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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금천문화재단 오진이 대표이사 "금천 다시 봄, 예술과 함께 주민 곁으로"

서울문화재단 창립 멤버, 금천구 예술 문화 이끄는 문화정책 전문가...'책볶은밥' 사업, '금천우리동네오케스트라'로 청소년 문화에 생기 불어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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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3호 이윤수⁄ 2023.03.08 10:21:53

서울 금천문화재단 오진이 대표이사. 사진=서울 금천문화재단 

오진이 대표이사는 서울문화재단 창립 멤버로 창의예술센터장, 문화사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한 문화정책 전문가다.

2021년 11월 금천문화재단 부임 당시 오 대표이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근무할 때도 지역문화재단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라며, “여러 문화기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금천구 주민에게 예술로 큰 감동을 선사하는 금천문화재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오진이 대표이사는 금천문화재단에서 도전과 혁신의 변화를 만들고 있다. 예술이 주는 감동과 독서가 주는 영감의 힘으로 지역을 정답게 들여다보며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금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금천 지역에서 바람직한 문화들이 금천의 문화 정체성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먼저 금천문화재단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금천문화재단은 다양한 공연 전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금천구를 넘어 서울 서남권의 문화예술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예술인과 예술 단체엔 단순 대관 공간이 아닌 협력 파트너로 인정받는 금나래아트홀, 금나래갤러리와 뮤지컬 분야를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예술교육 공간인 금천뮤지컬센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주민과 함께 소통하고 있어요.

또 구민들의 지역문화와 생활문화, 독서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활문화를 위해 뮤지컬, 국악, 탈춤 등 다양한 관련 단체와 협업을 통해 금천구 곳곳에서 주민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천우리동네오케스트라'를 통해 청소년의 음악적 상상력과 문화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이외에도 금천구는 독서문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자치구 중 한 곳입니다. 4개의 구립도서관과 11개의 공립작은도서관에서 도서 서비스와 문화행사 및 독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죠.

금천구는 현재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 회장 도시입니다.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는 전국 책 읽는 도시 상호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함으로써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책 읽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8년에 창립된 단체입니다. 금천구에서는 여러 도서관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 전체에 독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서 문화를 위해 만든 프로그램 중 ‘책볶음밥’ 사업이 있는데요. 2017년부터 운영 중인 ‘엄마가 지어주는 책볶음밥’ 사업은 작은도서관이 각 초등학교 학부모회와 연계해 아이들과 소통하며 책을 읽어주는 ‘책엄마’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엄마'들은 다시 초등학교로 나가 책 읽어주기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더욱 책에 관심을 두고, 접할 기회가 많아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금천구와 금천문화재단에서는 더욱 다양한 독서 사업으로 주민이 언제 어디서나 책과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 금천이라는 지역의 문화적 특징은?

"금천구의 역사를 배워가고 있는데 꽤 소중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시흥궁행터를 이야기하자면, 과거 시흥군의 중심지였던 시흥행궁은 조선시대 정조가 생부(生父)인 장헌세자(莊獻世子)의 능행길에 묵었던 곳입니다. 당시 행궁의 규모가 114칸이었고 정조의 화성 능행 이후에도 존속되었으나 철종 때 소실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터가 남아 있습니다.

원래 금천(衿川) 혹은 금양(衿陽)이라고 불렸던 시흥군은 시흥로의 개설과 함께 시흥행궁이 세워지면서 시흥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금천 지역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어요.

 

또 금천구의 상징목으로 정조대왕 능행차 시흥행궁터에 800년 넘게 자리 잡고 있는 은행나무 보호수도 있습니다. 특히 금천구는 시장이 발달한 지역이고, 배산임수 지역으로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지역이에요.

 

흥미로운 점은, 금천구 주민의 구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높다는 점입니다. 젊은 직장인들과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구에 대한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참으로 크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런 금천의 역사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주민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아카이브를 구축했고, 구민의 역사를 보여줄 '금천 다시, 봄' 전시회를 기획해 현재 금나래갤러리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열리고 있는 '금천 다시, 봄'은 이런 금천구만의 역사와 특징을 되짚는 행사라 볼 수 있나요?

