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2.06.20 11:32:19
한국 네티즌의 정성어린 풍자가 CNN 뉴스를 타고 전 세계에 소개됐다.
CNN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한 한국인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정기용 씨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가 27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것을 풍자하기 위해 추모비를 만들어 한 카페 옥상에 세웠는데, CNN이 이를 주목하고 그를 인터뷰한 것.
정 씨는 경북 경주시의 한 카페 옥상에 IE 추모비를 세웠다. 추모비에는 IE의 로고, 서비스 기간과 함께 “그는 좋은 도구였습니다, 다른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하기 좋은”(He was a good tool to download other browsers)이라는 문구를 새겼다.
그는 이 묘비를 지인이 운영하는 카페 옥상에 세워뒀다. 이 카페에는 젊은이들의 프로포즈나 인스타그램용 사진 촬영 용도로 쓰도록 설치한 작은 교회 모형이 있어서, 옆에 묘비를 세워두기에 적합했다. 그리고 이 추모비 사진을 자신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 게시판에 올렸다.
정 씨는 IE가 아주 골칫거리였지만 한 시대를 지배했던 툴이며, 직업상 자신의 커리어에서도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복합적인 ‘애증’의 감정을 담아 추모비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풍자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돼 놀랐다면서 “IE 덕분에 월드클래스 농담을 할 수 있었으니 이것도 IE에게 감사해야 할 이유”라며 “IE는 이제 떠났지만 그립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 씨의 풍자 추모비에 관한 CNN 인터뷰 소식에 네티즌들은 “뭔가 뿌듯하다”. “글로벌 인기를 얻을만한 추모 문구”, “손흥민도 못 해낸 월클 인증”이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고퀄리티 유희! 기발함과 재치에 무릎을 친다”라고 감탄했고, “내가 이 게시물 보고 ‘해외토픽 감’이라고 말했다”라며 뿌듯해했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