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실의 초대 강인선 대변인이 지난 9월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긴 뒤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맡아왔던 이재명 부대변인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29일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대변인 공석 사태에서 사실상의 대변인 역할을 맡아 일일 브리핑 등을 진행해 왔으나 지난 1월 12일 마지막 브리핑 뒤 그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부대변인의 자진사퇴 이유로 “(대통령실이) 기자단에게 제공한 대통령의 순방 일정(1월 14~21일 UAE·스위스)이 외부로 유출돼 안보상 위험과 외교상 결례가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부대변인은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에는 지난 9월 이후 대변인이 공석인 데다 부대변인마저 공석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천효정 부대변인이 남아있지만 최근 뉴미디어비서관 직무대리를 겸직하면서 가짜뉴스 대응과 매체 홍보에 주력하는 실정이다.
대통령실은 신임 대변인단 인선 절차를 서두르고 있지만, 앞으로 김은혜 홍보수석의 ‘1인 3역’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는 참여하지 않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초반 대통령실에 뒤늦게 합류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야당으로부터 공격받을 때 적극 ‘최전방 수비수’로 나섰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지만, 브리핑 때마다 날선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과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MBC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놓고 논란이 가열됐을 때 ‘MBC가 악의적인 10가지 이유’를 서면 브리핑 작성해 배포한 것도 이 부대변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