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축구 황제’ 펠레가 82세를 일기로 하늘의 별이 됐다.
30일(한국시각) AP, 로이터 등 해외 통신들은 “월드컵에 (참가해) 세 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최고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펠레가 사망했다. 그의 에이전트가 사망을 확인해줬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오른쪽 결장(結腸)에 암 종양이 발견돼 제거술을 받은 펠레는 이후 병원을 오가며 화학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 심부전증, 전신 부종, 정신 착란 증상으로 재입원했다.
현재 펠레의 인스타그램에는 생전에 환히 웃고 있는 사진과 그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올라와 있다. 사진 옆 메시지에는 “오늘 세상을 떠난 ‘왕’ 펠레의 여정에는 영감과 사랑이 있었다. 그의 여정 안에서 에드송(펠레 본명)은 스포츠의 천재성으로 세상을 매혹시켰고, 전쟁을 멈추게 했다. 또 전 세계에서 사회적 사업을 이끌고, 우리의 모든 문제에 대한 치료법이라고 믿었던 사랑을 전파했다”고 썼다.
메시지 끝에는 펠레가 전 세계 팬들에게 보내는 유언인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영원히”도 담겼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혀온 브라질 영웅 펠레는 현역 생활 동안 1363경기에 출전해 1281골을 기록했다.
브라질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서 77골을 넣은 그는 월드컵 14경기에선 12골을 득점했다. 1958년, 1962년, 1970년 등 세 차례 월드컵 우승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00년 펠레를 지난 세기 최고의 선수로 선정했다.
펠레는 한국과의 인연도 적지 않다. 최전성기였던 1972년에는 브라질 프로축구 명문 ‘산투스FC’ 소속으로 한국을 찾아 우리나라 축구대표팀과 일전을 벌이며 3-2로 승리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이후에도 한국을 찾았다. 1998년에는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시 개막을 앞둔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의 선전과 행운을 기원해줬다.
2002년 한·일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열린 2001년에도 대회 후원사의 홍보대사로 내한했다. 2003년에는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전 총재가 개최한 국제클럽 축구대회인 ‘피스컵’ 출범 당시 고문으로 위촉돼, 대회 참관차 또 한 번 방한하기도 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