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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日 고교팀도 하는 이너랩 못하는 한국” … 이대로라면 일본에 계속 진다고?

‘거의 전원이 유럽파’ 日의 선전과 ‘유럽파 드문’ 한국-아랍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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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2.12.06 17:26:38

브라질 선수들이 6일 한국전 전반에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성공 뒤 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체적으로는 심플하면서도 패턴 그대로의 패스 돌리기로 시종했기 때문에 공격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말았다. 첫 우루과이전에선 왼쪽 사이드백 김진수의 오버랩이 돋보였지만 일본에선 이제 고교생 수준에서도 흔한 이너랩 등을 찾아보기 어려워 전술적으로 지나치게 단조로운 경향이 강했다.”

일본의 축구 비평 전문지 ‘사카 비평’에 12월 5일 실린 기사 중 한국에 대한 비판 내용이다. 두 축구 선수가 공을 주고받으면서 일직선으로 침투하는 ‘오버랩(overlap)’, 사선으로 침투하는 ‘인너랩(inner lap)’을 일본 고교팀도 구사하는데, 한국 국ㅁ가대표 팀의에서는 이조차 찾기 힘들어 ‘전술적으로 지나치게 단조롭게 패스 돌리기만 한다’는 비평이었다.

[‘역전돌파’ 한국과 ‘조별리그 패퇴’ 중동의 희비를 가른 ‘차이’(카타르월드컵 축구계 지각변동 (2)]란 제목의 이 비평이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것은, 팀에 유럽파가 얼마나 많은가가 결국 승패를 갈랐다는 전체 내용 덕이다.

끝없는 투지로 '역전돌파'를 이뤄냈지만, 기술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한국 팀을 평가한 일본 '사카 비평'의 기사. 


‘국내파 위주’ 아랍 팀들의 홈그라운드 몰락

우선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두드러진 것은 16강에 단 한 팀도 오르지 못한 중동 팀의 패퇴였다. 홈그라운드에서 펼쳐진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홈팀 카타르는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이 모두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사우디는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는 대이변을 연출했지만 그뿐이었고, 한국의 영원한 숙적 이란도 별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반면 동아시아의 3걸 한국-일본-호주는 16강에 올랐고, 이 중에서도 일본은 E조 1위라는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 차이를 이 비평은 ‘유럽파 숫자’로 풀었다. 일본은 26명 중 19명이 유럽파라서, 11명 전원을 유럽파로 내보낼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같은 걸출한 유럽파가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전체적으로는 소수에 그치며, 일본만큼 절대다수가 아니다.

또한 중동 선수들은 과거 유럽 팀에서 뛰기도 했지만, 달러 머니를 바탕으로 국내에 고액 연봉을 주는 프로팀들이 생겨나면서 중동의 축구 스타들은 굳이 고되게 유럽 팀으로 옮겨가 고생할 필요없이 자국 리그 안에서 뛰어도 되기 때문에 대다수가 국내파이다.

E조 리그에서 독일에 역전승을 거둔 뒤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유럽파 숫자를 분석한 뒤 이 비평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 팀들이 유럽 선수들과 맞붙는 경기를 보면 유럽 선수들의 인텐시티 높이에 어디까지 맞설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고 썼다. 즉 살인적인 일정과 강도(인텐시티)로 프로 경기를 소화해내는 유럽 리그 내에서 뛰는 선수가 많은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은 확연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호주에 대해서도 “소속 클럽의 수준은 그리 높지 않더라도 호주도 많은 선수가 유럽에서 싸우고 있다”고 썼다. 최고급 팀이냐 아니냐를 떠나 유럽에서 뛰는 선수의 비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 비평은 “한국은 최근 유럽 클럽에서 뛰는 선수가 줄고 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한국 팀의 장점과 단점으로 △한국은 규율을 지켜 탄탄하고 조직적으로 싸울 수 있는 팀이었지만 유연성이 떨어지며 △‘정신력’과 ‘자존심’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으며 △끊임없는 전투 의욕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공을 갖고 다툴 때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 한국 팀의 이러한 전투 의욕 덕에 △우루과이는 원하는 공격을 하게 못한 채 90분간 치열한 골 주고 뺏기를 계속하는 거친 경기가 됐고 △포르투갈은 전반전을 통제했지만 한국의 끊임없는 전투 의욕 앞에서 점차 수동화되면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무승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한국의 극적인 역전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평상심’으로 독일 등과 맞설 수 있었던 일본

반면 각국 리그 상위권 클럽 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은 일본은 독일이나 스페인 선수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모리야스 일본 감독의 말대로 “동일 선상에서 싸울 수” 있었다.

이 비평처럼 유럽파의 비중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게 월드컵이라면, 한국 국가대표팀은 이너랩 같은 초보적인 기술도 활용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선수들의 투지와 정신력만으로 도대체 언제까지 ‘아시아에선 우리가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을지 의심되지 않을 수 없다.

박문성 KBS 축구 해설위원이 '오버래핑' 기술 등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

 

이너랩핑과 오버래핑을 실제의 축구 경기 장면으로 보여주는 일본의 축구 기술 동영상.

 

이런 점에서 지난 12월 2일 엑스포츠 뉴스의 [‘유럽파 19명’의 힘 … 한국 축구, 이젠 일본을 인정하라]는 기사 등은 월드컵 축구 팬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하다. 이 기사에서 김현기 기자는 “지난 4월(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 당시)만 해도 국내 축구계는 일본에 대한 동정 내지 조롱을 쏟아냈다” “한국이 손흥민과 김민재라는 공수 양면에 걸쳐 유럽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했지만 일본 축구가 갖고 있는 유럽파의 힘과 저변에 못미치는 상황인 셈이다. 유럽 빅리그 혹은 중상위권 리그에서 갈고 닦은 일본 선수들의 개인기와 전술 소화 능력 등은 몇몇 선수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과 뚜렷한 비교가 되고 있다. 최근 각급 대표팀 한일전 패배와 함께 한국이 일본을 인정하고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어느 1~2개 대회를 반짝 잘하는 게 아니라 꾸준한 성적을 내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썼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세웠지만 일본과 비교한다면 너무나 어렵게, 또 운까지 따라줘 이를 이룩한 반면,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이라는 세계 최정상급 팀을 연거푸 격파하면서 자력으로 조 1위를 쟁취했고, 지난 월드컵 준우승 팀인 크로아티아와도 대등하게 겨뤘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앞으로의 축구 한일전이 두렵게 다가올 뿐이다.

이제 일본 축구를 인정해야 한다고 쓴 엑스포츠뉴스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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