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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산업, 솔로몬 군도 26년 해외산림자원 개발 “글로벌 목재 수급 걱정 없다”

창립 초기부터 원자재 확보 중요성 인식…식재에서 판매까지 ‘원스톱’ 생산 시스템 완성, 솔로몬 군도에 학교, 병원 세우며 현지화에도 앞장... 현지에서도 존경받는 기업 인식 공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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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2호 안용호⁄ 2022.04.25 14:21:50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함께 솔로몬 군도에 있는 이건산업의 현지 베니어 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건사업 제공

최근 주요 목재 수출국들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목재 수급 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촉발된 목재 가격 상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려 23년 전 미래를 내다보고 해외 조림 사업을 개척한 이건산업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972년 설립된 이건산업은 설립 초반, 제1차 석유파동 이후 등장한 동남아 국가들의 ‘자원 내셔널리즘’으로 인한 급격한 가격 인상 조치에 부딪혔다. 합판 가격보다 원목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는 위기 상황을 경험하면서 이건산업은 원자재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이를 통해 목재 수급 상황과 가격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려면 직접 나무를 키워 목재를 조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이건산업이 선택한 전략은 ‘해외산림자원 개발’이었다. 브라질, 미얀마, 파푸아뉴기니 등 여러 지역을 검토한 끝에 인접 국가인 호주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정치적·사회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남태평양의 ‘솔로몬 군도’를 선택했다. 이건산업은 1980년부터 7년에 걸친 현지 조사와 솔로몬 현지 정부와의 교섭을 통해 1987년 9월 약 11억 평에 달하는 산림(초이셀섬)의 단독 개발권을 획득했다.
 

이건산업은 솔로몬 군도에 조림지를 조성해 목재를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사진=이건산업 제공

경쟁 기업 망설일 때 선견지명으로 과감히 해외산림자원 개발 시작


해외 조림사업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솔로몬 현지는 전 국토의 3%만 등기되었고 이외 지역은 여러 부족들이 관할하고 있었다. 이에 이건산업의 현지 직원들은 5년여 동안 원시림을 누비며 100여 부족의 추장을 일일이 만나 벌채권 획득을 위한 긴 설득과 협상을 실시한 결과, 조림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2009년, 국내 기업 최초로 13년간 직접 키운 유칼립투스 조림목을 수확하여 베트남에 수출하고 중국 합판 기업에 조림목을 판매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8년 9월에는 직접 키운 원목으로 가공한 건축자재용 베니어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건산업이 나무 식재부터 가공, 생산, 유통에 이르는 원스톱 생산 시스템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이건산업은 꾸준한 조림사업을 위해 산림에서 지속적으로 원목 생산이 가능하도록 ‘영구 보속 조림 생산 체계(Sustainable Plantation and Logging)’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하게 벌목하여 산림을 해치는 것을 지양하고, 벌목한 양만큼 나무를 다시 심어 일정 기간 동안 묘목이 자랄 때까지 원목 채취를 금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이건산업은 산림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양질의 원자재를 영구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솔로몬 군도 내 이건산업 양묘장. 사진=이건산업 제공

이건산업이 나무 식재부터 유통까지 폭넓은 사업을 펼친 이유는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박영주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되었다. 박 회장의 확고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이건산업은 원산지 확인이 어려운 수입 자재 대신,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환경에서 생산한 건강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연에 대한 존경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며 현지에서도 존경받는 기업으로


이건산업이 오늘날까지 솔로몬 군도에서 조림 개발을 성공적으로 지속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은 바로 현지인과의 상생이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존경’, 그리고 ‘일에 대한 자부심’이라는 경영원칙에 따라 이건산업은 진출한 나라에 뿌리를 내린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현지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태도로 현지 법인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건산업은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주민 생활개선을 위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했다. 지역 내 ‘EAGON Foundation’을 설립하고 말라리아로 고생하는 원주민들을 위한 병원을 짓고 영농 기술과 조림 기술에 대한 무료교육 및 장학사업을 펼치는 등 현지와 상생을 위한 협력 사업에 집중했다.

자연에 대한 존경, 사람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이건산업의 경영 원칙 아래 현지인과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건산업 제공

법인 경영에서도 현지인의 참여를 높이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을 펼치며 현지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뿐만 아니라 솔로몬 군도의 주요 인사가 한국을 찾으면 이에 대한 외교 지원 활동을 진행하여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양국 간 협력관계를 증진하는데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영주 회장은 솔로몬 정부로부터 1993년 명예 영사, 2013년 명예 총영사로 임명되었다.

이건산업은 솔로몬 군도 외에도 칠레 법인을 통해 원자재를 조달 받고 있다. 이건 칠레법인(ELA)은 합판, 베니어 제조 및 판매, 무역산업을 영위하는 동시에 안데스산맥과 같은 현지에서 조림 원목을 조달하는 제2의 중요 기지로 활동도가 높다. 이를 통해 이건산업은 다변화되고 체계적인 조달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업체 대비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칠레는 다수의 국가와 FTA를 체결하고 있어 국내보다 무역 장벽이 낮아 수출 판매에도 유리한 영업 환경을 보유해 미국, 멕시코, 유럽, 남미 등 다양한 판매시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건산업이 솔로몬 법인에서 원목 운반 작업 중이다. 사진=이건산업 제공

이건산업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업계 전문지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목재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과 불안한 국제 정세로 인해 목재 가격이 급등하였는데, 여기에 미국 주택 부족과 주택 개량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찍이 원자재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외산림자원 개발에 나선 이건산업의 목재 확보 역량은 업계 내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앞으로도 국내 건축문화 발전에 앞장서는 대표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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