제품들이 또 발표될 예정이어서 주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
CNBC는 4일(현지 시간) 보도에서 투자운용사 플루리미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패트릭 암스트롱을 인용하면서 애플이 미국 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암스트롱은 “매우 빠른 속도로 두 배 상승할 종목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가 5.2%, 세계 경제가 4.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이자 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케이티 휴버티는 지난달 “애플의 주가는 저평가됐다”라며 “현재 추진 중인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기반 헤드셋 등 신제품에 대한 평가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AR·VR 및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거대한 두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분석하며, 애플의 목표가를 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