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2.07.27 15:26:04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냈다는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27일 대통령에 대한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둘러싸고 용산 대통령실과 출입 기자단 사이에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지 않고 경기도 성남의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직행해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아침 출근길의 도어스테핑이 무산되자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이 행사를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카메라 등을 도열시킨 채 도어스테핑 취재에 나서려 했으나, 대통령실의 만류로 무산에 그쳤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의 최영범 홍보수석은 “대통령이 외부 행사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도어스테핑 형식을 빌려서, 이를테면 앰부시(ambush: 매복)라고 할 그런 취재를 하겠다고, 카메라까지 다 설치가 되어 있다 해서, 그건 온당치 않은 것 같아 물러나 달라고 했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최 홍보수석의 이러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기자단은 “앞으로 어차피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올 테니 그에 앞서 미리 약식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통령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인 입장임을 전제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일일이 다 말씀을 하면 국정 과제 수행에 대단한 지장을 받게 될 것이다. 꼭 필요하면 말씀하시겠지만 (내부총질 문자가) 그렇게 엄청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화급하게 내려와 기자단에게 입장을 직접 밝혀야 한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요청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도어스테핑을 생략했다’는 식의 기사가 나왔는데, 그간 도어스테핑은 대통령의 외부 행사가 있을 때는 하지 않고, 행사가 없을 경우에 대통령 출근 길에는 기자단을 만나 질문을 받았다. 따라서 생략을 했다는 오해가 없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내부총질’ 문자 대화는 △대통령이 보안에 취약한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여당 당대표와의 사적 문자 메시지 대화에 ‘강기훈과 함께’라며 제3자까지 등장하는 등의 문제를 노출시킴에 따라 앞으로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듣겠다’는 기자들의 입장과, ‘그건 지나치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이 대립각을 이룰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