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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용서하지 않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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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2.02.21 15:40:21

김태경 지음 / 웨일북 펴냄 / 284쪽 / 1만 6000원

트라우마 상담가이자 임상수사심리학자인 김태경 교수의 첫 책이다. 모두가 잔혹한 사건에 주목하고 있을 때,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로 시선을 옮기기 위한 시도를 담았다. 그는 십수 년간 피해자와 유족을 보며 상담가로서, 주변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그들이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지 고찰했다. 그 결과 피해자를 바라보는 적정한 시선과 태도는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사회는 위로를 가장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며 피해자에게 범인을 용서할 것은 강요한다. 또한 가해자에게는 ‘묵비권’을 주면서, 피해자에게는 범죄를 당한 이유를 찾으며 사생활까지 낱낱이 말하기를 바란다. 오보로 유족을 두 번 울리고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쉽게 범죄에 노출되고 피해자가 될 수 있음에도 우리는 가해자 관점으로 범죄를 보고, 그 잔혹성에만 주목한다. 이런 시각은 피해자를 궁지로 몰 뿐만 아니라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만든다.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피해자를 이해해 주기 바란다. 사건의 단면만을 보고 판단한다면 피해자를 결코 온전히 헤아릴 수 없기에 그들을 항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유일한 목적이 하나 있다면,“피해자의 사건 후 경험에 대한 이웃의 이해 폭을 넓히는 것, 나아가 피해 회복을 위해 이웃인 우리가 해야 할 지침을 제안하는 것”에 있다. 바라봐야 할 곳은 사건이 아닌, 사건 너머의 ‘사람’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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