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2.09.22 10:50:11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동한 성격에 대해 한국 정부는 ‘약식 정상회담’으로 발표한 반면, 일본 정부는 ‘간담(懇談)’이라고 규정해 차이를 보였다.
30분간의 양 정상이 만나 앉아서 배석자를 두고 회담을 진행한 것이지만, 한국 측은 ‘정상회담’으로 격을 높인 반면, 일본 측은 ‘간담 정도’라고 낮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 측이 간담이라고 규정한 것은 징용공('강제징용공'의 일본식 표현) 문제를 한국 측이 해결하지 않는 한 정식 회담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자민당 내 주장을 배려한 면이 있다”고 해설했다. 양국 정상 회동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보수층을 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회동 장소에 대해서도 한국 대통령실과 일본 언론들의 표현이 달랐다. 대통령실은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빌딩에서 약 30분 동안 만났다”고 밝힌 반면, 일부 일본 언론들은 “주유엔 일본대표부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난 21일 정오께 이 빌딩에선 일본 주최의 CTBT(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당연히 일본 기자들이 빌딩 입구에 많이 있었으며, 윤 대통령이 빌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일본 언론들은 동영상으로 보도한 반면, 한국 언론은 해당 영상을 찍을 수 없었다.
약식 정상회담 현장에는 양국의 사진기자가 들어가 촬영했고, 동영상 촬영기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진검승부였고, 尹이 더 많이 말해”
회담의 분위기에 대해 일본 JNN 방송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착석한 상태로 진행됐고, 분위기는 진검승부였다. 윤 대통령 쪽이 말을 더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해당 빌딩에 주유엔 일본대표부가 있다면 이른바 ‘적진’으로 찾아들어간 윤 대통령이 더 많이 발언했으며, 정상 회동의 분위기는 진검승부, 진짜 칼을 들고 승패를 가리는 듯한 분위기였다는 전언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일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윤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소송의) 해결책에 대한 검토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 약식회담 결과 서면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외교당국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고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