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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발 사태, 국내 금융위기의 뇌관 '부동산 PF 부실 우려'

국내 금융위기 뇌관 1순위...중소증권사·저축은행·캐피털 등 제2금융권 위기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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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3.03.21 11:45:4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연합뉴스TV 경제심포지엄에서 '부동산발 위기 연착륙 해법은'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으로 불렸던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가 스위스 최대 은행인 스위스연방은행(UBS)의 인수로 일단락 된 가운데 국내에서는 비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국내 금융위기 1순위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여파가 유럽 금융시장으로 옮겨 붙은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동일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중소증권사·저축은행·캐피털·보험사들의 PF 대출이 국내 금융 시장 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PF는 건설사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서, 사업주의 신용도가 아닌 특정한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성과 그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하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여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프로젝트의 미래 현금 흐름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전국 미분양 주택 증가는 PF 대출금 상환 및 연체 우려와 연동된다.

20일 파이낸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비은행권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8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PF대출 잔액(116조6000억원)의 73.6%로 은행권 PF대출 잔액(30조8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현재 대출, 지급보증, 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국내 비은행권의 PF 대출 위험 노출액 규모는 200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4년 사이에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금융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비은행권 부동산PF 금융위험 노출액은 2018년 말 9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기준 191조7000억원까지 폭증했다.

연체율도 가파르게 치달으며 9개월 만에 연체율이 5배 가까이 늘어난 업권도 나타났다. 금융연구원의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추이에 따르면 보험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12월말 기준 0.07%에서 지난해 3·4분기 0.39%로, 증권사의 연체율은 2021년 12월말 기준 3.70%에서 8.20%로 큰 폭 상승했다. 캐피탈사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0.4%에서 1.2%로 증가하고, 저축은행은 1.2%에서 2.4%로 각각 연체율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PF대출은 크게 ‘본 PF’와 ‘브릿지론(Bridge Loan)’으로 나뉘며, 본 PF는 시행사가 직접 토지를 매입했거나, 토지주의 10%의 계약금 지불과 더불어 공사 도급 계약서 및 인허가가 마무리 된 사업장에 땅값과 공사비를 대출해주는 개념이다. 반면, 브릿지론은 본 PF 실행을 위한 브릿지(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대출로서 회사 신용도가 낮고 담보가 없는 시행사가 개발할 대상 지역 인허가에 필요한 토지의 계약금, 중도금 등 초기 계약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사용된다.

통상적으로 은행권이나 대형 증권사가 본 PF에 집중하는 반면, 통상 은행에 비해 자본여력이 낮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증권사와 제2금융권은 브릿지론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은 위험사업장(부실우려 사업장)을 주로 취급하게 되어 해당 사업장의 사업성 악화에 따른 PF 대출 부실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비은행 금융기관의 PF 대출이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 이유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SVB, CS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불확실성이 우리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약한 고리인 부동산PF 등 부동산을 둘러싼 부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이 높은 중소 증권사, 지방 저축은행 및 캐피털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부실과 잠재 리스크가 현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리스크가 고위험사업장 대출비율이 높아 주요 부실 대상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고위험사업장에 대한 대출비중은 29.4%, 리스크가 큰 아파트 외 사업장 대출비중이 84.6%로 1위를 차지했다.

증권사는 지난해 말 기준 20조9000억원에 달한 부동산PF 대출 관련 우발채무 가운데 가치손실 위험을 증권사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매입 확약' 비율이 92.4%(19조6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비은행권의 부동산PF 부실 우려에 금융당국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저축은행 PF대출 자율협약'을 실시해 한시적으로 저축은행의 여신한도를 완화한다. 부동산 PF 위험이 확산하지 않도록 부동산 PF 사업장과 건설사에 28조4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도 공급한다.

한편, 부동산 PF 대출의 향방을 결정할 부동산 산업 경기는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21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1월 7만5359호로 10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악화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3월 16일 저축은행, 증권, 부동산신탁 등 업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제시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함께 일부 건설사의 경우 재무 부담이 가중되며 부실 우려를 낳고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건설에 대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171.4%로 그룹 계열의 유동성 지원에도 차환 위험이 낮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쌍용건설의 경우 부채비율이 530.1%로 수익 창출력이 회복하지 않는 한 재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태영건설 역시 부채비율이 499%까지 높아졌으며 한신공영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224.2%로 재무 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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