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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연장이’ CEO, 영등포문화재단 이건왕 대표이사

‘문화도시 영등포’ 만들고자 ‘수변문화’와 ‘예술·기술 융복합문화’ 조성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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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4호 김응구⁄ 2023.03.27 13:38:14

이건왕 영등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평생을 문화공연예술사업에 몸담았다. 미리내예술극장, 세종문화회관, 서울문화재단, 경기아트센터 등 굵직한 자리에 이어 올해 1월 1일 영등포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사진=김응구 기자

운명이라는 건 확실히 있나 보다. ‘장이’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본인의 입이 아닌 세월이 그를 장이로 만들고, 인정한다. 본업을 참 길게도 잇는다. 켜켜이 쌓이는 업력은 갈수록 빛나고 단단해진다. 운명은 정말 사전적 의미처럼 ‘이미 정해져 있는 목숨’이면서도 ‘그를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이 아닐 수 없다.

이건왕 영등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암만 봐도 ‘공연장이’다. 37년 세월을 한결같이 한 길만 팠다. 이름 석 자 세상에 뚜렷하다. 닦아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문화·공연 이 분야에선 해볼 만한 모든 건 다 해본, 그야말로 운명대로 거침없이 살아온 그다.

대중공연문화의 산실, 서울 종로 미리내예술극장을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 서울문화재단, 종로문화재단, 성북문화재단을 거쳐 올해부터 영등포문화재단 CEO 업무를 시작한 이건왕 대표이사를 만나 그의 ‘운명’에 대해 얘기 나눴다.

- 과거 얘기를 하기 전에 봄 얘기부터 해보죠. 살랑살랑 꽃바람 일렁이는 봄입니다. 영등포구가 한껏 들떠있어요. 한창 바쁘시죠? 곧 봄꽃축제(4월 4~9일)가 열리잖아요.
“맞아요. 4월을 시작하며 벚꽃축제, 아니 봄꽃축제가 열리죠. 이름이 바뀌었어요. 벚꽃에서 봄꽃으로요. 봄에는 벚꽃만 피는 건 아니니까요. 팬데믹 탓에 4년 만이에요. 여의도도 그렇지만 안양천 일대도 봄꽃이 흐드러지죠. 아무래도 안전문제가 신경 많이 쓰여요. 저희도 그렇지만 영등포구청 역시 그 부분은 확실히 대비하고 있어요. 4년 전에는 약 530만 명이 다녀갔는데, 올해는 600만 명 정도 보고 있어요.”

- 4년 만이니 오죽할까요. 시민들이 무척 기다렸잖아요. 그런 가운데 봄꽃축제 행사도 준비하셨죠?
“올해는 시민들이 봄꽃을 충분히 만끽하도록 친자연적인 도보 축제가 될 겁니다. 메인 스트리트에는 버스킹 외엔 아무런 공연이나 행사가 열리지 않아요. 그로 인해 혼잡하거나 산만하지 않게 하는 거죠. 오로지 봄꽃에만 집중하도록요. 버스킹은 공모 시 17개 팀을 계획했는데 350팀이 몰렸을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어요. 수준 높은 공연이 기대됩니다. 그래도 아트 마켓이나 푸드 마켓 같은 건 모두 둔치 밑에 마련했어요.”

- 그것 역시 볼 만하겠어요. 한강 둔치에서 좀 더 여유 있게 축제를 즐길 수도 있고 말이죠.
“앞으로 봄꽃축제가 제대로 자리 잡으면 이를 수변(水邊)문화축제로 확장하는 기회로 삼아볼 생각이에요. 영등포구는 한강을 끼고 있잖아요. 여의도에는 마리나도 있고요. 안양천, 도림천도 있어요. 수변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죠. 마침 서울시도 수변 문화와 관련해 정책사업을 펼치기로 했잖아요. 합이 딱 맞는 거죠.”

- 정말 그렇네요. 수변 문화 얘기를 좀 더 해보죠.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안이 나온 건 아니죠?
“지난해 그와 관련해 시범 사업을 한 결과가 있어요. 그러면서 알게 된 건, 수변 문화사업이라는 게 장소적 한계가 좀 있다는 겁니다. 우천 시 강물이 급작스럽게 범람하는 문제 같은 거죠. 미디어파사드나 미술 또는 시각 관련 사업도 부분적으로 해봤어요. 또 하나. 안양천이나 도림천에도 둔치가 형성돼 있거든요. 그래서 영등포구청과 함께 그곳에 인프라를 구축해놓고, 거기에 문화를 입히는 방안을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 같아요. 이 또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죠. 오로지 서울에선 영등포만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 대중공연문화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서울 미리내예술극장의 산파 역할을 하셨어요.
“1986년의 일인데, 소극장 중에선 가장 컸죠. 그곳이 생기고 4년 동안 있으면서 정말 안 해본 게 없어요.”

