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건강정보를 한눈에 후다닥
일동제약은 지난 2020년 자사의 의료 전문 포털 및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후다닥’을 출시했다. 후다닥은 의료와 의약, 건강 분야 정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료 전문가와 일반인이 따로 또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눈에 띈다.
일동제약 측은 '후다닥'이란 이름에 대해 "Who(누가), Da(多, 많은), Doc(Doctor, 의사)의 세 가지 뜻을 합쳐 지었다"고 밝혔다. 후다닥 사이트는 의료전문가와 일반 소비자를 위한 △후다닥-의사 △후다닥-건강 2개 사이트와 모바일앱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메뉴의 용도에 따라 양 사이트가 연동되어 빠르고 편리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일동제약처럼 많은 제약사가 자체 의료 사이트를 개설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영업·마케팅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이 이처럼 자체 포털사이트를 만들면서 의사-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가운데 일동제약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후닥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웹소설까지 연재하면서 친근감을 더하고 있다.
의약 정보와 스토리가 만나다
일동제약은 후다닥의 SNS 채널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계정을 각각 운영 중이다. 다각도로 다가가는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채널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전략) 전략이다.
일동제약은 후다닥의 홍보를 위해 네이버 블로그에서 웹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웹 소설은 외주 작가를 고용해 연재 중이며, 네이버 블로그의 특성을 잘 이용했다. 일동제약이 연재 중인 웹 소설에는 고전을 각색한 ‘건강 탈무드’, 그리고 ‘의료 웹 소설 건강건강지킴이 원정대’(이하 건강지킴이)가 있다.
건강 탈무드는 옴니버스 형식의 웹 소설로, 1월 25일 첫 작품이 게재된 이래 지금까지 두 편이 공개됐다. 1화는 동화 ‘신데렐라’를 각색했다. 신데렐라가 무도회에서 빠져나올 때 유리 구두가 벗겨지고, 그 유리구두를 통해 왕자와 신데렐라가 이어지는 내용에 착안해, '건강 탈무드'는 무좀 관련 정보를 알린다.
1화를 접한 독자들은 “청순가련의 신데렐라가 무좀이라니. 생각도 못 했다”, “웃으면서 읽었다”, “나도 아버지랑 발 수건 같이 썼다가 무좀 옮아서 고생했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20개의 네티즌 댓글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의료 웹 소설 '건강지킴이'는 중편 분량의 웹 소설이다. 건강지킴이는 주인공인 후닥이와 친구 세 명(토닥이, 뚝딱이, 콩닥이)가 건강지킴이 원정대로 변신해 질병 괴물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다. 영웅 서사 형태의 이 작품에서 다양한 질병은 괴물의 형태로 나타난다. 후닥이와 세 친구가 의인화된 질병 괴물을 물리치는 점이 이야기의 흡인력을 높인다. 의학 정보는 이야기의 흐름을 깨지 않고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제공된다.
아래는 건강지킴이 5-1부 중 일부 내용이다.
암 전문의 홍 박사가 상황 브리핑을 시작했다.
“폐암은 폐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폐암의 가장 주요한 발병 요인은 흡연입니다. 담배에는 각종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폐암 환자 중 80~90%는 흡연 때문에 발병합니다. 질.빌.협(작품 내 설정인 '질병빌런협회'의 줄임말)은 이러한 담배의 특성을 이용하여, 흡연자들을 중심으로 폐암을 발병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위독한 사람들에게 주력하여 독한 기운을 퍼뜨린 것이죠.”
캐릭터의 대사를 통해 흡인력을 높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다음은 건강지킴이 2부 마지막 화의 한 부분이다.
파킨슨 빌런은 어디가 머리고 어디가 다리인지,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온몸이 구부러지고 뒤엉킨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하나의 일그러진 '덩어리' 같았다.
대원들은 당황했다. 마법의 도파민 전구물질을 두뇌 쪽에 뿌려야 하는데, 두뇌가 어딘지 당최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대원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파킨슨 빌런이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에 구멍을 만들더니, 그 안에서 회색빛 기체를 생성해 내뿜었다. 그 탁한 공기 방울이 뚝딱이를 향해 날아가더니 뚝딱이의 몸을 관통하며 파스스 사라졌다.
공격을 당한 뚝딱이는 소리를 지를 틈도 없이 몸에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마치 파킨슨병에 걸린 것처럼
건강지킴이 2부의 마지막 화에서 최종 괴물을 물리치는 장면이다. 질병 빓런(악당)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주인공에게 위기가 조성되면서 긴장감이 흐른다. 그리고 이런 긴장을 틈타 의학 정보가 전달된다. 의학 정보를 전달하다보면 자칫 이야기가 늘어질 수 있지만 작가는 서스펜스를 놓치지 않은 채 이야기를 전개하려 노력한다. 블로그 특성에 맞춘 가볍고 발랄한 문체들은 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 작품을 접한 독자들은 “다음 화가 너무 궁금하다”, “너무 잘 읽었다. 캐릭터가 귀엽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재밌으면서 좋은 정보다”, “무서운 질병들을 이야기로 풀어서 설명해주니 이해가 더 쉽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 작품은 2월 7일 기준으로 15편이 제작되었다. 각 작품당 평균적으로 10~30개의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렸다.
일동제약의 ‘건강지킴이’ 시리즈와 ‘건강 탈무드'에 대해 한 광고업 관계자는 “SNS 채널 특징을 잘 살린 콘텐츠다. 블로그 특성상 이야기 내에 정보를 적절히 녹여내야 하는데, 이 점을 능숙하게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유튜브 플랫폼 이용한 콘텐츠로 승부수 던져
일동제약이 운영하는 ‘후다닥-건강TV’ 유튜브 채널에는 다양한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후닥이의 신년운세는?’ 편은 사주를 보는 후닥이를 통해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나간다. 후닥이에게 화(火) 기운이 세다면서 신년운세를 풀어나가는 내용에 대해 네티즌들은 “웃기다. 나도 사주 보고 싶다”, “점집 용하네. 후닥이랑 찰떡이다”, “제작진의 사주 콘텐츠 타이밍 좋다”, “다혈질 후닥이”등 댓글을 남겼다. 해당 콘텐츠는 조회 수 3100회를 넘겼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아직 2500명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회수가 높은 편이다.
‘후다닥 병원 가자’ 콘텐츠에선 후다닥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다. 후다닥이 직접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방문한다. 이를 통해 각종 유행 질병에 대한 예방법을 알려준다. 시기별로 유행하는 질병의 예방법을 시의성 맞춰 올리는 방식이다.
다채널 시대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펼치는 일동제약의 노력이 어떻게 보답을 받을지 의약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