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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자체 경매 나선 한국화랑협회, 95% 낙찰률 성과… 미술계 시선 싸늘한 이유

한국화랑협회 '회원 화랑 옥션' 양대 경매사 규탄 위해 개최 , '옥션사와 상생을 위한 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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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박유진⁄ 2022.01.27 13:14:04

한국화랑협회 회원화랑 옥션 현장사진 (사진=한국화랑협회 제공)


한국화랑협회는 26일 오후 4시부터 열린 ‘회원 화랑 옥션’을 95%의 현장 낙찰률이라는 성과와 함께 성황리에 종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옥션은 회원화랑대표 외에 언론을 포함한 모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직접 경매 개최는 한국화랑협회 설립 후 4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을 판매하는 1차 시장의 주역인 화랑들이 직접 경매를 진행하는 행위는 국내외 모두 금기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화랑협회가 경매를 개최한 것은 양대 경매사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화랑협회는 뒤틀어지고 과열된 미술시장을 바로잡고 1차 시장과 2차 시장의 균형 있는 상생을 위한 문제 제기의 일환으로 이번 경매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화랑협회와 옥션사들이 2007년 체결한 '신사협약' 주요 내용.(이미지=문화경제)


화랑협회는 서울옥션·케이옥션과 2007년 ’신사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옥션사들이 조항을 준수하지 않고 많게는 연 80회에 달하는 크고 작은 옥션을 개최했으며, 제작된 지 얼마 안 된 작품, 검증되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을 1차 시장을 거치지 않고 2차 시장에 진입시켰다는 게 협회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매사 측은 "미술시장이 과열되어 있어 작품이 부족하다. 수요가 느는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화랑협회에 따르면, 전문 경매사의 진행으로 공개 경매된 이번 회원화랑 옥션에는 90여 회원화랑이 출품한 100여 명의 작가의 총 117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회원화랑이 다루는 몇 십만 원 상당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부터 회원화랑들의 소장품인 김환기, 이인성,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손상기 등 근현대 대가들의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또한 이번 옥션 행사는 110여 명의 회원화랑 대표가 참여해 교류하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가 되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일반 옥션 행사와 달리 주요 작가의 작품을 원로 대표들이 출품작 해설을 더해 행사의 취지를 높였다고 전했다. 총 낙찰액과 주요 작품의 낙찰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화랑협회는 이번 ‘화랑 옥션’의 주요 성과는 옥션사와의 상생을 위한 협의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양대 옥션사 중 한 개의 옥션사와는 이미 상생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였으며, 가까운 시일 내 협의 내용을 정리한 협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매 횟수를 줄이고 작가와의 직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1차 시장과 2차 시장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또한 어우러져 동반성장해야 한다. 단기적 과열이 아닌 지금의 주체들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 회원화랑 옥션 전시 전경 (사진=한국화랑협회 제공)


한편, 이번 화랑이 개최한 옥션을 바라보는 미술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매사에 대한 항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신들이 비판하고 있는 경매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MBN 보도에서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경매사들이 좀 과한 측면도 있지만, 화랑들은 미술시장 확대, 미술시장의 정상화, 공정한 거래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나”라고 되물었다. 철저한 비공개 진행, 총 낙찰액, 주요 낙찰가 비공개 등은 경매의 본령이 아니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한국화랑협회가 커져가는 미술시장 내에서 ‘1차·2차 미술시장의 균형을 잡는 것’과 ‘작가 발굴, 육성에 집중하며 신뢰 자본을 확보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우선 과제일지 고민해 봐야 할 시기이다.

 

<문화경제 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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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화랑옥션  한국화랑협회  케이옥션  서울옥션  화랑 옥션 신사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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