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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 인수 추진…“2030년 글로벌 방산 톱10 목표”

대우조선과 MOU 체결…“토탈 방산·그린에너지 메이저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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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2.09.26 18:13:24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그룹 내 흩어졌던 방산 역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결집하기로 한 데 이어 ‘2030년 글로벌 방산 톱10’ 목표 달성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26일 대우조선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또,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함께 서명했다.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 원과 5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그룹의 신성장동력에 투자하고 있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및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 모두 6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투자사들은 상세 실사 뒤에 공정한 경쟁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올해 11월 말경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오너가 3세 김동관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한화그룹의 방산 산업 확대에 추진력이 붙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인사에서 기존 한화솔루션에 이어 추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맡게 됐다. 그룹 주축 사업인 태양광과 방산을 모두 이끄는 역할이다.

한화그룹은 26일 대우조선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한화디펜스와 11월 합병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양 방산의 강자인 대우조선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또,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 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확보한 미래 방산 기술을 민간상선에 적용할 수도 있다.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CMS)를 대한민국 해군 함정에 공급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잠수함에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탑재한 한화디펜스의 기술을 향후 수요가 급증하는 친환경 선박에 적용할 수도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 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또, 한화그룹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확고히 자리 잡을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과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

또,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설치선(WTIV)을 활용해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화건설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LNG선을 중심으로 한 노후선박 교체수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의 신규 수요, 선박 발주 증가에 따른 도크 경쟁으로 조선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제2의 빅 사이클 초입에 돌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저가로 수주한 물량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자산가치 재평가를 통해 부실을 해소한 대우조선 역시 향후 3년 반~4년간 일감인 288억 달러(약 41조 원)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그룹의 방산 수출 확대와 해상 풍력 진출, 친환경에너지 운송 시장 확대 등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면 조기에 ‘턴 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화그룹이 그룹 내 흩어졌던 방산 역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결집하기로 한 데 이어 ‘2030년 글로벌 방산 톱10’ 목표 달성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은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로 이번 대우조선 인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이익 창출 수단을 넘어 투자와 일자리, 수출 확대로 대우조선이 위치한 경남 거제의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조선 기자재와 하청 제작 업체 등 지역 뿌리산업과도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그룹은 13년 전에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08년 약 6조 원에 인수를 추진했지만, 대우조선 노조의 현장 실사 방해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 조달이 걸림돌로 작용해 포기했다. 당시에도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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