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수심리가 2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수도권의 아파트 값 하락 폭이 9년반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이 3년6개월여 만에 25개 구에서 모두 하락하며 부동산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결과, 전국의 매매가격은 0.09% 하락, 전세가격은 0.07%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에서도 시세 대비 30% 가까이 떨어진 단지가 속출하면서 집값 반토막 공포가 부동산 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은행이 7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후 상대적으로 주거 수요가 높은 서울에서도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빅스텝’ 발표가 있던 7월 13일 이후 매주 감소하며 8월 둘째 주(8일 기준) 84.4를 기록했다. 이는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사상 첫 ‘빅스텝’이라는 이슈가 위축되던 부동산 매수 심리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9% 떨어지며 전주(―0.07%)보다 하락 폭을 키웠다. 2019년 3월 넷째 주(25일 기준) 0.09% 떨어진 이래 가장 하락 폭이 컸다.
강남 11개구는 -0.05%의 하락세를 보였다. 보합세를 보이던 서초구(―0.01%)도 우면·서초동 위주로 가격이 떨어지며 올해 2월 21일 조사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송파구(-0.07%)도 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 확대했다. 서울 25개 구 매매가격이 모두 하락한 것은 2019년 2월 첫째 주 이후 3년 6개월여 만이다.
지난 17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공시된 강서구 마곡동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면적 59.9㎡는 지난 11일 9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신고가 13억 8000만 원보다 4억 원(29.0%)이나 낮은 가격이다. 불과 3개월 전인 5월 거래된 직전 실거래가 12억 8000만 원보다는 3억 원 급락했다.
한국부동산원 전문가는 "연휴 및 여름휴가철 영향과 폭우로 인해 매수 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가격이 하향 조정 되어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정도로 거래량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서울 지역 하락폭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