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4.07 10:35:12
윌리엄 번스 美 CIA(중앙정보국) 국장이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에게 미국의 불만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6일 번스 국장이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번스가 빈살만에게 “왜 미국만 모기장 밖에 있어야 하느냐?”며 불만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6일은 앙숙이던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 수장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관계 정상화 합의 이후의 이행 조치 등을 논의한 날이기도 하다. 이날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베이징에서 회담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사우디가 포함된 산유국 모임 OPEC플러스는 지난 2일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원유 추가 감산 방침을 공개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안겼다.
미국 백악관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3일 기자들에게 OPEC플러스가 감산 결정을 공개하기에 앞서 이를 미국 측에 귀띔했고 미국 바이든 정부는 “감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명확히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아랑곳않고 OPEC플러스는 감산을 전격 발표했다.
번스 CIA 국장은 사우디가 그간 대립 관계를 유지해 왔던 인접국 시리아에 대사관을 재개하기로 시리아 측과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빈살만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측은 “번스 국장이 사우디를 방문해 정보 당국 수장 및 지도자들과 만나 공동의 이익에 대해 논의했다”며 “번스 국장은 대테러 정보(공조)에 있어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말했지만, CIA 국장의 사우디 방문은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복잡한 심정을 드러내는 이벤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