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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부동산 살지 말지? 서울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기준점”

입지가 아니라 가격 전쟁 시대… 재건축보다 신축, 대형보다 중소형, 시점보다 가격 낙폭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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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1호 김예은⁄ 2023.02.08 17:22:11

상가를 사서 '또박또박 월세' 받는 것을 여전히 꿈꾸는 이들에게 이는 ‘구시대적 로망’이라고 꼬집는 이가 있다. KB국민은행의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미래의 부동산은 입지 경쟁력보다는 모바일 입지가 중요하다며, MZ세대의 소비와 공간 욕망을 욕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거에 대한 수요도 마찬가지다. 재건축, 대형 평수, 강남 등 과거에 중시되었던 편향적 사고에 사로잡혀서는 미래 부동산의 흐름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학 박사인 그를 만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부동산 시장의 전망과 매수자가 취해야 할 자세에 관해 물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사진=김예은 기자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의 주요인을 무엇으로 보나?
"금리 충격의 공포가 스마트폰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전염되는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봅니다. 금리 인상 후 빠른 속도의 정보 전달과 그에 따른 공포의 전염은 그동안 주택 시장을 주도했던 핵심 수요층 2030세대, 즉 MZ세대의 거대한 수요 공백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과거 과열된 주택 시장에서 영끌 빚투, 패닉 바잉 현상으로 집을 무리하게 사들였던 이들은 이미 주택을 선취한 상황에 높아진 금리 문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또한 1주택자들은 정부의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제 완화가 발표된 작년 말까지 조정대상지역에서 집을 추가적으로 사려면 취득세만 8%를 부담해야 했습니다. 양도세와 종부세 부담에, 고금리에 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이러한 요인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층이 없어졌고, 가격이 급격히 흘러내리는 흐름을 뒷받침해줄 지지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빠른 속도의 공포 전염효과가 시장 전반으로 파급을 미치며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지난 상승기에 갭투자가 유난히 많은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갭투자는 주식의 외상거래, 신용융자와 비슷해 버블을 유발하지만 하락할 때는 더 심하게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1주택자 LTV 추가 확대, DSR 적용 조정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나?
"현재 정부 정책의 움직임은 낙폭을 줄이는 연착륙 효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완화책으로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보수적으로 판단할 때 시장의 흐름을 급격히 바꾸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그 이유는 역사적 흐름과 매수 핵심 세력의 부재, 그리고 금리 변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울을 기준으로 그다음 해인 2009년은 집값이 일부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통계 수치로도 상승했죠. 하지만 2010년 이후 4년 동안 아파트값이 하락했습니다.


