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1.31 11:02:09
직전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민소통수석-대변인을 맞았던 박수현 전 의원은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자진사퇴했다고 전해진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에 대해 “꼬리자르기 식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부대변인의 자진사퇴 이유를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일정이 외부에 유출된 일에 책임을 지고”라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 박 전 수석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이 유출되는 것은 왕왕 있었던 일”이라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 낼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 10월 29일로 기억하는데, 그때도 (문 대통령의 일정이) 유출된 적이 있다”면서 “(그런 이유라면) 김은혜 홍보수석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책임을 물어 홍보수석까지 경질을 하면 대통령실의 법적 책임, 도의적 책임을 다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이 부대변인에게 꼬리 자르기 식으로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결국 일정 유출이 문제됐다면 김은혜 홍보수석부터 이 부대변인까지 일괄 사퇴하는 게 맞지, 직급이 낮은 이 부대변인만이 사의를 밝힌다고 해서 이를 수리까지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발언이었다.
박 전 수석은 자신의 개인적 생각임을 전제하면서 “대통령이 ‘UAE 적은 이란이다’라고 하는 심각한 외교적 파장이 있는 발언을 했다. 아마 그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는 “그 장면을 순방기자단의 풀단이 찍었을 것이거나 아니면 대통령실 전속이 찍어서 공개했을 텐데, 사전에 왜 문제가 되는 발언들을 통제하지 못했는가 라고 하는 그런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닌가, 그 이유밖에 생각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
결국 박 전 수석 입장에서는 이재명 부대변인의 사퇴 이유를, △순방 일정 유출 탓으로 보기도 힘들고(부대변인이 전적으로 책임을 질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적은 이란”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유출된 탓으로 보기도 힘들다(공개석상에서 한 발언이기 때문에)는 견해였다.
한편 그는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 대변인도, 부대변인도 없는 사태에 대해 “신기하다”고 평가했다.
대변인이 5개월째 공석 사태인 데 대해 박 전 수석은 “언론을 통해 국민이 질문할 기회와 창구를 아예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변인에게 언론이 질문할 기회를 뺏기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전 수석은 자신의 청와대에서의 직책명이 국민소통수석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소통이라는 것은 대통령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홍보나 공보, 일방향 광고가 아니라 국민께 말씀을 드리고 국민의 의견을 피드백하는 과정이다. 현재의 대통령실 홍보수석실은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과거의 홍보나 공보 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인식이 ‘대변인이 5개월쯤 없어도 그냥 되는구나’라는 공백 사태를 빚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