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5호 김응구⁄ 2023.03.23 13:15:18
어쩜 김흥국과 마포구는 궁합이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성산동에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상암동에는 방송국도 즐비하다. 그 역시 “추억이 참 많은 곳”이라고 했다.
지난해 겨울 카타르 월드컵 기간엔 축구 ‘찐팬’답게 진심도 보여줬다. 김흥국은 12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머리카락을 죄다 밀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바리캉의 전원이 꺼질 때까지도 그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김흥국은 삭발식 후 “태극전사의 16강 (진출이) 자랑스럽습니다. 8강, 4강 계속 들이대야죠. 흥민이는 부상투혼, 저 김흥국은 삭발투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이날 삭발식에 함께 자리한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고작 9%였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며 “그런 우리 선수들의 열정과 패기를 본받아 마포구도 구민이 감동하는 구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콧수염 콤비’ 김흥국·박상민, 마포 홍보 이끌어
김흥국은 현재 마포구 홍보대사다.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콧수염 가수 박상민도 함께 활동한다. 마포구는 두 가수를 지난해 9월 8dlf 정식으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날 위촉식에서 박상민은 “홍보대사가 된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해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
김흥국과 박상민은 지난해 12월 13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자선콘서트를 열었다. 공연 이름은 ‘김흥국 & 박상민 양털쇼’로 지었다. 둘 다 코와 턱 밑 수염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두 가수는 공연 중 “마포구 홍보대사로서 마포구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공연과 방송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마포 발전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실제 둘은 이날 공연 수익금을 마포구 어르신들의 ‘효도밥상’을 위해 써달라며 전액 기부했다. 효도밥상은 마포의 7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급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결식이나 영양실조를 방지하자는 목적이다.
이처럼 홍보대사는 자치구의 여러 대외사업을 구민은 물론 일반인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효도밥상 사업에는 이재용 아나운서도 거들고 나섰다. 그 역시 마포구가 지난 2월 20일 효도밥상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날 이재용 아나운서에겐 ‘효도밥상을 정성껏 차리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아 ‘총주방장’이라는 호칭도 붙여줬다.
마포구 측은 4월에 시작하는 효도밥상 시범사업의 본격적인 홍보를 위해 친근하면서도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의 이재용 아나운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2년간 효도밥상과 관련한 행사나 사업홍보에 참여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이재용 아나운서는 “어떤 사업이든 시작하는 단계에선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인데, 마포의 새로운 사업인 효도밥상 프로젝트에 제가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돼 널리 확산하도록 늘 응원하면서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동작구, 배우 이시언 재위촉
동작구는 올해를 시작하며 배우 이시언을 홍보대사로 재위촉했다. 2019년 1월 10일 처음 위촉된 후 두 번째다.
TV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 중인 이시언은 현재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 중이다. 동작구에서만 12년째 살고 있다고 한다.
이시언과 동작구를 좀 더 가까이 연결해준 건 다름 아닌 TV 예능프로그램이다. 이시언은 이 방송에서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도1동주민센터의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6일 열린 위촉식에서 이시언은 “동작구 홍보대사로 다시 한번 위촉돼 영광”이라며 “동작구가 제2의 고향인 만큼 앞으로 동작구를 더욱 널리 알리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언은 앞으로 2년간 관내 행사‧축제 등에 참여하며 동작구 홍보 활동에 나선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이시언 배우와 동작구 홍보대사로 다시 인연을 맺게 돼 기쁘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일하는 동작, 새로운 변화’를 홍보해 동작구의 이미지를 더욱 높여주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동작구에는 이시언 외에도 홍보대사가 두 명 더 있다.
지난해 10월 14일에는 방송인 강석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방송인이자 개그맨인 강석은 현재 흑석동에 거주 중이다. 동작구에서만 30년째 살고 있다. 무려 36년을 MBC 표준 FM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활동 중인 ‘장수 방송인’이기도 하다.
강석은 이날 “제가 사는 곳인 동작구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뜻 깊고 감사하다”며 “동작구민 모두 싱글벙글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작년 9월에는 ‘먹방’ 유튜버로 한창 활동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쯔양이 위촉됐다.
