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3.29 10:18:32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통령의 방일을 엿새 앞두고는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전격 자진사퇴하더니, 방미를 앞두고는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보직도 없이 외교부로 복귀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어서 그렇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두 비서관 모두 지난해 5월 윤 대통령 취임과 함께 일해왔으며 순방 때마다 대통령을 가까이 보좌해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개인 신상에 따른 사퇴” 또는 “격무에 따른 인사 교체”라고 공식 설명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방일·방미라는 최대 일정과 맞물리는 시점에서 핵심 실무 참모들이 연이어 자리 이동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에 이어 28일에는 외교-안보 라인의 최고 책임자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보도가 동아일보에서 나오기도 했다. 김 실장은 지난 5일부터 3박 5일간 워싱턴을 직접 방문해 윤 대통령의 방미 관련 교섭을 마치고 온 상태다.
김 실장은 28일 오전 재외공관장회의의 일환으로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지속가능한 평화’ 토론 세션에서 강연할 예정이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김 실장이 비슷한 시간대에 정부가 처음으로 발간하는 북한 인권보고서와 관련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참석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김 실장의 교체설 보도에 대해 28일 오후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설명했지만 여진은 남은 상태다.
외교부 수장인 박진 외교부 장관 역시 총선 출마를 이유로 이임을 희망한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형편이라 대통령실과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이래저래 뒤숭숭한 상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