지금 집값은 소득에 비해 높게 형성되어 있는 데다 핵심 세력인 2030세대가 종전까지 불안감에 못 이겨 주택을 이미 선취매 하는 바람에 현재 구매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당분간 집을 사려는 구매 욕구가 폭발하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집값의 또 다른 풍향계인 금리도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내려가기는 힘든 구조입니다. 현재 역전세 문제에 이후 경기 침체 문제까지 가시화될 경우, 2~3년 내에는 시장의 조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2월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3월 말부터 다주택자도 부동산 규제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 내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3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3월 대출 규제 완화 후에도 시장 경색이 지속될 경우 대출 규제 추가 완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 국내 기준 금리는 어느 정도 상한선에 근접해 인상 흐름은 꺾였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2~3년은 부동산 시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 13개국에서 소비자물가가 5%를 상회한 이후 2%까지 되돌아오는 기간을 조사했을 때 10년 4개월이 걸렸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 그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적어도 현재와 같은 고금리가 2~3년은 진행된다고 봐야 합니다. 당장 올 연말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고 오히려 2024년부터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물가 부담 때문에 인하를 한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흔히 금리를 모든 자산의 중력이라고 표현합니다. 부동산 자산은 금리가 오르면 재평가됩니다. 수요자들이 부동산 자산에 기대하는 요구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임대수익률이 예금 이자보다 낮은 부동산은 매력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대출을 통해 임대료를 받아도 임대료 수익보다 이자가 높다면 오히려 밑지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일수록 그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이처럼 부동산은 시중금리와 비교우위를 통해 투자 여부와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거래 절벽에 따른 부동산의 가치 조정 등 고금리 시대로의 전환에 따른 적응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빚테크보다 저축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자산을 구성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 경기침체 시(마이너스 성장) 부동산에 2차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노무라 그룹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슈바라만이 1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0.6%로 제시했습니다. 1.7%를 제시한 한국은행이나 1.6%의 기획재정부 등과 비교할 때 차이가 큰 수치이기도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실물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아닌 둔화 수준이라면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반면, 마이너스 성장, 즉 실물경기가 곤두박질치면 부동산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고금리 태풍이 우리를 휩싸고 도는 가운데 역성장을 하면 그동안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던 수익형 부동산이 휘청일 수 있습니다. 창업이나 기업들의 사업 확장 수요가 줄고 실적이 악화되면 공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공실이 발생한다면 치솟는 금리 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되죠. 이렇게 되면 대출 비중이 높은 매물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금리 태풍이 1차 충격이었다면 마이너스 경제 성장은 2차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금리보다 경기침체 변수에 더 주목하고 2차 충격 위기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2월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대형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 업소에 전세와 매매가가 게시돼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듯 급매물과 함께 매매가가 손 글씨로 고쳐진 채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아파트 보유자는 집을 팔고 더 큰 하락을 기다리는 것이 좋은가? 계속 보유하는 것이 유리한가?
"부동산은 주식과 같이 쉽게 사고팔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보유자는 기존의 집을 전세를 놓고 더 싼 전세로 옮겨가는 등 최대한 부채를 줄여가는 방법으로 버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주택시장에서 호·불황을 가늠하는 지표인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이것이 향후 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나?
"현재 미분양 가구가 6만 8000가구를 넘어서고 있죠. 위험 수위를 넘었고, 증가 속도가 한 달 새 22% 급증할 정도로 매우 빨라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긴 합니다. 다만, 이는 경계해야 할 위험 요인이지 이것으로 인해 집값이 추가적으로 급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진 않습니다.

 

1993년부터 28년간 미분양 수는 평균 7만 5000가구를 기록해 왔습니다. 2008년 12월 말에는 16만 가구를 넘어서기도 했죠. 현재 미분양이 급증하며 시장이 경색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파격적인 부동산 연착륙 대책을 내놓고 있죠. 따라서 현재의 미분양 지표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지만 현재까지 시장의 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의 위기감도 여전하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은?
"현재 매매 시장에서 PF 위험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큰 위험 요인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공채 시장은 한숨을 돌렸는데, 신용도가 낮은 BBB 이하의 회사채들은 여전히 온기가 돌고 있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적어도 올해는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 혹자는 전 정부에 아파트 가격이 37.7%(KB국민은행 기준) 폭등한 가격지표가 폭등 직전과 유사한 상태로 회복되는 것이 가격 정상화 과정으로 평가한다. 가격 하락 비교지표를 이 수치를 기준으로 두고 참고해도 될지?
"집값의 거품이 좀 빠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해당 수치가 기준점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KB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PIR 수치를 보면 현재 아파트 가격이 소득 대비 얼마나 고평가되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2022년 3분기 기준 서울아파트 PIR은 14.5배입니다. 과거 거품이 심했던 2008년 2분기의 7.5배에 비해서도 너무 높은 수준이죠.


UN에서는 적정 PIR 수치로 4~5배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권고 수준일 뿐, 시장의 움직임이 이와 같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박원갑 박사는 현재 장세에서는 바닥의 시점을 예측하기보다는 가격경쟁력을 보고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역별로 울퉁불퉁한 장세여서 일관된 타이밍을 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진=김예은 기자

-그렇다면 국내 부동산 가격의 바닥을 판단하기 위해 어떤 지표를 참고해 시장 흐름을 판단할 수 있나?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동행지표는 매일 업데이트 되는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입니다. 침체국면에서 거래량은 매수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바닥 지표가 됩니다. 가격은 속여도 거래량은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월 거래량이 500~1000건에 불과한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적어도 2~3천 건은 넘어서야 거래 회복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보다 더 빠르게 시장흐름을 볼 수 있는 밑바닥 지표는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 거래량’입니다. 이는 시장에서 풍향계나 바로미터로 작용하는 선행성을 띤 지표입니다. 따라서 일반 소규모단지 아파트를 사더라도 항상 랜드마크 아파트 흐름을 주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바로 시가총액 상위의 랜드마크 아파트를 모아놓은 것인데요. 이 수치를 참조하셔도 됩니다."


