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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에 ‘배틀로얄’과 ‘카이지’ 또 소환된 이유는

일본 언론 ‘일간 겐다이’, “오징어 게임 호평 잇따랐지만, 한편으론 복잡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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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2.09.15 10:46:09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한 것을 두고 일본이 질투와 부러움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본 공영 NHK 방송은 13일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엔터테인먼트가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사회의 격차를 소재로 만든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방탄소년단의 그래미상 후보 등재 등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했다.

민영 방송인 TV 아사히 역시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작품이 수상한 것은 오징어 게임이 처음”이라며 “영어권 사람들이 모르는 한국의 놀이를 담았음에도 1개월 만에 세계 1억 4200만 가구가 시청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호평했다.

반면 일부 일본 언론은 오징어 게임의 성공에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현지 언론인 ‘일간 겐다이’는 14일 보도에서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오징어 게임이 역사를 바꿨다’, ‘처음에는 단순한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생각했지만,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 교차되는 이야기에 끌려갔다’ 등 호평의 목소리가 잇따랐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한 감정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인 ‘일간 겐다이’는 14일 보도에서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오징어 게임이 역사를 바꿨다’, ‘처음에는 단순한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생각했지만,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 교차되는 이야기에 끌려갔다’ 등 호평의 목소리가 잇따랐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한 감정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사진=일본 언론 ‘일간 겐다이’ 14일자 기사 캡처

이어 “(오징어 게임의 스토리는) 일본 만화 ‘카이지’ 또는 ‘라이어 게임’과 유사하다”며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이 기쁘긴 하지만, (일본인들은) 조금 억울한 것 같다. 기뻐하기만 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겐다이가 짚었듯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작품으로 일본의 ‘배틀로얄’, ‘라이어 게임’, ‘도박 묵시록 카이지’ 등이 있다. 이 작품들 모두 목숨을 걸고 다투는 ‘데스게임’ 콘텐츠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역시 데스게임을 다룬 일본 만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공개 당시 데스게임이라는 큰 줄기와, 처음 시작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 ‘다루마상가 코론다(오뚝이가 넘어졌다)’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일부 네티즌은 빚에 허덕이던 주인공이 인생 패배자를 모아 살아남는 살인게임에 참여하는 오징어 게임의 스토리 라인이 도박묵시록 카이지와 흡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목숨을 건 생존게임이라는 점에서는 데스게임 콘텐츠를 언급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배틀로얄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애니메이션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한 장면. 사진=왓챠

이 모든 표절 논란들과 관련해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2009년에 쓴 대본이고, 신이 말하는 대로는 2011년 공개된 작품이라 뭘 보고 베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며 “다른 작품들에선 게임이 어렵고 복잡해 천재 같은 주인공이 진행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단순해서 보는 이들이 게임보다 사람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해명했다.

관련해 일부 네티즌은 “오징어 게임은 스스로 선택해 생존게임에 참가한 거지만, 배틀로얄은 사회적 문제를 아이들에게 전가시키고 납치해 강제로 살인 배틀을 벌이게 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도 그냥 빚쟁이가 도갑게 미쳐 목숨을 거는 데 중정을 둔다. 스토리 라인이 오징어 게임과 명확히 다르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본 만화가 오쿠 히로야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징어 게임이) 일본 콘텐츠에서 영감을 받았겠지만, 비교적 각본이나 연출이 신선해 매혹적이다. 술술 보게 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사진=일본 만화가 오쿠 히로야 트위터 캡처

일본 만화가 오쿠 히로야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징어 게임이) 일본 콘텐츠에서 영감을 받았겠지만, 비교적 각본이나 연출이 신선해 매혹적이다. 술술 보게 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은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억울해하기도 하는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겐다이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업계는 인재 육성에 힘쓰는 동시에, 현장 스태프들을 저임금 노동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대로라면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계속 벌어질 것이다.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바뀔 때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도 짚었다.

네티즌들은 “일본 콘텐츠는 기괴하고 작위적인 분위기로 마니악해 다수가 좋아하긴 힘든 점이 있는 것 같다”,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는 지나치게 현실과 동떨어진 장르문학적 성격이 강한데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는 보편적인 문제를 건드려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대신 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이지 않냐”, “이제 오징어 게임 머리채 좀 그만 잡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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