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장바티스트 지음 / 유엑스리뷰 펴냄 / 402쪽 / 2만 9000원
저자는 아이티 출신의 흑인 여성이다. 어린 시절 발레를 좋아했던 그녀는 발레 슈즈 중 그 어떤 제품도 자신의 피부색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크게 좌절했다. 하얀 발레 슈즈는 ‘모든 발레리나는 백인이야’라고 우기고 있었다.
일회용 반창고도 마찬가지였다. 흰 피부를 기반으로 개발된 거의 모든 반창고는 흑인 피부에 붙였을 때는 너무 도드라진다. IT 시대의 이모티콘도, 백인의 표정 기반이기에 저자는 웃는 이모티콘을 마치 자신이 백인인 것처럼 보내야만 했다. 음성인식 서비스도 마찬가지여서 백인의 발음은 잘 인식하지만 흑인식 영어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를 파악한 그녀는 “제품이 인종을 배척한다”는 데 착안하고, 포괄적(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제안한다. 그래서 그녀는 구글에서 ‘제품의 포용성 프레임워크’를 처음 만들었으며, 그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구글의 서비스 또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느 인종이든, 어느 성별이든, ‘제품이 나를 꺼린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계를 향해 더욱 뻗어나가야 하는 한국 기업과 문화 창작자들이 구글식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