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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엔데믹시대 백화점 ②] "나는 사진 찍으러 백화점 간다"

현대 ‘월리’ vs 롯데 ‘벨리곰’ vs 신세계 ‘푸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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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7호 김금영⁄ 2022.07.06 15:46:55

고객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월리 마을’ 전시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시대, 기존 좋은 터에 큰 상가건물을 두고 이를 내세워 고객몰이를 해왔던 백화점 업계는 때아닌 위기를 맞았다. 오프라인에 마케팅을 전면 집중해 왔는데 감염 우려로 소비자가 집 밖에 나오지 않으면서 매장으로의 발걸음이 뚝 끊긴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됐던 지난해 여름엔 매장 임시휴업, 조기 폐점, 영업 중단 등 셧다운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에 비대면 위주의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해졌다. 백화점 업계는 문화·예술·도서 등을 아우르는 앱을 선보이고 다채로운 강의를 메타버스로 선보이는 등 소비자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이제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를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소비자의 발걸음은 다시 밖으로 향했고, 움츠러들었던 오프라인 마케팅 또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코로나19를 거쳐 엔데믹까지, 변화가 급속하게 휘몰아치는 현시대에 이제 살아남기 위해선 온·오프라인 마케팅 모두 중요해졌다. 백화점 업계 또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중심으로 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다방면으로 전개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해 이 관심을 백화점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는 의도다.


인증샷 명소로 탈바꿈한 백화점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월리 밴드 공연단과 고객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현대백화점)

지난 2~3일 유독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현장이 있었다. 바로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이다. ‘월리 행복 걷기 챌린지’ 참여를 위해 사람들이 이곳에 모였다. 백화점 내부 곳곳은 캐릭터 ‘월리’ 조형물로 100여 개로 채워지며 이른바 ‘월리 마을’로 변신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현대 서울이 오랜만에 준비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였다.

이번 행사는 현대백화점이 지난 5월부터 진행 중인 ‘월리와 떠나는 행복 여행’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단순한 볼거리 제공뿐 아니라 월리 복장 입기, 만보 걷기 챌린지 등 고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으로 사회 전반적 분위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조금이나마 이색적인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에 설치된 '베어 벌룬' 조형물 이미지. (사진 = 현대백화점)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더현대 서울에 4~6m 높이의 초대형 ‘베어 벌룬(곰 풍선)’을 설치해 MZ세대 인증샷 명소를 만들기도 했다. ‘러브(LOVE)’, ‘조이(JOY)’, ‘피스(PEACE)’ 등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곰 풍선 6점이 반갑게 손 흔드는 자세, 문 뒤에 숨은 자세로 더현대 서울, 목동점 곳곳에 설치돼 고객들을 만났다.

롯데홈쇼핑이 개발한 캐릭터 ‘벨리곰’은 롯데월드타워,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 설치돼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아파트 4층 높이의 15m 압도적인 크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캐릭터 ‘푸빌라’를 내세워 인증샷 명소로 거듭났다. 푸빌라는 지난 2017년 네덜란드 일러스트 작가 레케 반 데어 포어스트와 신세계백화점이 협업해 만든 자체 캐릭터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서 방문객들이 벨리곰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 롯데쇼핑)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외관을 푸빌라로 장식하고 다양한 굿즈로도 출시하는 등 백화점 대표 캐릭터로 만들었다. 또, 광주신세계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본관 1층 광장에 ‘푸빌라와 친구들’의 바캉스 연출물을 조성한 포토존을 지난달 28일 설치했다.

다음달 15일까지 운영하는 이 포토존에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푸른빛의 하늘과 짙은 파랑의 바다, 경쾌한 여름옷으로 갈아입은 반가운 푸빌라와 친구들이 함께 즐기는 바캉스 분위기를 조성했다.

관련해 이벤트도 마련했다. 광주신세계는 푸빌라와 친구들과 함께 ‘쿨(Cool)한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푸빌라와친구들 #SummerVoyage #신세계백화점)와 함께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간단한 나들이나 캠핑, 휴가 시 가볍게 사용하고 휴대하기 좋은 록시 비치 블랭킷(5명), 스탠리 캠핑용 워터저그(20명)를 증정한다.
 

광주신세계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본관 1층 광장에 '푸빌라와 친구들'의 바캉스 연출물을 조성한 포토존을 지난달 28일 설치했다. (사진 = 광주신세계)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매장 공간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채우는 건 백화점에 대한 관심도와 매출도 더불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이달 행사기간 동안 월리 체험형 콘텐츠에 약 30여만 명의 고객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벨리곰 굿즈를 판매하는 온라인 스토어 ‘벨리곰 닷컴’ 매출은 전시 이전 대비 5배 이상 껑충 뛰었고, 롯데월드몰 일일 방문객은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기간 동안 SNS에서 ‘벨리곰’을 키워드로 한 게시글이 3만 건을 넘어서며 대중적인 관심도 받았다.

벨리곰 전시 첫날에만 타임빌라스를 방문한 고객이 3만 5000여 명에 달했는데, 이는 올해 1분기 주말 평균 방문 고객 수보다 30% 이상 높은 수치다. 벨리곰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자 롯데월드타워는 전시를 연장했고, 약 3주간의 전시기간 동안 320만 명이 넘는 방문자가 다녀갔다.

구성회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을 하지 못했던 고객이 야외로 대거 몰리면서 롯데아울렛에서 준비한 벨리곰 전시 등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며 “향후에도 더 많은 고객이 나들이를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롯데아울렛이 각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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