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2.04.26 11:43:21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합류하겠다며 휴가 중 무단 출국했던 해병대 소속 A일병이 출국 한 달여 만에 귀국해 체포됐다.
26일 연합뉴스 등 국내 매체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해병대 수사단은 전날 “지난 3월 21일 해외로 군무이탈한 A일병의 신병을 확보해 오늘 귀국조치 후 체포했다”며 “향후 군무이탈 경위 등에 대해 조사 후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병1사단 소속 A일병은 휴가 복귀일이던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폴란드로 출국했고 이후 버스를 타고 접경 도시까지 갔다.
A일병은 그곳에서 우크라이나 입국을 시도했지만 우리 외교부의 협조를 받은 우크라이나 측 국경검문소가 그의 입국을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국경검문소는 A일병을 폴란드 국경검문소로 데려갔는데, A일병은 검문소를 무단 이탈해 도주했다. A일병은 이후 현지 난민캠프 등에 머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같은달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전화로 출연해 복무 중 당한 군대 내 부조리 때문에 탈영했고, 우크라이나의 피해 영상을 보고 출국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해병대 복무 중 이른바 ‘기수열외’ 등 부조리한 취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수열외란 부대원들이 특정 병사를 선‧후임으로 대접하지 않고 따돌리는 해병대 내 악습으로, A일병은 자신이 부사관 지원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군과 외교당국은 A일병의 행적을 추적해 귀국을 설득해왔고, 최근 그가 귀국 의사를 밝힘에 따라 신병을 확보해 귀국했다. 해병대 수사단은 A일병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그를 포항으로 압송했다.
한편, 귀국 과정에서 A일병은 당국에 귀국 항공편의 비즈니스석을 제공해달라는 등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귀국 항공편을 포함해 여러 요구사항이 있었지만 들어주진 않았다”며 “이코노미석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잡혀오는 주제에 뭔 비즈니스석을 요구하나?”, “고문관이네”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기수열외 당할 만하다”, “열외가 이해됐다”, “탈영병이 귀국편을 비즈니스 클래스로? 이런 정신상태라면 부대원들이 정상”, “내무반 부조리는 나쁜 거지만 쌍방과실 느낌이 난다”라며 그가 따돌림 당할 원인을 제공했을 거라고 보는 댓글이 많이 눈에 띈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