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4.11 17:26:50
미국이 기밀 문건 유출로 한국 등 우방에 대해 도·감청을 불사하는 정보수집 활동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전세계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블룸버그 뉴스가 “중국에 맞설 핵심 파트너로서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a critical partner) 한국의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어색한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기사는 기밀 문건 유출에 당황하고 있는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를 언급하면서도 ‘핵심 동맹국’이란 단어는 한국에 대해서만 두 번 사용했다. 그만큼 반도체와 전기차 첨단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의 ‘중국과의 대결’에서 중요한 나라라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영국을 방문하고, 이달 말에는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이번 기밀 문건 유출에 대해 “10여 년 만에 가장 심각한 기밀 노출 사태”라고 규정했다. 이는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의 정보기관의 세계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전화 통화 도청 등을 폭로한 이후 최고로 충격적인 사건이란 의미다.
이번 폭로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우회 수출의 일정과 경로가 아주 자세하게 표시된 문서가 통째로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 블룸버그의 기사는 이번 폭로와 우크라이나 전쟁과의 연관성을 살피는 내용으로 기사를 끝내 더욱 주목된다.
이 기사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에 노출된 기밀 문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의 현실을 일부 왜곡해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 사상자 추정치를 과소평가(적게 기재)하고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를 과대평가(더 많게 기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러시아 피해 줄이고, 우크라 피해 키우는 식으로 왜곡 왜?
러시아군의 피해를 더 작게, 그리고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를 더 크게 수치적으로 포장해 기밀 문건을 유출시켰다는 것은, 이 문건을 유출한 측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보게 만들고 싶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 기사는 또한 기밀 문건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방공용 탄약이 5월이면 바닥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비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기밀 문서들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 측의 최종 승리가 부정적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미국 바이든 정부는 한국의 포탄이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로 전달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결론이 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은 4월말 한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라 앞으로 더욱 관심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