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아소 다로 일본 전 총리(현재 자민당 부총재)를 비공개로 접견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일한협력위원회 회장 자격으로 방한한 아소 전 총리를 만났다고 전했다.
아소 전 총리의 대통령실 도착·출발 시간을 고려하면 접견은 약 1시간 이상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서면 브리핑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양국 관계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나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있는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언급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이날 접견을 보도하면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북한 미사일 문제,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측 가해 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일본 언론들은 일본 기업들이 내야 할 배상금을 한국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대납하는 방안을 놓고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접견과 관련해 “아소와 윤 대통령이 옛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에 대한 일본의 표현) 문제로 악화한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북한 대응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으며, 기시다 일본 총리의 의향을 근거로 이달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환경 정비를 위해 노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정상회담 장소로 교도통신은 “이달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소와의 접견에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이달 아세안 정상회의, 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 이 가운데 한 국가에서 회담을 조율하고 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사히는 “징용공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되기 전에 정식 회담을 하면 자민당 보수파 등의 반발이 예상돼 (정상회담) 실현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정상회담이 아니라 간담이나 잠시 서서 얘기를 나누는 형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윤 대통령도 이태원에서 150명 이상이 숨지는 사고 대응에 쫓겨 조율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