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2.07.28 14:23:27
2026년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부산의 하늘을 날아다닌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SK텔레콤은 로봇팔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가상 UAM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들을 2030년 부산 상공으로 인도한 바 있다. 먼 미래의 비전으로 여겨진 가상의 미래가 4년 후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가 국내 최초로 지·산·학·연·군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2026년까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를 공헌했기 때문이다. 이 실증연구를 통해 이르면 2026년 UAM을 활용한 해상관광, 물품 배송이 이뤄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27일 오후 4시 30분 부산시청에서 UAM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기업, 대학, 군부대 등과 도심항공교통(UAM) 컨소시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본 협약에는 LG유플러스, LG사이언스파크, 카카오모빌리티, GS건설, GS칼텍스, 제주항공, 파블로항공, 해군작전사령부, 육군 제53사단, 한국해양대학교, 부산시설공단, 부산테크노파크 등 13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부산 UAM 회랑 실환경 비행 연구, 권역별 버티포트(Vertiport, 수직이착륙장) 입지 조건 및 운용조건 연구 등 부산시에 UAM 상용화를 위한 기초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며, 2026년까지 부산에 UAM 상용 노선 1개 이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협력한다.
협약 기관은 연구 초기에는 해상관광과 물류 배송 등에 UAM을 활용할 예정이며, 기술 수준이 성숙하면 가덕도 신항부터 북항, 이기대, 동백섬으로 이어지는 해안로를 따라 UAM 해상 관광 노선 구축도 추진한다.
협약 기관들의 역할을 살펴보면,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 계열사별 과제를 발굴하고, LG유플러스는 UAM 교통관리시스템과 통신 인프라 상용화를 위한 기술 실증을 진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UAM과 대중교통 등의 통합 운영을 위한 MasS 플랫폼 운영 방안을 연구한다. MaaS(Mobility as a Service, 통합교통서비스) 란 공유차량 및 대중교통 등 모든 이동수단과 연계한 ICT기반의 요금, 안내, 공유 등의 통합서비스를 의미한다. 카카오T가 택시부터 시외버스, 기차, 셔틀 등의 교통수단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관리하 듯, UAM을 비롯한 모든 이동수단을 ICT 기반의 플랫폼으로 묶어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동 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직 이착륙장 입지 연구 등을 수행한다.
GS건설은 수직 이착륙장의 친환경 인프라 구축, GS칼텍스는 수직 이작륙장과 주유소 네트워크 연계 방안 연구 등을 담당한다.
제주항공은 UAM 운항과 관련한 안전·신뢰성 조성, 파블로항공은 통합 관제시스템 개발 등을 추진한다.
한국해양대학교는 기초연구·인프라를 지원한다. 육해군은 부산 각각 UAM 기체의 비행 및 실증 구간의 육해상 보안성과 작전 연계 활용방안을 검증한다.
한편, 이 모든 UAM 산업 육성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은 부산시가 맡게 된다. 부산시는 신공항 건설 및 항만물류와 연계하여 하늘길(Sky), 바닷길(Sea), 해양도시(Shore)를 연결하는 전국 최초의 유·무인 통합 스마트 버티포트(Vertiport, 수직이착륙장)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UAM을 해상에 정박 중인 선박에 물품을 배송하고, 해운대와 이기대를 잇는 해상관광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하늘과 해상, 육상을 연결하는 유·무인 복합 스마트 포트를 구축해 UAM 산업 생태계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자동차, SK텔레콤, 한화시스템은 UAM 기술 개발을 토대로 UAM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선점한 대표적인 항목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UAM 시장 진출을 공헌하며, 현대자동차를 자동차 기업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업체로 확장시킨바 있다.
지난 18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미국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Supernal)을 통해 영국에서 열리는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 참가해 UAM의 기술력과 비전을 공개했다. 또한 같은 날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업무 협약(MOU)를 맺고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지역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에 대한 공동 연구를 2025년까지 진행하기로 하였다.
SK텔레콤도 2025년 UAM 상용화, 2030년 완전 자율 비행 서비스로의 전환을 목표로 UAM 시장 진출을 지난 6월 공표했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기업은 아니지만, SKT의 차별화 된 ICT 인프라를 활용하여 UAM의 예약과 탑승, 지상과 비행체의 통신, 내부 엔터테인먼트, 지상교통과 UAM 이용을 연계하는 플랫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올해 초 UAM 기체 제작 1위 업체인 미국 조비에비에이션(Joby Aviation)사와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8일 영국 런던 인근 햄프셔카운티에서 열리는 '판버러 에어쇼 2022'에 처음 참가해 글로벌 UAM·우주항공·첨단 방산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을 필두로 한화그룹은 2019년 UAM을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고 지금까지 2116억 원을 투자해왔다. 한화그룹은 2019년 7월 UAM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2019년에 미국 UAM 스타트업 오버에어에 꾸준히 투자를 집행하며 개인용 항공기(PAV)인 ‘버터플라이’를 공동 개발 중이다.
이번 부산시의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 추진으로 UAM 의 국내 성장이 본격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