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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컬러 마케팅④] 타 업계도 컬래버 러브콜! 제약회사 컬러 마케팅

빨강 부채표 '활명수', 노랑 비타민 '레모나', 초록 '마데카솔', 파랑 '박카스'... 약의 효능 컬러로 알리는 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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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6호 이윤수⁄ 2022.11.21 10:46:31

병원에 가면 흰색과 함께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색이 있다. 바로 녹색이다. 병원의 벽, 바닥, 시트, 수건, 수술복 등에 사용된 녹색의 의미는 뭘까?

2009년 9월, 캐나다 의학 협회지 CMAJ에 실린 데이비드 판탈로니 박사의 아티클 '의학의 컬러'에 따르면, 녹색이 병원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14년 경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병원이었다.

미국 외과의사인 해리 셔먼은 병원의 전통적인 흰색이 너무 밝고 눈부셔 정밀한 진료와 수술 등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흰색 대신 녹색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런 경향은 북미로 퍼졌고, 환자의 심리 치료에도 녹색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현대 병원의 주요 상징이 되었다. 


제약업계에서도 녹색 선호는 이어지지만 녹색만이 전부는 아니다. 고객에게 제품을 알리고 팔야야 하는 제약회사들은 제품의 기능과 컬러를 연결시키며 다양한 컬러로 고객들에게 다가간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 그 카테고리의 대표 약인 경우 이런 경향은 더 강하게 나타난다. 고객들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국내 제약회사들의 컬러 마케팅은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탐내고 컬래버를 원할 정도다.


동화약품 활명수 부채는 1897년부터 빨간색

동화약품 활명수. 사진=동화약품

빨간색은 가장 강하고 격렬한 색이다. 이미지로 시선을 끌고 충동구매를 유발하며 사람의 시선을 끄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위험 표지판과 정지, 긴급, 경고 등의 메시지를 알리고자 할 때 많이 쓰이는 색이다.

동화약품은 부채표 로고에 빨간색을 넣었다. 눈에 띄는 빨간색을 로고에 넣고 제품을 홍보했다. 특히 활명수와 비슷한 상품이 우후죽순 등장했을 때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통해 로고를 강조하며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활명수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빨간 부채표 로고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놀랍게도 활명수의 역사는 18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급체, 토사곽란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았던 당시 '살릴 活, 생명 命, 물 水'라는 이름의 뜻 그대로 민중들의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으로 활명수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그리고 빨간 부채와 활명수가 만나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부채표 활명수를 기억시킨다. 활명수는 임금을 보필하는 궁중선전관 노천 민병호 선생이 궁중 비방에 서양의학을 더해 만든 국내 최초 신약으로 알려진다.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10일까지 성수동에서 진행된 '활명수 1897' 팝업스토어. 사진=동화약품

얼마 전 한 팝업스토어에서 이 빨간색이 등장했다. 동화약품은 활명수 탄생 및 창립 125주년을 기념한 ‘활명수 1897’ 팝업스토어를 10월 19일부터 11월 10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열었다.

팝업스토어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 등에 빨간색을 활용해 ‘활명수=생명력’을 강조했다. 또한 내부 곳곳에 빨간 벽지를 사용했고, 쇼룸 등에도 빨간색을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다.

팝업스토어는 ‘1897 THE BEGINNING’, ‘동화약방’, ‘활명수 NOW!’, 활명수 포토존, ‘활명수 show room’ 총 5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각 존에서는 활명수의 역사와 캠페인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과 기념판 전시를 통해 풍성한 볼 거리를 제공했다.

이번 이벤트는 활명수의 탄생, 현대화 스토리와 판매금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활명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또 활명수 탄생 125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출시되는 활명수 클래식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도 준비해 재미를 더했다.

활명수의 명성은 타 업계와의 컬래버로도 이어졌다. 올해 7월 동화약품은 창립 125주년을 맞아 미국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스탠리와 협업해 ‘활명수 기념판’을 출시했다. 스탠리의 시그니처 보온병을 연상시키는 패키지에는 활명수의 빨간색 부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수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도왔던 국민 소화제로 스탠리의 보온물병 등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의 따뜻한 식사를 책임졌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협업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비타민C 원래 노란색 아냐? 레모나의 진실

경남제약 레모나. 사진=경남제약

자신감과 긍정을 의미하는 노란색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색이다. 이 노란색의 밝은 에너지로 국민 비타민을 만든 제약회사가 있다.

