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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탈중국, 이제는 북미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해외 진출 전략

아모레퍼시픽은 하이엔드 시장 공략, LG생활건강은 헤어케어·뷰티테크… 차별화된 전략으로 북미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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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1호 김예은⁄ 2022.09.07 09:53:43

LG생활건강 크렘샵 대표제품 및 모델 컷. 사진=LG생활건강 제공

K뷰티의 글로벌 전략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이제 K뷰티는 중국을 넘어 북미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유는 아니다. 글로벌 화장품 격전지이자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은 언젠가 넘어야 하는 산이었다. 중국 시장의 부진은 그 속도를 더 가속화했을 뿐이다. K뷰티의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들의 서로 다른 전략을 짚어본다.

타타 하퍼의 주요 제품 이미지.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미국 하이엔드(High-end) 뷰티 시장 공략 나선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올 1분기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3% 급증했다고 발표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를 공표했다. 그리고 9월 1일 공시를 통해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Tata Harper)’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를 위해 유상 증자로 약 1,681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타타 하퍼 브랜드 운영사 지분 100%를 인수했다. 타타 하퍼는 미국 뷰티 시장을 주도하는 ‘클린 뷰티’를 기반으로 성장 중인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이번 인수에서 보듯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타깃은 미국 하이엔드(High-end) 뷰티 시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북미를 타깃으로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럭셔리 글로벌 대표 브랜드 ‘AMOREPACIFIC’을 필두로 미주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AMOREPACIFIC’은 2002년 3월, 미국 뉴욕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명품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어 2010년 6월 설화수, 2014년 라네즈가 미국에 진출했고, 이니스프리가 2017년 9월 뉴욕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매장을 오픈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북미 사업은 매출 비중이 높은 설화수와 라네즈가 고성장하며 전체 북미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설화수와 이니스프리는 멀티브랜드숍 채널(이하, MBS 채널)과 e커머스 중심의 영업 기반을 확장했고, 라네즈는 입점 채널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력 상품인 ‘립 카테고리’의 신규 성장 기회를 발굴하며 매출 볼륨을 확대하고 있다.

 

블랙핑크 ‘로제’와 함께 한 설화수의 브랜드 캠페인.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특히 설화수의 경우 오프라인에서는 세포라와 같은 화장품 전문점 멀티브랜드숍 채널 중심의 영업 확장에 주력했다. 3월 23개의 신규 세포라 Retro-fit 매장에 입점하면서 총 51개의 판매 점포와 251개의 ‘Next Big Thing Wall’ 부스(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내 부스)를 확보했다. 또한 이커머스 채널 확장과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1월에는 더 허트 그룹(THG)의 3대 이커머스 플랫폼 덤스토어, 룩판타스틱, 스킨스토어 론칭에 성공했고, 4월에는 아마존 채널에 정식 론칭하는 등 온라인 판매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라네즈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콘서트 스폰서로 참여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라네즈는 2021년 '방탄소년단∙아모레퍼시픽 립 슬리핑 마스크 퍼플 에디션'을 출시하고 방탄소년단의 미국 콘서트에 스폰서로도 참여하며 현지 고객의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7월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는 라네즈가 뷰티 & 퍼스널 케어(Beauty & Personal Care)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로 등극하고 설화수의 윤조 에센스가 완판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타타 하퍼 인수와 함께 강도 높은 마케팅 활동을 펼쳐 북미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타타 하퍼와의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한다. 생산물류 시설 및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타타 하퍼의 수익성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더불어 타타 하퍼의 북미, 유럽 비즈니스 확대와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한 재정비 작업도 병행한다.

아모레퍼시픽 안세홍 대표는 “타타 하퍼는 아모레퍼시픽이 추구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 브랜드”라며,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및 생산물류 인프라와 타타 하퍼의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디지털 카탈로그. 사진=LG생활건강 제공

