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2.04.12 11:15:48
드라마 ‘파친코’의 세계적인 인기를 지렛대 삼아 일제 강점기 한국의 역사를 대대적으로 알려 나가는 캠페인이 전개된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파친코’ 드라마의 글로벌 열풍이 일제 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과 일본이 왜곡하고자 하는 한국의 역사를 세계에 소개하는데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2일 밝혔다.
반크는 ‘Bring Korea to the World Classroom’(전 세계의 교실에 한국을 소개한다)라는 제목의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웹사이트는 전 세계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는 한국의 역사를 소개한다.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 6개 언어로 만들었으며, 독도, 동해, 일제 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가, 한국의 찬란한 역사 등의 내용을 담았다.
캠페인은 드라마를 보고 한국과 일제 강점기 역사에 관해 관심을 보이는 주변 외국인들이 있다면 다양한 SNS나 메신저를 통해 드라마 파친코 해시태그(#Pachinko)와 함께 이 웹사이트를 알리는 것으로 진행된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지금 ‘파친코’를 통해 일본이 왜곡한 일제 강점기 한국 역사의 진실이 세계에 알려졌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인 한명 한명이 한국 홍보대사가 돼 세계에 우리나라 역사를 바로 알려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반크는 특히 미국의 청소년과 교사들에게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미국에서는 일본계 미국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가 쓴 ‘요코 이야기’라는 소설이 널리 알려졌는데, 이 소설에서는 한국인이 가해자, 일본인이 피해자인 것처럼 왜곡되어 묘사됐기 때문이다.
1986년 출간된 이 책은 제2차 세계 대전 패전 후 귀국하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인들이 몹쓸 짓을 했다며 한국인을 '사악한 사람', '강간자'로 묘사하는 등 문제가 많다.
그러나 이처럼 왜곡된 책이 미국 학교와 교사, 청소년을 위한 반전(反戰) 교재로 오랫동안 사용됐다. 6∼8학년 언어·사회 부문 필독서 등으로 지정됐고, 미국 교사들을 위한 지도 지침서로도 소개됐다.
재미교포들이 2007년 항의 운동을 펼쳐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이 책을 학교에서 퇴출했지만, 여전히 콜로라도, 코네티컷, 조지아, 매사추세츠, 네바다,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등 8개 주에서 필독서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애플TV+가 제작하고 OTT로 서비스하는 드라마 ‘파친코’는 재미교포 1.5세 이민진 작가가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출간한 영문 소설이 원작이다. 이 책은 출간 이후 여러 영어권 국가에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그해 뉴욕타임스, BBC 등이 꼽는 ‘올해의 책 톱10’에 선정됐으며 ‘전미도서상’ 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꼽혔다.
'파친코'에는 3·1 운동, 일본의 조선 쌀 수탈, 치쿠호(筑豊) 광산 등 조선인 강제노역,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 강점기 일본에 의한 탄압의 역사 뿐 아니라 일본인들로부터 멸시와 차별을 받았던 조선인들의 모습과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에게 벌어진 관동대지진 학살 등의 내용이 담겼다.
‘파친코’ 드라마 역시 공개되자마자 시청자와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애플TV+가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한 드라마 1회의 조회 수는 1천만 뷰를 넘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특히 영국의 글로브앤드메일은 “올해의 위대한 드라마가 아니라 지난 몇 년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일제 강점기 역사에 대해서뿐 아니라 최근 한중간 논란이 되어 온 한복의 재조명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
(영상 = 유튜브 채널 'Apple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