비타민은 다량이 필요하진 않지만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우리 몸에서 직접 합성하지 못해 주기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경남제약은 비타민은 노란색, 노란색 하면 레모나가 떠오르게 한 주인공이다. 레모나 하면 생각나는 노란색 철제 통은 1993년 처음 탄생했다. 100포로 구성된 원통형 케이스가 전통적인 레모나로 자리매김한 이후 70포 하트캔, 150포 사각캔 등 포장과 구성에 있어 소비자 니즈에 맞게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레모나의 컬러마케팅은 사람들이 비타민C의 원래 색이 노란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강렬했다. 정제 비타민C가 대부분이던 시절 노란색 봉지 안에 든 가루 비타민C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레모나는 당대 최고의 스타를  광고 모델로 섭외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이유, 김수현, 레드벨벳 아이린을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를 역대 전속 모델로 선정해 주목받았다.

최근 경남제약은 국내·외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을 홍보 모델로 발탁하면서 레모나 브랜드 인지도를 해외로 확장하는 한편,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비타민으로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레모나는 최근 국내 MZ세대를 겨냥, 제품 패키지에 모델 이미지를 넣는 '온팩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식물 잎에서 추출한 성분, 그래서 초록색 마데카솔

동국제약 '마데카솔'. 사진=동국제약

초록색은 자연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만든다. 자연의 이미지로 재생의 느낌을 주며 평화와 신뢰의 느낌을 주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동국제약은 건강한 국민 생활을 지향하며 1970년 국내에 마데카솔을 출시했다.

센텔라아시아티카는 인도양 연안의 아열대 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식물이다. 마데카솔은 이 식물에서 추출한 정량추출물을 주성분으로 만든다. 제품에 따라 각종 상처, 창상, 화상, 욕창 등의 치료에 사용하는 상처치료제다.


마데카솔은 식물 성분을 사용하면서 초록색을 컬러 마케팅에 사용했다. 봄이 되면 피어나는 새싹처럼 새살이 솔솔 자라날 수 있도록, 식물의 느낌과 연결 짓기 위해 초록색을 선택했다. 또한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광고에도 초록색을 활용했다.

배우 송지효, 전소민이 등장한 동국제약 마데카솔 광고. 사진=동국제약

최근 마데카솔 광고에서도 컬러 마케팅이 돋보인다. 초록색 식물로 가득 찬 집에서 배우 송지효와 전소민은 초록색 모자와 드레스를 입은 상처 마법사로 등장했다. 


광고에서 상처 마법사들은 상처가 나 울고 있는 아이를 유리구슬로 확인하고 아이 앞에 나타나 “마데카솔 뾰로롱!”이라고 주문을 외치며 두 제품으로 아이들을 치료한다. 이어 “식물 성분이 마법처럼!”이라고 말하며 마데카솔겔과 마데카솔분말이 식물 성분임을 강조했다.

동국제약은 그동안 국립공원공단과 ‘산행안전 캠페인’을, 녹색어머니중앙회와 ‘우리 아이 안전캠페인’을 각각 공동 진행하고,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의 ‘소아암 어린이 봄나들이’ 행사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을 펼쳐 왔다. 또 한국유소년축구연맹과 한국리틀야구연맹을 통해 스포츠 꿈나무를 후원해 오고 있다. 모두 마데카솔의 초록색이 연상되는 이벤트다.

원래는 알약이었던 파란색 '박카스'

동아제약 박카스. 사진=동아제약

파란색은 침착하고 냉정함을 상징한다. 또 도전, 자유, 젊음, 평화, 소통, 신뢰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특히 파란색은 빨간색과 더불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다. 


올해 61주년을 맞은 동아제약의 대표 피로회복제 박카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바커스(Bacchus)'에서 이름을 따왔다. 박카스 하면 갈색병 위의 파란색 스티커가 떠오르지만, 1961년 첫 출시된 박카스는 알약이었다. 알약 박카스가 앰플제를 거쳐 병에 든 드링크로 나오기 까지는 2년이 더 걸렸고, 1963년 8월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파란색 박카스가 출시되었다. 

박카스는 병뿐만 아니라 포장 박스에도 파란색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건강과 맛을 동시에 갖춘 자양강장제 이미지와 함께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제품으로 기억시키기 위함이다.


특히 파란색은 젊음과 도전 등의 이미지가 있는데, 동아제약은 이 컬러의 상징성을 박카스에 담아 의미 있는 광고 캠페인을 다양하게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1962년에는 '젊음과 활력을'이라는 헤드라인으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로는 '지킬 것은 지킨다'라는 광고를 통해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젊은이들이 다시 살리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 모두가 공감하는 우리 이웃의 소박한 일상생활 속 이야기를 담아내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는 광고를 제작해왔다.

2020년에는 국내 대표 서점 예스24가 피로해복제 박카스를 모티프로 한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카스의 파란색 컬러와 로고를 활용한 북파우치, 북클립, 보냉백 등이 고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은 "박카스가 동아제약의 대표 브랜드로 지금 이 자리에 올라온 이유는 고객이다. 동아제약은 앞으로도 박카스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우수한 제품이 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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