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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매일유업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 "수익 대신 생명, 특수분유로 선천성 대사이상 아이 살린다"

정지아 소장·윤정연 분유 PM·김세한·이현주 연구원 "선천성 대사이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 보다 높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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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4호 김금영⁄ 2023.03.24 09:02:04

매일유업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 정지아 소장(상무). 사진=김금영 기자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적자가 나는 사업이 있다. 하지만 꼭 필요한 분야다. 여기에 매일유업이 나서고 있다.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특수분유’를 생산해오고 있다. 우유단백질에 과민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영유아를 위한 분유부터, 선천적으로 신진대사에 이상을 갖고 태어나 일반 분유를 먹을 수 없는 아기를 위한 선천성 대사이상(유전 대사질환)용 특수분유까지 라인업을 다양하게 갖췄다.

특수분유는 환아에게 불필요한 영양소를 제거하고, 반대로 필요한 부분은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선천성 대사이상용 특수분유(이하 특수분유)는 유전질환을 가진 아이들이 대사하지 못하는 특정 아미노산을 제거해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제품이지만, 선천성 대사이상은 국민 5만 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희귀병이기에 수요가 적어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할수록 적자다. 매일유업이 이 분유를 생산하기 전엔 선천성 대상이상이라는 질환 자체도 잘 알려지지 않아 한 캔당 평균 5~6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수입 분유를 어렵게 구매해 아이에게 먹여야 했다.

(왼쪽부터) 매일유업 아시아모유연구소 이현주 연구원, 윤정연 분유 프로덕트 매니저, 김세한 선임연구원. 사진=김금영 기자

이 가운데 매일유업은 2011년 아시아모유연구소(이하 연구소)까지 정식 설립해 꾸준히 특수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이어왔다. 관련해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해 매일유업 평택공장을 방문해 “아이들을 위해 기업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특수분유를 지속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24년째 이어지는 매일유업의 이 여정에 현재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매일유업에서 선천성 대사이상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 ‘하트밀 캠페인’을 기획, 운영하며 마케팅을 담당하는 윤정연 분유 프로덕트 매니저(PM), 연구소에서 모유분석 및 조제분유 연구를 진행하는 김세한·이현주 연구원, 연구소를 이끄는 정지아 소장(상무)이다.

평택공장에서 생산 중인 선천성 대사 이상용 특수분유. 생산량이 워낙 소량이라 제품이 들어가는 캔 패키지는 포장 단계에서 일일이 라벨을 붙일 수밖에 없다. 사진=매일유업

- 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분유는 사양산업으로 취급됩니다. 매일유업이 꾸준히 분유사업에 연구와 투자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윤정연 “지난해 합계 출산율 0.78명, 계속해서 줄어드는 출산율로 인해 분유를 수유하는 아이들의 절대적인 모수가 줄어들면서 산업 환경이 점점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기들이 먹는 식품이기에 까다로운 품질공정과 철저한 연구를 요하는 분유산업의 특성상, 기술력과 공정 인프라를 보유한 매일유업이 아니고서는 분유사업에 연구와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는 사명감과 자신감을 갖고 지속해서 연구, 투자를 진행하며 사업을 이어왔습니다.”

정지아 “모유, 분유는 아기가 세상에 처음 나와 마주하는 첫 영양소로, 부모는 누구나 아기에게 좋은 것, 안전한 것을 주고 싶어 합니다. 매일유업은 그런 부모의 책임감을 같이 나누고자 분유사업을 시작했고, 2011년 연구소를 설립해 모유, 아기변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보다 모유와 가까운 분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을 멈추지 않는 건 분유 생산이 우리 아기들의 영양 증진과 공중 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매일유업 아시아모유연구소 전경. 사진=매일유업

- 분유 개발에서 연구소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이현주·정지아 “2010년부터 연구 활동을 시작했고, 2011년 정식 연구소로 설립됐습니다. 주로 모유, 아기똥과 관련해 아기 건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앱솔루트 온라인 맘스쿨, 학회발표, 전문가 대상 세미나 개최 등 대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의 앱 ‘아이똥솔루션’을 통해 상담도 진행합니다. 앱에 변 사진과 아이 건강에 대한 문의가 올라오면, 이를 토대로 분석한 뒤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앱 출시 초기 당시엔 제한을 두지 않아 하루에 200건 넘게 상담 사례가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분석의 질을 높이고자 하루에 50건으로 제한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매일유업 윤정연 분유 프로덕트 매니저, 아시아모유연구소 김세한·이현주 연구원, 정지아 소장(상무)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 유전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특수분유도 꾸준히 선보여 왔습니다. 일반 분유와 비교해 개발 과정에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김세한·이현주·정지아 “단백질이 몸속에 들어가면 분해되면서 아미노산이 생성되는데,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들은 이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아 모유조차 먹을 수 없습니다. 분해되지 못한 아미노산, 대사산물이 몸속에 쌓이면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수분유는 이처럼 환아가 분해하지 못하는 특정 아미노산을 제거해 만든 제품입니다.

