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항암 치료 후 흔히 생기는 항암제 부작용 중에 하나가 탈모다. 항암제는 빠르게 분열하는 암 세포에 작용하여 세포분열을 멈추게 함으로써 암을 치료한다. 하지만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세포분열 속도가 빠른 정상적인 모발 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암제 부작용으로 탈모가 발생한다.
탈모 양상은 머리카락이 완전히 빠지거나 머리카락이 가늘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항암제 종류나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항암 치료 후에 생기는 탈모는 성장기 탈모로 분류된다. 성장기 탈모란 모발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모발 세포분열이 중단되어 모발이 성장하지 못하여 많이 빠지거나, 가늘고 짧은 모발 형태가 지속되는 탈모를 말한다.
휴지기 탈모나 안드로겐형 탈모에 비해 발생 비율은 낮은 편이며, 성장기 탈모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항암제 부작용이다.
항암제가 부작용으로 탈모를 유발하긴 하지만, 모낭의 줄기세포까지 모두 죽이지는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항암 치료를 마치고 나면 다시 탈모 이전의 모발로 회복된다.
항암제 부작용에 의한 성장기 탈모는 대부분 항암 치료가 끝나면 수 주일 내로 모발 성장 주기가 회복되어,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지나면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매우 가늘고 이전과 다른 머릿결로 자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다시 정상적인 모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통 6개월에서 12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모발 재생이 지연되어 모발이 가늘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원래 모발로 되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항암제에 의해 모낭 줄기세포의 DNA가 파괴되어 원래의 성장 주기를 되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암 치료 후 1년이 지나도 원래의 모발을 되찾지 못할 경우에는 탈모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 치료 뒤 생기는 탈모의 치료
특히 여성의 유방암 치료 후 생긴 탈모는 모발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항호르몬 요법 때문이다.
항호르몬 요법이란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에스트로겐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분비를 억제하는 장기적인 치료 방식이다.
대표적인 약물로 타목시펜과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가 있다.
타목시펜은 항에스트로겐 제제로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여 에스트로겐을 감소시켜 유방암 증식을 억제하여 재발을 방지하는 약물로 5년 동안 복용한다.
아로마타제 억제제는 에스트로겐의 체내 합성에 필수적인 효소 아로마타제의 작동을 저해함으로써 에스트로겐 생성 자체를 감소시킨다. 에스트로겐은 모발을 성장시키는 호르몬으로, 감소하면 모발이 얇아지는 탈모가 발생한다.
따라서 유방암 치료 후 1년이 지나도 성장기탈모가 지속될 경우 적극적인 탈모 치료가 필요하다. 이 시기를 놓칠 경우 탈모 치료를 해도 과거의 모발로 회복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치료 기간도 매우 길어지기 때문이다.
모발의 세포분열이 감소되어 생기는 성장기탈모에는 성장인자 치료가 도움이 된다. 성장인자(growth factor)는 모발 관련 세포분열을 촉진시켜 모발 성장을 빠르게 만들고, 손상된 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교체하여 탈모를 개선한다.