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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리츠 3사 30%대 급등 배경은?

'주주환원'에 집중한 메리츠 그룹의 신경영전략... 문어발식 확장과 '옥상옥' 지주회사 구조가 일반적인 한국 증권 시장에 '주주환원'의 새로운 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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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2.11.23 11:46:29

메리츠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메리츠금융지주

문어발식 확장과 자회사 줄상장 트렌드를 완전히 역행하는 파격 행보를 보인 메리츠 그룹이 시장의 환호와 함께 2거래일 연속 동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메리츠금융지주는 전일대비 8000원(29.91%) 오른 3만4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도 29.97%, 29.87% 폭등하며 상한가로 마쳤다.

23일 개장 직후 메리츠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가격제한폭(29.93%)까지 상승했다가 소폭 하락한 4만2천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메리츠증권(9.71%)과 메리츠화재(14.22%)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자회사 완전 편입이라는 '통 큰 결단'에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3인방이 다 함께 상한가로 치솟은 것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1일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공시했다.

지주회사가 주요 상장 자회사를 상장폐지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조치는 한국증시에서 흔치않은 결정이다. 대주주(오너)의 지분율이 하락으로 지배력이 감소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23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증권의 자회사화를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하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지분율은 75%대서 47%대로 낮아진다. 대주주 승계에 따른 세금분까지 고려한다면 오너 지분율은 20% 이하로 하락하여 경영권이 약해질 가능성마저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로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자본 재분배(Capital Reallocation)의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자회사의 별도 상장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불가능했고 이는 효율적인 자본 재분배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효율적 자본 재분배를 통해 투자 기회를 적기에 잡고, 기업의 주당가치(EPS)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신경영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또 21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의 이번 결정의 배경은 사업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인상과 단기 금융시장 경색 등의 시장의 위기 국면에서 적절한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적시의 자본 재분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은 △그룹 전반의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 발휘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 △주주 간 이해 상충 해소를 통한 의사 결정 간소화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진짜 주주환원이 무엇인지를 한국 증시에서 증명하겠다는 조정호 회장의 의지"라며 환영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에 따르면 자사주 소각의 경우 이익잉여금으로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한 뒤 이를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 변화 등은 없고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킨다.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구글(알파벳)과 애플도 1개 상장사를  유지해 주주가치를 지키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를 별도 상장한다면 엄청난 시가총액을 보유한 자회사가 탄생하겠지만, 모회사와 자회사의 주주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고, 의사결정 속도는 느려진다. 이에 따라 구글은 모든 기업가치를 지주회사 알파벳에 집중시키고 효과적 의사결정으로 빠른 시장 대응과 경영 전략을 펼쳐가고 있다.

오너의 승계 및 경영권 강화에 집중하는 한국 기업 구조에서 '주주환원'에 집중한 메리츠의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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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김용범  주주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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