모유 성분을 기반으로 만드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어떤 새로운 원료를 설계하기보다는 대사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철저히 제어하는 것에 집중해 개발합니다. 이를 위해 유전 대사질환 전문가들이 회사 내부에 구성돼 있고, 대학병원 전문가들과도 함께 의논하며 연구를 진행합니다.

일반 분유의 경우 아미노산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지 않고, 일반적인 유단백질을 기반으로 해서 제품을 설계합니다. ‘모유와 더 가깝게’를 기반으로 두고 새로 개발되는 모유 성분을 과학적으로 설계해 제품을 개발, 리뉴얼하고 있습니다.”

 

- 매일유업의 특수분유 사업의 역사는?

김세한·이현주·정지아 “매일유업은 1988년 해외 분유업체와의 기술제휴 당시 특수분유에 관심을 가졌고, 1999년 매일유업이 후원사로 참여한 AEWIEM(Asian-European Workshop on Inborn Errors of Metabolism) 연차회의에서 국내 선천성 질환별 환아수와 출현 빈도를 파악했습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신규재료와 사용량을 산출해 수차례 내부 협의를 통해 국내에서 발견되는 환아수 만큼 제품을 생산하기로 1999년 10월 결정했습니다. 이후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가 신생아 의무검사가 되면서 제품 첫 출시 당시보다 아기들이 해당 질병을 빨리 발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매일유업의 선천성 대사이상용 특수분유 제품 이미지. 8종 12개로 구성됐다. 사진=매일유업

- 매일유업의 유아식 전문 브랜드인 앱솔루트 대표 라인업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김세한·이현주·정지아 “앱솔루트는 일반 분유와 특수분유 라인이 있습니다. 일반분유의 경우 대표적으로 모유 올리고당 중에서도 가장 함량이 높은 2FL(2'-푸코실락토오스)을 배합해 지난해 리뉴얼한 '명작'이 있습니다. 24개월 이하의 영유아가 먹는 분유에서 타깃을 확장해 36개월 이상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영양간식 ‘키즈부스트’ 제품도 2021년 출시해 운영하는 등 꾸준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수분유 제품은 총 8종, 12개(BCAA 프리, MCT, MF-1, MF-2, 프로테인프리, 로이신 프리, MPA-1, MPA-2, PKU-1, PKU-2 UCD-1, UCD-2)의 제품을 갖췄습니다. 각 환아에 따라 아미노산들을 선택적으로 다르게 제어해 제품을 구분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미노산 중 하나인 페닐알라닌을 제거한 분유인 PKU가 있습니다. 페닐알라닌을 대사하는 효소의 활성을 감소시키는 유전 대사질환인 페닐케톤뇨증을 앓고 있는 아이가 대상입니다.”

 

- 특수분유는 일반 분유보다도 수요가 낮아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품 생산 과정 또한 복잡한 것으로 아는데요.

김세한·윤정연 “제품별로 제한해야 하는 아미노산이 달라 제품 간 혼입을 막기 위해 생산 공정에서 기존 분유 생산을 멈춘 뒤 앞뒤로 24시간 동안 기계 내부를 세정해야 합니다. 또, 충전 공정에서는 8시간 이상 별도의 라인정비를 진행해야 하고요. 이는 다른 조제분유를 약 4만 캔 만들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포장 단계에서는 최소 3만 캔 이상을 만들어야 석판 인쇄가 가능하지만, 소수 환아를 위한 소량 생산으로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별도로 인원을 투입해 작업해야 합니다. 또, 일반 분유를 제조하는 과정에 50여 가지의 원료가 필요하다고 보면, 특수분유는 여기에 더해 20가지의 원료를 별도로 구매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죠. 뿐만 아니라 제품을 먹는 환아 수가 많지 않다 보니 생산 후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해야 하는 재고들이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본래 대학병원 대학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교사로 일했던 정지아 소장은 2009년 매일유업에 입사해 분유 연구를 지속해 왔다. 사진=매일유업

- 그럼에도 매일유업이 특수분유를 꾸준히 생산하는 이유는?

