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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 부진 '오딘'에 게이머들이 등 돌린 이유 세 가지

△늦은 피드백 △게임 내 콘텐츠 부족 △리니지W의 인기몰이 등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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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6호 양창훈⁄ 2022.01.20 11:46:47

오딘의 홍보용 이미지. 사진 = 카카오게임즈 제공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게임즈의 2022년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딘이 출시 110일 만에 누적 매출 4000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카카오게임즈 매출에서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딘의 인기가 시들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도 내림세를 보여왔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12월 30일 종가 9만 1000원에서 1월 12일 종가 7만 4400원으로 2주 만에 19% 하락했다. 주가 하락에는 오딘의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딘은 출시 초기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를 제치고, 구글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일별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오딘의 홍보용 이미지. 사진 = 카카오게임즈 제공

그러나 이런 성공과 함께 우려도 있었다. 일부 게이머는 오딘의 개발사인 ‘라이온 하트 스튜디오’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었다. 이런 점을 의식했을까? 우려를 씻기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 하트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오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을 전 분기보다 58%나 감소한 1412억 원으로 전망했다. 그는 향후 오딘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분기 오딘은 게임 업계에서 신흥 강자였다. 리니지를 꺾은 오딘의 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했다. 하지만 이 예측은 모조리 빗나가며 오딘의 인기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늦어지는 피드백으로 게이머들의 불만 커져


오딘의 인기 하락에는 우선 ‘늦은 피드백’이 꼽힌다.

앞서 게이머들은 오딘의 여러 가지 오류를 지적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표적인 불만은 게이머들이 게임 접속 때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점이었다. 오딘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생긴 문제였다.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진 결과다.

게이머들은 “오딘을 하기 위해 4시간이나 기다려봤다. 해결을 원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하기 위해 장시간을 대기했지만, 접속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오딘의 캐릭터 홍보용 이미지. 사진 = 카카오게임즈 제공

쌓여왔던 게이머들의 불만이 절정에 이른 것은 1월 12일이었다.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세 시간으로 예정됐던 정기 업데이트는, 그러나 11시간이나 지난 오후 7시가 돼서야 겨우 마무리됐다.

예상과 달리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되자, 게이머들은 카카오게임즈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게이머는 "이럴 바에야 오딘 서비스를 끝내라"고까지 요구하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오딘 운영진은 “업데이트 도중 클라이언트 오류 현상이 발생하였으며, 심도 있는 테스트가 필요한 사안이 있었다.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업데이트 진행 시 더욱 꼼꼼하고 신속하게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오딘을 향한 게이머들의 신뢰에 금이 가게 만드는 사태였다.

게임 내 콘텐츠 부족과 빈번한 오류로 추락하는 오딘

게임 내 콘텐츠 부족은 오딘의 두 번째 단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출시 이후 오딘은 MMORPG(Massive Multi-user Online Role Playing Game)임에도 불구하고 PVP(Player vs Player) 콘텐츠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게이머들로부터 받았다.

게임 내 즐길 만한 PVP 콘텐츠들이 없자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PVP 콘텐츠인 ‘몬스터 카니발’을 통해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경기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게이머들은 승부욕을 자극받으며 게임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 반면, 오딘은 1인 플레이 위주의 사냥 콘텐츠들이 대부분이다. 사냥 콘텐츠로 ‘지하감옥’과 ‘난쟁이 던전’이 있지만, 금방 지루한 것이 단점이다.

 

오딘 캐릭터 '알브'의 홍보용 이미지. 사진 = 카카오게임즈 제공

한 유튜버는 “통상 '지하감옥'은 8시간 만에, '난쟁이 던전'은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던전 콘텐츠를 끝내면, 이후 게이머들은 기본 사냥터를 돌아다니며 캐릭터를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기본 사냥터의 경우 캐릭터 육성의 효율성이 낮다. 단순한 콘텐츠로 지루함을 느끼게 되므로 게이머들의 이탈이 가속화되어가는 셈이다.

이밖에 △몬스터 공격 범위를 회피해도 피격 당하는 오류 △잦은 정기 점검 등도 게이머들의 이탈을 촉진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를 증명하듯 오딘의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는 긴급 점검을 알리는 게시물이 여럿 올라와 있다.

오딘에게 밀린 리니지는 재정비하여 다시 추월

여러 가지 악재들이 겹친 오딘은 리니지에 추월당했다. 

앞서 오딘은 출시 당시만 해도 리니지M 시리즈를 밀어내고 앱 마켓 매출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있다. 하지만 리니지W가 지난해 11월 출시된 후로 MMROPG 내 오딘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리니지W는 역대 리니지 게임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리니지W는 출시 후 10일 만에 일 평균 매출 120억 원을 기록했으며, 출시 9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넘겼다. NC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 중 역대 최고 성적이다.

리니지W의 성과는 오딘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오딘은 리니지W의 영향으로 2021년 4분기 매출이 57.9% 급감한 1412억 원을 기록했다. 일 평균 15억 원씩 하락한 셈이다. 게임 매출액이 하향 안정화되는 현상이 흔하다 해도, 오딘의 실적 하락은 이례적이다. 이는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딘 매출 감소로 작년 4분기 카카오게임즈 매출액은 전 분기보다 4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오딘 vs 리니지W … 대만 시장에서 2차 승부

카카오게임즈는 대만 시장에서 오딘을 통해 NC소프트의 리니지W와 2차전을 벌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으로 MMORPG 대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1월 14일 밝혔다. 오딘은 대만에서 ‘오딘 : 신반(奥丁:神叛)’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대만 시장을 접수하기 위해 대만 게임 전시회 ‘타이페이 국제 게임쇼’에 오딘을 출품했고, 1월 13일 사전 예약 페이지를 오픈했다.

 

'오딘: 신반(奥丁: 神叛)'의 홍보용 이미지. 사진 = 카카오게임즈 제공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기도 하다. 오딘은 그래픽과 일부 세부 요소만 다르지, 게임의 기본적인 골격인 흥미 유발 요소와 매출 구조 등에서 리니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리니지가 대만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에 오딘의 성공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몇몇 관계자들은 “오딘의 성공은 게임 내 콘텐츠 덕이 아니라, NC 소프트의 악재들 덕이었던 셈”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오딘이 대만에서 성공한다 해도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만 시장의 규모는 약 13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로 국내 시장(약 17조 원)에 1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매출 하락을 다른 게임으로 메워야 하지만, 대안이 별로 없다. 그나마 올해 출시 예정인 ‘우마무스메’가 기대를 받는 중이다.

다만 이 게임의 흥행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경마협회의 실존 경주마를 여성으로 의인화한 게임이다. 이와 관련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가족 나들이를 경마장으로 갈 정도로 경마가 익숙한 문화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더구나 국내에는 ‘미소녀 게임’ 시장이 포화상태라 경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의 2022년 히든카드인 우마무스메에 대한 예상도 엇갈리는 가운데, 과연, 카카오게임즈가 어떤 전략으로 반등을 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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