-2021년 4분기 평균거래가격의 -30%, 수도권은 -40%가 베이스캠프로 삼으라고 조언했는데 2021년 4분기를 기준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자금)이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유동성 장세로 인해 2021년 9~10월이 가장 고점을 기록한 시점입니다. 현재 장세에서는 시점보다는 가격경쟁력을 보고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지역별로 울퉁불퉁한 장세여서 일관된 타이밍을 논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리스크가 불가피한 현재 흐름에서 매입을 고려하는 개인은 2021년 9~10월 대비 서울은 30%, 수도권은 40% 이하로 빠진 아파트를 모아놓고 최근 거래가격이 공시가격 이하로 떨어진 지역 가운데 ‘신축, 대단지, 중소형’의 조건을 갖춘 매물을 고려해볼 것을 권합니다. 이곳이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하는 MZ세대들이 영끌 빚투의 대상이 되었던 아파트로 상대적으로 낙폭이 더 크기 때문이죠. 소단지, 대형 평수, 재건축은 이번 장세에선 하락 폭이 크지 않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는 화성 동탄, 수원, 의왕, 안양 동안구, 인천은 송도, 서울에서는 고덕과 잠실 일대에서 역전 현상이 심했습니다.


또한 급매물과 마이너스 분양권, 분양시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럴 때일수록 경·공매 시장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는 이처럼 낙폭 과대 지역에서 최대한 내재가치보다 싸게 사는 헐값 사냥꾼의 전략이 유효합니다. 다만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좀 더 시장을 관망하며 신중히 기다릴 것을 권합니다."

 

-3000가구 이상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의 실거래가(선행지수)가 바로미터이므로 예의 주시하라고 추천했는데 아파트 매물을 고르는 기준 역시 대단지의 랜드마크 아파트를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습니다. 사전에 바로미터로 언급했던 시가총액 50위 리스트 안에 있는 랜드마크 아파트가 바로미터이기도 하면서 매입하기 좋은 조건의 아파트입니다. 이러한 곳은 교통(역세권), 교육(학원, 학군), 편의시설(쇼핑)이라는 주거 프리미엄이 잘 형성된 곳이며, 무엇보다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에 비해 사고팔기가 용이해 환금성과 유동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단지 아파트는 주식이나 채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사 금융상품', '준 금융상품' 기능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시세도 수시로 포착되고 거래 빈도도 높죠.

 

여기에 거주 목적으로도 각종 커뮤니티 시설의 대단지 프리미엄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앞으로도 커뮤니티가 잘 갖춰진 '대도시, 도심, 역세권, 신축, 대단지' 아파트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반면, 나홀로 아파트는 사면 안 됩니다. 이는 거래 빈도도 낮고 가격이 빠지는지 아닌지 파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 강남에 비해 노동강(노원, 도봉, 강북) 지역의 가격 변화율이 높아 현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강남의 소형 아파트와 이 지역의 대형 아파트 가운데 어느 조건 부동산에 대한 보유가 유리한가?
"지금 시황은 입지 전쟁이 아니라 가격 전쟁 시대입니다. 둔촌주공의 사례만 봐도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분양가가 적정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따라서 지금은 헐값 사냥꾼의 관점에서 낙폭 과대 지역을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분양을 받더라도 기존 분양가 대비 10% 이상 저렴해야 합니다. 물론 부동산에서 인구는 펀더멘탈이므로 지방의 인구 감소 지역들은 조심해야 하죠.


