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식 지음 / 시공아트 펴냄 / 232쪽 / 1만 8000원
영화 ‘동주’의 오리지널 각본이 책으로 나왔다. 오리지널 각본은 연출, 편집 등을 거친 뒤 대중에 공개되는 극장용 영화와는 일부 차이가 있다. 영화 촬영-제작 중에 일부 대사나 장면 등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오리지널 각본을 읽는 독자들은 감독이기 이전에 작가의 눈으로 사전 기획된 ‘원본’으로서의 인물과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신연식 작가는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지만 ‘동주’에서는 각본과 제작을 모두 맡았다. 언제나 문학적 사유와 시대의 고민을 담은 영화를 선보이는 작가의 정수가 이 영화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영화에서 동주는 자신의 노트 가득 시를 쓰고 또 쓴다. 또 영문본이라도 시집을 출간하고 싶어했다. 이 바람은 그의 생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책에 수록된 작가 인터뷰에서 저자는 자신도 10대 시절 앞으로 만들고 싶은 영화 내용을 노트 가득 적었고, 동시에 윤동주처럼 살아생전 한 편의 영화도 세상에 내놓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다고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