M&A로 유통망 확보, 디지털 기반 신사업 확대 나선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그동안 M&A를 진행하며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를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자사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확대하고, 피지오겔, 알틱폭스, 크렘샵 등으로 자사 보유 브랜드를 확대해왔다. 또한 북미를 중심으로 스마트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 ‘LG CHI Color Master®’와 미니 타투 기계인 ‘Pinty’ 등의 신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북미 시장 사업 확장을 강조하며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이룬 ‘후’ 브랜드의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브랜드 컨셉과 헤리티지는 유지하면서 북미 고객들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강화해야 한다. 채널 면에서는 리치(REACH, 미국에서 시작되어 오랫동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프리미엄 오랄 케어 브랜드) 인수를 통해 확보한 오프라인 리테일러와의 관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난해 인수한 알틱폭스(Artic Fox, 2014년 미국에서 출시된 비건 콘셉트의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의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 샤토 플레이스에 오픈된 에이본 플래그십 스토어, 스튜디오 1886. 사진=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19년 8월 미국 화장품 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하며 미주 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디딤돌을 마련한 이래, 제품 포트폴리오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재편성하고 현지 시장에 적합한 한국의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20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LG생활건강이 ‘20년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인수한 유럽 더마화장품 대표 브랜드 ‘피지오겔(Physiogel)’ 역시 글로벌 더마 브랜드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인수 당시 일부 아시아 및 유럽에서 판매하던 제품들을 인수 이후 미국을 포함한 북미, 중국, 일본 시장까지 확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 공략을 위해 아마존 내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하고 코스트코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등 미국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는 오프라인 채널로 판매 영역을 확장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넓히고 있다.

 

크렘샵 대표제품 아이쉐도우.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지난 4월에는, 미국 MZ세대 타겟의 뷰티 브랜드 미국 ㈜The Crème Shop(더크렘샵, 이하 크렘샵)의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2012년에 설립된 크렘샵은 ‘K-뷰티와 현지 감성의 조화’라는 평가를 받은 브랜드로, 기초 및 색조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K-팝, K-콘텐츠의 강세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시점에 크렘샵이 보유한 K뷰티 헤리티지와 현지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활용, 미주 사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글로벌 M&A를 통해 인수한 REACH(리치, 미국에서 시작되어 오랫동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프리미엄 오랄 케어 브랜드), Euthymol(유씨몰, 1898년 영국에서 탄생한 프리미엄 오랄 케어 브랜드), Arctic Fox(알틱폭스) 등의 브랜드로 전략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이들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기반으로 데일리 뷰티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이 북미 시장에서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시장은 헤어케어 시장과 디지털 시장이다. 지난해 8월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Arctic Fox(알틱폭스)’를 보유한 ㈜Boinca(보인카)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알틱폭스는 비건 콘셉트의 브랜드로, 패션 염모제를 중심으로 SNS에서 2백만 명 이상의 MZ세대 중심의 팔로워를 보유하며 하이엔드 헤어케어 최상위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알틱폭스의 높은 인지도와 고객 로열티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패션 헤어케어 시장으로 진입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 파루크 헤어 스페셜리스트가 LG CHI 컬러 마스터를 시연하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또한 글로벌 뷰티 테크 시장 공략과 디지털화를 위해 북미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진행중에 있다. LG생활건강은 디지털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글로벌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에서 먼저 선보임으로써 디지털을 능숙히 이용하는 고객인 MZ세대를 공략한다. 또한 디지털 공간에서의 직접 소통과 면밀한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한 트렌드 파악, SNS 마케팅 역량을 강화로 사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미국 프로페셔널 헤어케어 전문기업 파루크 시스템즈(Farouk Systems, 이하 파루크)와 함께 전문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 ‘LG CHI Color Master®’를 개발하고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바 있다.

LG생활건강이 파루크의 축적된 노하우와 전문적인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의 경험 및 의견을 반영하여 개발한 LG CHI Color Master®은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헤어 컬러를 그 자리에서 바로 제조하여 제공하는 신개념 고객 맞춤형 염모 시스템이다. 헤어 스타일리스트의 맞춤형 컬러 제조 작업은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이루어진다. LG CHI Color Master®는 현재 미국 100여 개의 헤어 살롱에 설치되어 헤어스타일리스트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캐나다 등 북미 전역과 유럽 등으로 진출해 염모제 및 전문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디지털 혁신을 거듭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이 개발 중인 미니 타투 프린터는 ‘Printly’(가제). 사진=LG생활건강 제공.

또한 글로벌 뷰티 테크 시장 공략을 위해 10cm 이하의 컴팩트한 사이즈의 미니 타투 프린터의 올해 4분기 북미 시장 출시를 목표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이 개발 중인 미니 타투 프린터는 ‘Printly’(가제)라는 프로젝트명 아래,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타투 프린터로 독특한 방식으로 자기표현이 자유로운 MZ세대를 겨냥해 제품 개발을 추진해왔다. LG생활건강은 올해 4분기부터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Artic Fox)’의 유통 채널을 통해 ‘Printly’를 판매하고, 향후 프라이머, 클렌저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화장품과 연계 사용으로 ‘Printly’의 활용 가능 범위를 점차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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