대형 아파트도 현재 가격이 하락한 곳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곳으로 옮겨 타는 것도 현재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가격 하락 폭이 높은 지역과 조건의 매물을 유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MZ세대가 역세권 중소형, 신축, 비강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지만 미래가치가 정해져 있는 강남, 재건축 불패는 반복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강남3구 재건축 단지에 재건축 규제를 풀어준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현 장세에서 재건축에 대한 투자는 적절치 않습니다. 현재 많은 지역에서 집값이 많이 빠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재건축은 낙폭이 크지 않습니다. MZ세대도 신축을 선호하는 특성을 갖고 있죠. 또한 재건축은 전세값이 싸기 때문에 강남의 재건축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15억의 현금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갖춘 이는 많지 않죠.

 

무엇보다 재건축 규제를 푼다고 하더라도 지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이하 재초환)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재건축에 대한 투자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 정부가 재초환 규제 완화안을 내놨지만 이것이 재초환 유예나 폐지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니즈와 맞지 않은 상태이죠. 따라서 일정 부분까지는 속도가 나겠지만 그 이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리스크가 큰 상황입니다."

지난해 4분기 상가 시장에 임대료가 떨어지고 공실은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중대형 상가는 0.33%, 소규모 상가는 0.52%, 집합상가는 0.32% 각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전국 기준 중대형 상가가 13.2%, 소규모 상가가 6.9%를 기록하며 작년 초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0.5%포인트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저서에 따르면 인구 감소와 비대면 소비 변화로 상가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했다.
"소비 패턴이 구조적으로 디지털화 되고 있고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죠. 과거에는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입지 경쟁력이 성공의 핵심 요소였지만, 스마트폰 등장 이후에는 오프라인 입지보다 모바일 입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 부동산의 공실률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인구와 소비흐름에 가장 취약한 것이 상가 시장입니다.


부동산에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방어 효과는 건물이 아니라 땅의 가치입니다. 꼬마 빌딩이나 아파트는 땅을 보유하지만, 땅 지분이 거의 없는 구분 상가, 분양 상가는 업종 변경이 안되고 투자 위험도 높습니다. 현재 상가의 버블도 아파트보다 심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상가를 사서 ‘또박또박’ 월세를 받겠다는 로망은 이제 구시대적 투자방식이 될 것입니다.


반면, 도심, 역세권의 꼬마 빌딩 특히 2030 세대들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왔다갔다 하는 곳은 미래에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부동산 투자는 결국 나의 욕망이 아니라 타자의 욕망을 사는 것입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세력, 그리고 부동산의 핵심 세력인 MZ세대의 소비와 공간 욕망을 욕망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사이트입니다. 주거 문화는 30대 중반 여성이 결정하고, 소비 문화는 20대 초반 여성들이 결정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앞으로의 부동산의 움직임과 주거문화도 이와 같은 핵심세력의 움직임과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원갑 박사는 부동산 투자는 결국 나의 욕망이 아니라 타자의 욕망을 사는 것이라며,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세력인 MZ세대의 소비와 공간 욕망을 욕망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김예은 기자

- 비대면 소비가 활발해지는 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는 오히려 물류 창고 등이 들어설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한 토지 투자가 유리한 투자 수단이 되지 않을까?
"MZ세대는 아파트와 부동산을 동일시하는 세대인 콘크리트 키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들은 토지는 고사하고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도 높지 않습니다. 아파트가 가진 환금성과 유동성의 이점, 주거 편의성 등이 높은 이점 등으로 아파트의 선호도는 비가역성을 띠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MZ세대의 토지 투자 선호 경향은 앞으로도 증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부동산이 투자자산에서 관리자산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보는가?
"과거처럼 부동산으로 높은 시가 차익을 노리고 큰돈을 버는 시대는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2023년부터는 인구 감소를 체감하게 될 것이고, 옛날처럼 경제 성장률이 높은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산 포트폴리오 상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부동산의 자산 비중을 5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부동산은 투자를 위한 목적보다는 똑똑한 한 채를 잘 골라서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봅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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