김세한·윤정연 “매일유업 김복용 선대회장은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희귀 질환을 가진 아이들도 분유를 먹을 수 있도록 특수분유 제품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이익을 보는 판매 활동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적인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20년 넘게 지속 운영해올 수 있었습니다.”

정지아 “세상 모든 아기에게 제일 좋은 것은 모유이지만, 선천성 대사이상을 지닌 아이들은 모유는 물론 분유, 고기, 생선, 심지어 쌀밥에 포함된 단백질조차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찍부터 특수분유를 섭취하고, 식이관리를 시작한 아이들은 장애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저는 매일유업 입사 이전 대학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교사로 일하면서 특수분유를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알레르기, 유전질환을 겪는 아이들을 위한 분유가 많이 없었을 당시에도 연구, 투자를 진행해온 매일유업의 취지와 진심에 공감했고, 입사 제안을 받아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 길에 동행하고 있습니다.”

이현주 “저도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로서 느낀 바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원래 아프면서 크는 거다’라는 말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이는 경우가 달라 매우 안타까웠죠.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어 뿌듯합니다.”

최근 매일유업은 111명의 환아에게 특수분유가 포함된 하트밀 박스를 선물하는 '하트밀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은 하트밀 박스 이미지. 사진=매일유업

- 과거와 비교해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의 비율에 변화가 있었나요?

김세한·이현주·정지아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는 환경적 요인이 아닌 유전적 요인을 타고나는 것이라 과거와 비교해 생활환경이 윤택해졌다 해서 급격히 줄어들거나 늘어나지 않고 꾸준히 비슷한 상황입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200~300가구 정도로 파악됩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품의 다양화에 대한 니즈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특수분유는 만 4세까지 먹을 수 있는 1단계 제품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요.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는 단순히 영유아 시기에 분유를 섭취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 돼서도 식이조절을 해야 하기에 해당 연령에 맞게 영양을 설계한 제품이 필요합니다. 매일유업 또한 4세 이상이 섭취할 수 있는 2단계 분유를 모두 가지고 있지 않아 제품을 추가적으로 더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매일유업 특수분유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윤정연 “크게 정부지원과 개인구입 경로로 나눠지는데요. 정부의 직접적인 제품 지원은 만 20세까지로, 환아 부모가 지역 보건소에 신청하면 인구보건복지협회를 거쳐 매일유업이 환아 집으로 배송합니다. 이 경우 제품 값은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매일유업으로 결재하는데, 수입제품 대비 1/2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이뤄집니다. 20세 이상 환아 또는 섭취하다가 부족한 물량은 매일유업 온라인 판매처에서에서 직접 구매하면 됩니다.”

매일유업은 외식이 어려운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와 가족을 초청하는 '하트밀 만찬'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김금영 기자

- 최근 111명의 환아에게 특수분유가 포함된 하트밀 박스를 선물하는 ‘하트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특수분유를 알리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나요?

윤정연 “보건복지부, 인구보건복지협회와 함께 하는 ‘PKU 가족캠프’는 PKU(페닐케톤뇨증) 환아와 가족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희망을 주기 위한 행사로, 매일유업은 2001년부터 이 캠프를 매년 후원해 왔습니다. 캠프에 소아과 교수, 영양사 등 전문가들도 참여해 질환에 대해 강의하고, 환아의 식이조절을 위한 음식도 함께 만들어보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재개됐습니다.

하트밀 캠페인은 선천성 대사이상 증후군을 이해하고 환아 및 환아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자는 의미에서 기획한 캠페인입니다. 하트밀 로고는 마음을 뜻하는 ‘하트(Heart)’와 식사를 뜻하는 ‘밀(Meal)’의 합성어인 ‘하트밀’을 그릇에 담아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자는 의미로 형상화했습니다.

사실 특수분유를 별도로 알리는 활동을 위해 비용을 쓰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하트밀 굿즈를 판매한 수익금에 매일유업이 추가로 금액을 더해 매년 환아에게 하트밀 박스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박스는 환아별 연령대를 고려한 레고, 의류, 가방을 비롯해 환아가 먹을 수 있는 매일유업의 제품까지 함께 구성됐습니다. 매일유업의 특수분유에 대해 알리는 것도 좋지만, 환아에게 혜택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정지아 “2016년부터는 환아 가족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초대하는 ‘하트밀 만찬’도 진행했습니다. 전문 쉐프와 연구소 연구원들이 환아를 위한 특별한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죠. 일반 사람들에겐 외식이 평범한 일상이지만, 매 끼니마다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 환아에게는 매우 특별한 추억이 됐죠.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시 중단된 상태인데, 행사를 기억하는 분들이 레시피를 요청하는 등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은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응원하는 '하트밀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사진은 관련 홍보 영상 이미지 캡처. 사진=매일유업 유튜브 채널

- 특수분유의 혜택을 본 환아의 대표 사례가 있다면?