금천문화재단 금나래갤러리에서 진행중인 특별전시 '금천 다시, 봄'. 사진=서울 금천문화재단

“금천구는 1995년 3월 1일 구로구에서 분구되었습니다.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막내 격이지만,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금천구만의 특별한 전시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금천구민을 위해 일반적인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전시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금천 다시, 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전시를 기획하며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먼저 '예술 전당포'를 운영했는데요. 전당포를 통해 금천구의 옛 모습을 기록한 사진, 영상, 녹취록, 기타 기록물 등을 다양하게 수집했습니다. 모여진 다양한 자료를 포함해 금천구를 작업 대상으로 삼거나 금천구에서 꾸준히 작업해 온 작가 8인의 작품도 전시에 포함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금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살펴보며 새로운 금천의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도록 전시를 꾸몄습니다.

 

이번 전시는 금천이라는 지역을 보면서 자기 자신이나 가족들, 금천의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금천구 주민의 일체감, 연대감이 굉장히 높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금천구민을 위해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자료를 계속 모을 수 있도록 아카이브도 만들었습니다.” 


- 재단 사업 중 또 하나 눈에 띄는 프로젝트가 '금천우리동네오케스트라'입니다.

2022년 11월 개최된 금천문화재단 금천우리동네오케스트라의 제9회 정기연주회. 사진=서을 금천문화재단

“금천우리동네오케스트라는 2012년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 주관으로 시작한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입니다. 클래식 음악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건강한 인성을 함양하고자 만든 사업입니다.

현재 금천구에서는 2017년 금천문화재단이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직접 운영하고 있어요. 다른 자치구의 유사 사업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꿈의 오케스트라사업으로 많이 넘어갔지만 서울 강동구, 노원구와 금천구가 자치구 중 유일하게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오케스트라 운영 방식이 궁금합니다. 금천구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활동할 수 있나요?

“금천우리동네오케스트라는 취약계층, 이주민 등 음악적인 보호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원을 모집할 때도 학생들은 부모님이나 보호자와 함께 인터뷰를 통해 선발이 이뤄집니다.

1년 중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교육이 진행되고 정기 공연 등 다양한 공연 무대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악기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도 교육에 참가할 수 있죠. 진도에 따라, 곡에 따라 전체적인 하모니를 위한 연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각 파트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케스트라는 조화가 중요하다 보니 어렵게 접근하면 학생들이 지치고 포기할 수 있는데요. 이때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도전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실력에 따라 정기 공연이 가능한지도 궁금해할 텐데요. 학생들이 공연에 올라가게 되면 정말 조심스럽게 연주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혹시 틀리까 하는 마음에 처음에는 두려울 수 있겠지만, 학생들이 각자 서로의 소리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공연 후반부부터는 자신감이 붙고, 점점 하모니에 익숙해지면서 멋진 공연을 매번 들려주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악기들이 하나의 하모니를 위해서 연주하잖아요. 자기 역할을 하면서 친구들과 조화롭게 지내는 법을 배우고,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친구들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다른 자치구에서도 동네 오케스트라가 활발해지면 좋겠습니다.”

-‘금천 속으로, 주민 곁으로, 예술과 함께’가 금천문화재단의 슬로건입니다. 어떤 의미를 담았나요? 

서울 금천문화재단 오진이 대표이사. 사진=서울 금천문화재단 


“문화예술에 대한 구민의 경험치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경험하며, 문화라는 것이 삶에 있어 굉장한 힘을 준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문화예술을 추상적으로만 보고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아직 많습니다. 일단 한번 경험해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문화 예술이 주변에서 항상 체험할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2023년 금천문화재단의 운영 방향은?

“올해 운영 방향은 ‘협업하는 재단, 매력적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재단, 다독다독 다정한 금천, 주민 삶에 이로움을 주는 재단, 동시대 사회 의제와 함께하는 재단’입니다.

우리 금천문화재단은 올 한해 다양한 협업을 통해 주민의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금천구민 누구나 마음껏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금천의 문화 발자국이 되겠습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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