유튜브 787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먹방 크리에이터로는 국내 톱급이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고정 프로그램인 KBS 1TV ‘6시 내고향’의 리포터는 물론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간간이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고 있다.
동작구와의 인연도 적지 않다. 우선, 관내에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스스로 공을 많이 들인 가게여서 바쁜 일정에도 직접 챙기는 날이 적지 않다. 동작구청 유튜브 이벤트 영상에 출연하며 구정 홍보에 참여하기도 했다. 어버이날에는 관내 독거노인을 위한 건강식품 후원·전달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동작구는 MZ세대에 특히 인기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면 구정을 더욱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쯔양을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쯔양은 “동작구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해 구민들이 동작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홍보대사 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모르파티’ 김연자는 은평구 알리는 데 앞장
“내 고향을 살리는 기부도 하고 답례품도 받는 고향사랑기부제, 은평과 함께해요, 기부는 필수! 답례품은 선택!”
지난 2월 7일 가수 김연자는 ‘은평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캠페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은평구청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본인의 히트곡인 ‘아모르파티’를 개사해 은평 고향사랑기부제를 알기 쉽게 소개했다.
이날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김연자 님이 은평을 살리는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 적극 동참해줘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홍보로 많은 출향인(出鄕人)과 국민이 기부에 동참하는 일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연자는 재작년 9월 은평구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역시 은평구민이다. 앞서 홍보캠페인처럼 은평구의 각종 행사에 활발히 참여하며 은평 알리기에 한창이다. 대한민국 대표 트로트 가수인 그는 1980~90년대 일본에 진출해 ‘엔카의 여왕’으로 불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 돌아와 활동을 이어가던 중 2016년 ‘아모르파티’가 크게 히트하며 젊은 층까지 흡수했다.
김연자는 “세계적인 명산인 북한산은 물론 중심부에는 불광천이 흐르는 등 은평구는 자연과 도심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젊은이들도 좋아하는 가수지만 김연자는 분명 기성세대를 대표한다. 반면, ‘춤꾼’ 아이키는 MZ세대를 대표한다. 아이키도 재작년 11월 은평구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은평구민인 아이키는 연신내역 근처에 안무연습실을 두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연신내역 주변을 배경으로 해 찍은 안무 동영상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꾸준히 업로드한다. 최근에는 공중파 방송 등에 출연하며 중간중간 은평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이키는 “은평구청에서 먼저 홍보대사를 제의해줘 정말 기뻤다”며 “은평구민으로서 생활 주 무대인 은평구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니 감회가 새롭고 떨리기도 하지만 앞으로 행사나 공연으로 은평구민들을 더 많이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아이키는 최근 스트리트 댄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이다. 케이블 방송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2019년에는 미국 NBC의 댄스 오디션 ‘월드 오브 댄스’ 시즌 3에 출연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국내 예능프로그램 여기저기에 얼굴을 비치며 활동 중이다.
자치구 입장에서 연예인은 ‘홍보대사 치트키’일 수 있다. 허나, 동전의 양면처럼 누군가는 반길지 몰라도 또 누군가는 고개를 돌릴 수 있다. 평균값으로 무난한 인물을 뽑는 이유다. 자치구들은 그래서 실제 관내에 사는 유명인을 섭외의 우선 대상으로 꼽는다.
하나의 구정 사업을 홍보하는데 공무원의 100마디 말보다 연예인의 한마디가 더 진하게 다가올 수 있다. 곧 사람들의 호응을 얻는다. 사업홍보는 여기저기 번져간다. 자치구 입장에선 더 좋을 수 없다.
무조건 연예 활동에만 매달릴 수 없다. 기업이 ESG경영에 공들이듯 연예인도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게 브라운관이나 모니터가 아닌 팬들 앞에 직접 서는 일이다. 거기에 ‘지역 사랑’ 콘텐츠를 더하면 효과는 배가된다. 그러니 홍보대사를 마다할 리 없다.
둘이 원하는 바가 딱 맞아떨어진다. 시너지 효과는 무척 클 게 빤하다. 당분간 이 연예인 혹은 유명인과 자치구의 ‘마리아주’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