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2.08.31 11:19:21
윤석열 정부가 내년 국방비를 올해보다 4.6% 증액해 57조 1268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30일 발표하자 일본 언론들은 31일자에서 일제히 “한국의 국방비가 일본을 앞지르게 생겼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지지통신은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국방예산이 일본을 제칠 기세’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엔화로 환산한 한국의 내년도 국방비가 약 5조8700억 엔 규모로 일본의 내년 방위비 요구액 5조 6000억 엔보다 규모가 더 크다고 알렸다. 다만, 일본의 현재 국방 예산에는 금액을 제시하지 않는 ‘사항 요구’가 다수 포함되어 최종적으로는 일본의 예산액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들은 직전 문재인 정권이 추진했던 ‘한국형 경항모’ 개발 예산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사실상 경향모 개발이 포기된 사실에도 주목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제시된 내년 예산안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이른바 ‘선제타격’ 시스템에 한국이 국방비를 대거 투입한다는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국방부는 30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 체계 예산을 올해 대비 9.4% 늘어난 5조 2549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3축 체계란 1.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공중에서 파괴하기 위한 ‘킬 체인’ 2. 북한 미사일 발사 시 패트리어트 또는 사드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3.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 등을 포착했을 때 선제타격을 하는 ‘대량응징보복 체계(KMPR)’을 합친 것을 말한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정립됐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사라졌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공식 부활했다.
2020년 발간된 ‘세계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국방비 규모는 일본이 세계 9위, 한국이 10위인데, 올해 두 나라의 순서가 엇갈릴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일본 정부는 방위비를 향후 5년 내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현재 1% 미만에서 2%대로 늘리는 계획을 지난 6월 의결해 앞으로 방위비 총액을 5년 안에 2배로 올린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전환한다는 일본이 경쟁 상대인 한국의 증가에 민감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