- 이력을 잠깐 보니 당시 공연 쪽과는 무관한 회사에 재직 중이었어요.
“전공이 전자공학이에요. 그래서 전자회사를 다녔죠. 어느 날 새로 생기는 공연장에 가서 일을 도와줄 수 없냐는 부탁을 받았어요. 종로 피카디리극장과 같은 회사인데 소극장을 짓는다는 거예요. 평소 공연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뭘 도우면 되는지 물었죠. 그랬더니 물품 구매 같은 작은 일부터 전반적인 행정 일까지 전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요.”

-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그냥 틈틈이 했죠. 소극장은 1년 반 정도 지었어요. 기존에 있던 건물을 증축했죠. 근데, 무대를 다 만들고 났더니 아예 여기서 일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요. 그래서 한번 해보자고 했죠.”

- 전공 살려서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고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당시 젊디젊은 20대였거든요. 한마디로 겁이 없었던 거죠. 그때 미리내예술극장은 모든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곳으로 만들었어요. 저는 기술 쪽이 강했었기 때문에 음향이나 조명 전문가를 불러오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공연기획 쪽 업무까지 맡았죠. 그렇게 그곳에서 4년을 일했어요. 그 당시 만났던 공연예술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36~37년 동안 이 일을 하는데 밑거름이 됐어요.”

-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그 당시 공연계는 무척 힘들었죠?
“그랬죠. 그런 이유로 공연 업무를 하다가 다른 부서로 발령시켜달라고 부탁했어요. 이후 영화 영업부서에서 일하게 됐죠. 한 1년 반 정도... 당시만 해도 영화관이 모든 권력을 쥐고 있을 때였거든요. 근데 영화는 내가 만드는 입장이 아니잖아요. 공연 업무는 공동제작을 통해 같이 만들면서 다른 일도 하고 그러거든요. 내일 공연이면 오늘 밤새 이곳저곳 두드려가며 무대를 만들고, 새벽에 배고프면 근처 곰탕집에서 배달시켜 먹으며 또 일했죠. 그런 생활을 몇 년간 하다가 영화 쪽으로 넘어오니 자꾸 그 일들이 생각나는 거예요. 한 1년 정도는 무대에서 일하는 꿈을 계속 꿨어요. 그때 알았죠. 아, 이게 내 팔자인가보다.”

이건왕 대표이사는 ‘수변 문화’와 ‘예술·기술 융복합문화’ 이 두 가지가 영등포 문화사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응구 기자

- 운명이란 게 있긴 한가 봐요. 그래서 다시 공연 쪽으로 돌아오셨군요?
“그 일을 계기로 완전히 공연예술계에 입문했어요. 그렇게 4년여를 일하는 중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자리를 옮겼죠. 그때가 1990년의 일인데,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 서게 된 겁니다.”

- 세종문화회관에선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처음엔 서울시립무용단에 적을 두고 있었어요. 그러다 세종문화회관에 전속 무대감독이 없어서 그 일도 겸했죠. 그러면서 전체적인 기획 일도 했고요. 그 당시는 국내외적으로 한국무용이 확 꽃폈을 때였어요. 그래서 전 세계 40여 나라를 돌며 투어도 하고 그랬는데, 그때 외국의 공연문화를 참 많이 접했어요. 아주 좋은 기회였죠. 덕분에 국제적인 감각도 많이 키웠습니다. 이후 9년 정도를 세종문화회관의 자체 공연이나 중요한 공연은 거의 제가 진행했어요.”

-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기획은 핵심이죠. 작은 공연도 아니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들이면 관심도나 집중도가 꽤 높을 텐데, 기획은 어떻게 배우셨나요.
“아까도 말했듯이 그냥 겁이 없었던 거예요. 몸으로 때우면서 배우는 거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냥 일하면서 배웠어요. 다른 공연을 벤치마킹하거나 연극, 무용, 콘서트 쪽 전문가들 찾아다니며 죄다 물어보고, 그러면서 터득한 거죠. 미리내예술극장이든 세종문화회관이든 대관 전용 극장만으로 머물 순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공동기획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한편으론 재미도 많이 느꼈어요. 지나고 보니 당대 최고 뮤지션이나 예술인은 모두 거쳐 간 듯해요. 들국화, 해바라기, 연극계 중진들, 무용도 마찬가지. 미리내예술극장에서 최고의 공연예술인들을 만났고, 세종문화회관으로 옮겨가면서 그분들과 다시 연결되고. 그게 큰 밑거름이 됐죠.”

