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지지율과 관련해 24일 발표된 리얼미터와 여론조사꽃의 여론조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민주당의 지지세가 크게 또는 일부 하락했지만, 그 하락분을 국민의힘이 온전히 받아먹지 못하고 많은 비율이 중도-무당층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었다.
우선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7~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3.1%p나 떨어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증가율은 0.6%p 소폭 증가에 그쳤다. 반면 무당층은 2%p나 증가한 14.2%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무당층의 증가세는 지난주 1.0%p, 이번주 2%p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돈 봉투 사건으로 민주당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대통령과 여당이 반사 이익을 누리거나 악재 탈출을 하지 못하는 점은 용산(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가 깊이 고민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 꽃의 조사에서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21~22일 실시된 4월 4주차 ARS(자동응답, 1003명 대상)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돈봉투 사건’의 여파로 52.2%(4월 2주차) → 48.5%(3주차)로 크게 하락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 51.7%로 올라서며 충격을 극복해나가는 양상을 보였다. 돈봉투 사건의 여파가 지난 주 한 주에 그친 셈이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6%(4월 2주차) → 37.3%(3주차) → 35.1%(4주차)로, 지난 주 크게 상승했었다가 이번주에 다시 주저앉는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만큼을 온전히 국민의힘이 받아먹지 못했기 때문에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7.6%p(4월 2주차)에서 11.2%p(3주차)로 크게 좁혀졌지만 이번 4주차에서 다시 16.6%p로 벌어졌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꽃 측은 “돈봉투 의혹에 따른 반사 이익을 국민의힘이 이어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중도층의 여론을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CATI(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이런 양상이 더욱 두드려졌다.
여론조사 꽃이 같은 기간 실시한 CATI 조사에서 중도층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무려 8.1%p나 빠졌지만 국민의힘은 그 하락폭을 다 흡수하지 못하고 3.1%p 상승에 그쳤다. 반면 무당층은 5%p나 급증했다.
이런 무당층의 증가는 “두 거대 야당 모두 싫다”는 의사표현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손해만큼을 국민의힘이 온전히 받아 먹지 못하는 양상은 1년도 안 남게 다가온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 추세에 관심을 모은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