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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렇게 접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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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2.01.21 16:46:15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 논장 펴냄 / 72쪽 / 1만 6000원

저자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그림책으로 철학하는 작가’로 불린다. 이 책은 접는 책이다. 대부분 페이지에 접으라는 의미의 점선이 그려져 있다. 접느냐 안 접느냐에 따라 행복한 새끼 돼지와 어미가 도축되는 살코기로 변하기도 하고, 종이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개가 꼬리를 흔든다. 그런데 이 흔들리는 꼬리는 반가워서일 수도 있지만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한 공격적 신호가 되기도 한다.

흔히 금기시되는 ‘책 페이지를 이리저리 접기’를 통해 저자는 타성에 젖은 ‘선’과 ‘공생’과 ‘관용’을 경험하게 한다. 말로 설득하는 게 아니라 종이 접기를 통해 체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자 우리의 문을 종이를 접어 열어주면 사자는 “어흥”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든다. 우리에 가두었을 때는 안전했는데(적어도 사람에게는) 맹수의 본색이 드러난 것이다. 이런 상황을 당하면서 종이 접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이런 ‘연습 문제’를 통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인생의 학생들’에게 인생 준비를 시킨다.

용기를 내 종이를 접으면 풍선을 타고 사자에게서 도망칠 수도 있다. 미리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반전이다. 이처럼 이 접는 책은 인간 자신의 잔인함을 직시하게 만들면서, 인생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모두를 들여다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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