- 이후 행보가 무척 바빴어요. 서울문화재단, 경기아트센터, 한국체육산업개발에 이어 자치구 문화재단에도 발을 들여놓았어요. 그간 굵직한 곳에서 중요한 실무를 맡았다면 문화재단에 몸담으면서부터는 본격 CEO로 활동하신 건데요. 영등포의 첫 느낌은 어땠나요.
“처음 출근해서 문래동 예술창작촌을 갔는데 별천지더군요. 공장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그 자리에 문화예술가들이 모이고 화랑도 생기는 가운데 이런저런 거점 공간도 생겼더라고요. 지금은 300여 명의 예술가가 모여서 활동해요. 그렇다면 지역 예술인과 산업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저는 그런 가능성을 봤어요. 그러기 위해선 예술가들이 안정적인 기반에서 작업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죠. 그런 후에 조금만 더 발전하면 국제아트페어 같은 것도 유치할 수 있겠더라고요.”

- 무엇보다 정부의 ‘문화도시’ 사업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어요. 현재 영등포구는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돼 있잖아요. 서울에선 유일해요.
“가장 많이 신경 쓰는 사업이죠. 말씀대로 영등포는 법으로 규정한 문화도시입니다. 문화로 영등포구를 풍요롭게 만들고자 그 계획을 민관(民官)이 함께 실천했고, 이를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간 심사해 최종 승인받았어요. 영등포문화재단은 문화도시를 조성하는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3개 전략, 12개 사업, 27개 세부사업을 5년 동안 약 1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하죠. 이 사업에는 영등포구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만드는 과정도 담겨있어요. 문화도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아까도 말했지만, 한강과 샛강이 있는 영등포는 수변 환경이 뛰어난 데다 수많은 예술가와 철공 기술자가 어울려 사는 도시에요. 그 어떤 도시도 갖추지 못한 잠재된 저력이 있습니다.”

- 그러니까 문화도시로서의 영등포는 크게 ‘수변 환경’과 ‘예술·기술의 융복합’ 이 두 가지가 중심축이라는 말씀이죠?
“그렇게 볼 수 있어요. 앞으로 주민 중심사업의 하나인 수변 문화축제가 영등포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주민의 상상력과 공공디자인이 만나 지역주민의 마음에 쏙 드는 축제로 만들어나갈 겁니다. 예술가를 대상으로는 상상과 영감을 주는 공모사업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교육과정을 펼치고, 전국의 우수 사례를 찾아 ‘예술기술어워드’도 펼칠 계획이에요. 이처럼 활동하면 미래의 문화예술을 우리 영등포가 조망하고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해요.”

- 그것들이 가능하기 위해선 영등포의 모든 문화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듯 보여요. 그게 바로 대표님이 가장 잘하는 일이죠?
“오랜 시간 문화예술 분야에 몸담으면서 체득한 나름의 방법이 있어요. ‘치밀하지만 넉넉하게, 열정적이면서도 편안하게 동행하듯’ 하면 돼요. 문화라는 게 맘먹은 대로 쉽게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어찌 보면 가장 반인위적이기까지 하죠. 허나, 가꾸지 않으면 쉽고 빠르게 망가져요. 그래서 문화재단은 치밀하고 열성적으로 움직이면서도 편안하고 넉넉함을 추구해야 한다고 봐요. 앞서서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옆에서 동행하듯 말이죠.”

-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좀 쉽게 이해하도록 말이죠.
“영등포문화재단은 문래예술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해요. ‘술술센터’라는 애칭도 있죠. 예술과 기술을 합성해 만든 단어예요. 이곳은 문화도시 특성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자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장소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운영 방법은 같아요. 깊게 생각하고 움직이지만 누구에게나 편안한 공간이어야 하죠. 예술과 기술 융복합의 최전선에 있어도 다가가기 쉽지 않은 공간이면 이미 문화공간으로서의 의미는 퇴색된 거예요. 실제로 술술센터 직원들은 세상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진심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볼 때 가장 인간적인 방법이 가장 문화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건왕 대표이사는 올해 영등포아트홀을 ‘주제극장’, ‘가족극장’, ‘열린극장’ 등 세 가지 콘셉트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열리는 ‘오페라 하이라이트 페스트’를 추천했다. 사진=김응구 기자

