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1.09 11:50:51
스페인 프로축구의 최고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가 121년 구단 역사성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스페인 선수가 단 한 명도 들어가지 않은 채 경기를 치러 스페인 축구 팬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8일 오전(한국 시간) 프리메라리가 16라운드 비야레알과 원정 경기에 스페인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이 프랑스 3명, 브라질과 독일 2명씩, 크로아티아·벨기에·오스트리아·우루과이 출신 1명씩을 섞어 선발 11명을 내보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공격수에 벤제마(프랑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 페데리코 발베르데(우루과이)를 필두로 미드필더에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오렐리앵 추아메니(프랑스), 토니 크로스(독일), 수비수에 페를랑 멘디(프랑스), 다비드 알라바(오스트리아), 안토니오 뤼디거(독일), 에데르 밀리탕(브라질), 그리고 골키퍼에 티보 쿠르투아(벨기에)로 선발진을 꾸렸다.
1902년 창단한 레알 마드리드가 공식 경기에 ‘스페인인 0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것은 121년 구단 역사상 처음이자, 통산 4435번째 경기만에 처음이다. 더구나 레알 마드리드는 이 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2019년 이후 스페인 선수 입단도 끊겨
이에 스페인 언론들은 일제히 경고음을 울렸다. 마드리드의 스포츠지 ‘마르카’는 “스페인 선수가 없는 이유는 클럽이 스페인인 선수를 중시하지 않기 때문인가, 아니면 스페인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일레븐에 들어갈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인가”라고 물으며 개탄했다.
또다른 스포츠지 ‘as’는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팅 멤버에 스페인 국적 0는 국가적인 문제이며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2009년 이후 레알이 영입한 55명 중 스페인인은 단 14명뿐이었다며 ”오랜 외국 국적 선수 영입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2009년 이후 스페인인으로선 마지막으로 레알에 합류한 선수는 2019년 겨울 이적한 브라힘 디아스(현재 AC밀란 소속)이었다. 그 뒤 12명이 영입됐지만 모두 외국인이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팀은 의미없는 볼 돌리기로 일관하다가 일본에 패함은 물론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에도 무릎을 꿇으면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현재는 무적함대(스페인 대표팀의 애칭)의 험한 앞날을 암시한다는 걱정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