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9호 안용호⁄ 2022.08.03 12:34:34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Emergen Research)는 전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19년 2203억 2000만 달러(약 262조 원)에서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를 기록하며 3425억 2000만 달러(약 407조 원)로 성장한다고 예상했다.
푸드테크의 다양한 영역 중에서도 탄소배출 감축과 식품 안전성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대체식품’ 분야에 특히 돈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식품업계뿐 아니라 블랙록, 테마섹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는 물론 디카프리오, 빌 게이츠 등 유명 인사들까지 대체식품 기업에 앞다퉈 투자하는 추세다.
대체식품은 동물에 기반한 전통적 농축산업 방식 대신 주로 콩, 버섯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이나 첨단 미생물 발효 기술로 개발한 단백질로 만든 식품이다. 대체식품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체 단백질은 대규모 동물 사육 없이 혁신 기술로 단백질을 구현한다.
SK(주), 대체 발효 유단백질 분야 선두 주자 퍼펙트데이에 1200억 투자
국내 기업 중 대체식품 분야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업은 SK(주)이다. SK(주)는 대체식품 선도 시장인 미국, 영국을 비롯해 초기 시장인 아시아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유망 푸드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아시아 주요국 선도 식품 기업 및 투자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 대체식품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SK(주)는 2020년 미국 발효 단백질 선도 기업인 퍼펙트데이(Perfect Day)에 투자하며 대체식품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퍼펙트데이는 대체 발효 유단백질 분야 선두 주자로, 2019년 세계 최초로 소(牛)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 유단백질 생산에 성공했다.
퍼펙트데이는 디즈니 회장이자 이사회 의장인 밥 아이거(Bob Iger)가 투자는 물론 사외이사로 경영에도 참여하면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밥 아이거가 사외이사로 직접 경영에 참여한 것은 애플사 이후 퍼펙트데이가 두 번째다.
2020년 ‘브레이브 로봇(Brave Robot)’이라는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해 친환경성·기술력·영양·맛 등에서 호평받은 퍼펙트데이는 현재 미국 5천 개 이상의 마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모던 키친(Modern Kitchen)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크림치즈를 비롯한 다양한 식재료로 제품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퍼펙트데이는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그레이터스(Graeter’s)와 닉스(N!ck’s)를 시작으로 주요 F&B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2021년 SK(주)는 2021년 미국 대체 단백질 개발사 네이처스 파인드(Nature’s Fynd)에도 약 290억 원을 투자하며 미국 대체식품 시장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네이처스 파인드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발견한 미생물과 자체 발효 기술로 영양이 풍부한 대체 단백질 원료 개발에 성공했으며 블랙스톤(Blackstone Strategic Partners), 힐하우스(Hillhouse Investment) 등 글로벌 유력 투자사들이 투자하면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SK(주)는 미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는 영국의 대체육 생산 기업 미트리스팜(Meatless Farm)에 투자하면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발효 단백질 외에도 식물성 대체육 분야 포트폴리오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CES 2022에서 ‘푸드테크’ 체험 전시 운영
한편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에 참여한 SK(주)는 퍼펙트데이의 대체 발효 유(乳)단백질로 제조한 아이스크림과 미트리스팜의 소시지로 만든 핫도그를 관람객들에 제공하는 체험행사를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탄소배출 감축과 연계한 푸드테크 체험 전시를 운영한 SK(주)는 부스 관람을 마친 관람객들에게 탄소 감축에 동참할 수 있는 바우처를 선물했다. 관람객들은 이를 ‘SK 푸드테크 트럭’에서 대체육으로 만든 핫도그나 대체 유단백질로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SK(주) 측은 “체험행사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맛과 풍미 측면에서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대체식품 생산기술력에 감탄하면서 탄소 저감 노력에 동참한다는 의미에도 깊게 공감했다”고 전했다. 올해 CES에 SK그룹은 ‘동행’(탄소 없는 삶, 그 길을 당신과 함께 걸어갈 동반자 SK)을 주제로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6개 사가 공동 참여했다.
SK㈜ 김무환 그린투자 센터장은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시장은 향후 무궁무진한 부가가치 확장이 기대되는 유망 분야인 동시에 환경적 가치도 큰 사업”이라며 “핵심 기술을 보유한 투자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기회 확대 등 시너지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