모두 “금년도엔 하트밀 캠페인 진행 후 하트밀 박스를 받은 환아의 사진과 함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편지 내용 중 ‘매일유업은 항상 우리편이라는 든든함을 갖게 해줍니다. 늘 동행해줘서 감사하고, 따뜻한 손길 덕분에 오늘 하루 더 힘을 냅니다’는 내용이 마음을 더 따뜻하게 했습니다. PKU캠프의 경우 2001년부터 20년 넘게 이어지다보니 어렸을 때 참여한 환아가 건강하게 성장해 성인이 된 경우도 있었고요. 이런 사례들을 마주할 때 보다 철저하게 품질관리를 하며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습니다.”

- 매일유업 특수분유가 지닌 강점은?

김세한·이현주·정지아 “전 세계적으로도 아미노산 대사 이상 질환용 분유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실제로 개발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환아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영양성분들이 혼입되지 않도록 생산하는 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 와중 제품의 수요는 적어 회사에 매출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어 더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입니다.

하지만 수익성보다는 이 땅의 아이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정신을 발휘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1999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규격 및 한국인 영양 권장량에 맞춰진 8종의 선천성 대사 질환자용 식품을 개발했고, 현재 소아과학회 전문의들의 관리 감독 아래 인구보건복지협회를 통해 전국의 환아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분유를 생산해 온 매일유업은 분유 설계 및 생산 기술 노하우를 갖췄습니다. 일반 분유부터 시작해 저알레르기 분유, 설사 분유와 같은 특수분유 그리고 선천성 대사이상용 특수분유까지 다양한 아기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유아식을 생산하는 전문 기업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아기들의 상태에 각각 맞춘 영양성분을 맞춘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 매일유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입니다.”

매일유업은 2001년부터 'PKU 캠프'를 후원해 왔다. 사진은 지난해 열렸던 '제20회 PKU 가족캠프' 현장. 사진=매일유업

- 매일유업은 다양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인정받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최근 선정됐습니다. 여기에 특수분유 개발 성과도 있었는데요. 이에 대한 소감은?

윤정연 “최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해 중요성이 대두되고,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일하고 싶은 기업에도 ESG가 하나의 평가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도 사회의 구성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기에 소수를 위한, 사회를 위한 다른 기업들도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세한·이현주·정지아 “정말 감사하고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 분유 개발이라는 업무를 맡으면서 물론 제품이 잘 팔리고 매출이 올라가는 순간도 좋지만, 이렇게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저희가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꼈습니다. 여기에 상까지 받아 진정으로 격려,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더 큰 바람은 상을 받는 것을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천성 대사이상을 앓고 있는 환아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매일유업의 특수분유를 이끌고 있는 4인방.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매일유업 아시아모유연구소 정지아 소장(상무), 이현주·김세한 연구원, 윤정연 분유 프로덕트 매니저. 사진=김금영 기자

- 특수분유 사업이 보다 탄력받기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김세한 “국내에서는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가 신생아 때 이뤄지고 있지만, 저개발국의 경우 이런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아 질환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들, 또는 전문기관, 교육기관들과 연계해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지금은 시장의 한계로 특수분유를 내수 시장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데, 매일유업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갖춰 해외에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윤정연 “지난해 ‘무엇이든 물어보살’ 프로그램에 선천성 대사이상을 겪는 아이를 둔 부모가 나와 ‘아이가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데 그래주지 못해서 고민’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당시엔 잠깐 관심을 받았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이 이어지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선천성 대사이상은 꾸준히 연구돼야 할 분야로, 사람들이 보다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지아 “회사 차원에서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천성 대사이상에 대해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익이 나는 분야가 아니기에, 어느 정도 안정된 라인업을 갖추면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게 무리가 없겠죠. 하지만 매일유업은 몇 년에 한 번씩 꾸준히 특수분유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을 멈추지 않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 매일유업은 앞으로 특수분유 사업을 어떻게 키워 나갈 계획인가요?

모두 “특수분유에 대해 추가 제품, 그리고 맛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배합이나 공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지금 당장 어떤 제품이 나오긴 힘들지만, 꾸준히 다방면으로 연구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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