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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 휩싸인 국립현대미술관…윤범모 관장 “혁신 계기로 삼겠다”

“감사결과 숙지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재심의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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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1.11 17:18:40

1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윤범모 관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미술관 특정 감사 결과와 관련해 “미술관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 관장은 1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연 ‘2023 전시와 중점사업’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미술관 특정 감사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전날 문체부는 국립현대미술관 특정감사 결과, 미술관이 규정과 다르게 미술작품을 구입하고 미술관 관련 재단은 국고 납입 수익금을 직원 격려금으로 지급하는 등 16건의 위법·부당 업무처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은 미술관 내 뮤지엄숍인 아트존과 주차장 수입은 국유재산법 시행령에 따라 1년 단위로 수입과 지출을 정산하고 수입이 지출을 초과하면 차액을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회계연도가 끝나기도 전에 연간 수입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며 수입금 3196만 6950원을 직원 격려금으로 임의 집행했다. 문체부는 국고 납입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갑질 행위도 논란이 됐다. 문체부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 직원 A, B는 다수 직원에게 “나가서 딴소리하면 죽는다”, “화장을 좀 해라”, “수준이 초등학생이다” 등 폭언을 했고, 윤 관장은 이를 인지하고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윤 관장은 “갑질 문제는 불행한 일”이라며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나왔는데 갑질 단어가 없는 미술관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장품 구입 때 전문가 의견과 다르게 구입가를 조정했다는 감사 결과도 논란이 됐다. 문체부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은 279점 중 26점의 구입가격을 합리적 이유나 일관된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조정했다.

대표적으로 테레시타 페르난데즈의 ‘어두운 땅(우주)’ 등 7점은 가치평가위원회의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최고 5000만 원까지 상향 조정하고, 미야지마 타츠오의 ‘카운터 갭’은 가치평가위원회 고평가에도 불구하고 1000만 원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관장은 “가치평가위원회의 평가액은 대체로 빡빡하게 정해지는 편이다. 매도자가 제시하는 가격과 구입액이 너무 멀어지면 매매가 되지 않는다”며 “테레시타 페르난데즈 작품의 경우 평가액과 매도자의 희망가가 워낙에 차이가 나서 아예 구입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건희 컬렉션’ 목록집 발간이 늦어지는 이유도 설명했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품 2만 1000여점 중 80% 이상을 목록화해 공개했으나 국립현대미술관은 1400여 점 목록집을 올해 말 발간 예정이다.

윤 관장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차이 때문이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고 작가의 경우, 유족을 찾기가 쉽지 않아 저작권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지난해 기증품이 2000점을 넘어 연 200여점인 업무처리 능력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정자를 정해놓고도 수개월째 공석 중인 학예실장직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여름부터 학예실장 공모를 진행해지만, 최종합격자가 음주운전 중징계 처분을 받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윤 관장은 “내부 승진이 아닌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만큼 관장의 의지가 개입될 수 없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늦춰졌지만 며칠 내 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논란과 관련해서는 “아직 감사결과를 숙지하지 못했다”며 “종합적 검토를 바탕으로 저를 포함해 해당부서가 개선할 건 개선하고, 재심의를 요구할 것이 있으면 요구할 안을 만들 것”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문체부가 미술관에 감사 결과와 처분 요구사항을 통보한 뒤 감사 대상기관의 장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라 감사 결과가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1개월 이내에 문체부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한편 2019년 취임한 윤 관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해 2월 25일 재임명됐다. 임기는 2025년까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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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문화체육관광부  갑질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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