- 살펴보니 올해가 영등포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이에요. 이와 관련해서도 기념할 만한 사업이 있을 듯합니다.
“재단 10년의 과정을 아카이빙(archiving)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하는 기반을 다지려고 합니다. 재단의 탄생부터 10년 동안 이어온 주요 사업성과를 정리하고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10주년 백서(白書)도 발간할 예정이고요. 여기에는 재단 10년사와 관련한 자료조사, 전문가 인터뷰, 그간의 자료 아카이빙, 내·외부에서 바라보는 재단의 모습,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한 내용 등이 담길 계획입니다.”

- 영등포아트홀의 기획공연 얘기도 좀 해보죠. 올해 들어 새로워진다고요?
“봄·여름·가을·겨울 등 시즌제로 운영할 계획이에요. 그러면서 연간 주요 공연 라인업을 먼저 공개해 관객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일찍 주려고 해요. 공연은 ‘주제극장’, ‘가족극장’, ‘열린극장’ 등 세 가지 콘셉트의 레퍼토리로 운영합니다. 주제극장은 해마다 새로운 주제를 한가지 선정해 이에 맞춘 공연을 선보입니다. 올해는 ‘음악과 이야기’를 주제로 정했어요. 가족극장은 말 그대로 어린이나 청소년 관객에 즐거움을 주려는 공연이에요. 호기심을 풀어주고자 공연 소품을 직접 만져보는 기회도 마련했어요. 열린극장은 예술가의 창작을 지원하고 관객이 예술가가 되는 시간이에요. 영등포아트홀 상주단체인 극단 배다의 실험작들이 펼쳐지죠.”

-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프로그램도 분명 있을 듯한데요.
“6월 한 주간 평일 낮과 주말에 ‘봄봄’, ‘오텔로’, ‘카르멘’ 세 편의 오페라를 감상하는 ‘오페라 하이라이트 페스타’가 열려요. 각양각색의 오페라를 입체적인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죠. 사전 프로그램인 오페라 토크 콘서트와 공연 후 예술가와의 대화까지 더해져 오페라를 다각도로 즐길 수 있어요.”

- 올해에는 영등포문화재단 후원멤버십도 새롭게 계획하고 있다죠?
“후원멤버십 ‘포커스(FOCUS)’ 사업을 새롭게 시작해요. 영등포아트홀 관객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재단을 지지하는 든든한 후원회원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월 1만 원을 후원하는 ‘재단 포커스’와 연 3만 원으로 단기 후원하는 ‘공연 포커스’로 이뤄져 있죠. 후원금은 청년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예술창작과 지역예술가의 새로운 작품을 지원하는 데 쓰여요. 또 문화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객석 나눔’으로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고, 관내 아동들에겐 클래식 음악교육으로 예술교육의 가치도 전달할 겁니다.”

-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문화는 왜 중요할까요.
“일반 사람이 자연스럽게 문화 영역에 들어오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다음에는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이 무척 중요합니다. 자치구나 문화재단은 그 매개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환경에 스며들게끔 해야 하죠. 설령 그렇게 돼 있다고 해도 잘 운영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통로’를 못 찾고 있는 거예요. 저는 영등포를 문화도시 사업으로 프랑스 파리처럼 만들고 싶어요. 파리에선 눈 감고 어느 방향이든 걸어서 5~10분만 가면 지하철역이 나와요. 그렇듯 한 도시 내에서 누구든 본인이 원하는 문화 콘텐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죠. 거점 공간이든 도서관이든 그곳에 가면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영등포아트홀은 526석이다. 작지 않은 규모. 이건왕 대표는 “공연장이 있고 문화시설이 있으면 그걸 고도화시키는 게 맞다”고 했다. 지역주민은 늘 좋은 공연을 갈망한다. 유명 뮤지컬이나 음악회를 내 지역에서 보고 싶다. 그러니 문화재단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

와서 보니 재단엔 ‘공연사업팀’이 없다. 이건왕 대표는 이 부서부터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생 공연만 해온 ‘공연장이’이니 잘 보였을 테다. 그렇게 만든 공연사업팀은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짜내고 또 짜낼 것이고, 거기서 뽑힌 프로그램들은 1년 365일 영등포아트홀을 환하게 빛내줄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은 1년 365일 즐거울 것이다. 생각은 현실이 될 게 분명하다. 이건왕 대표가 가장 잘하는 일이니까.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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